조현병

조현병

[ Schizophrenia ]

조현병은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현실과의 단절(Loss of contact with reality) 및 사고, 인지, 감정, 움직임 등에 비정상적인 상태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전세계적으로, 성인의 1% 정도가 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2백만명 이상의 조현병 환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차

조현병의 증상

조현병 환자에서 증상은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에부터 시작되며, 이후에 적절한 치료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증상이 전생애에 걸쳐 지속된다. 조현병의 증상은 크게 양성증상(Positive symptom), 음성증상(Negative symptom), 인지증상(Cognitive symptom)으로 나뉜다. 양성증상은 비정상적인 사고나 행동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며, 망상(Delusion), 환각(Hallucination), 혼란스러운 발언(Disorganized speech), 혼란스럽거나 긴장성의 행동(Disorganized or catatonic behavior)이 대표적이다. 음성증상은 정상인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반응이 소실된 것을 의미하며, 감정 표현의 감소, 발언의 감소(Poverty of speech), 목적지향적인 행동 시작의 어려움(Difficulty in initiating goal-directed behavior), 기억의 손상(Memory impairment)이 대표적이다. 인지증상은 수행기능의 문제(Poor executive function) 즉, 정보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의 어려움, 집중의 어려움 등이 대표적이다. 조현병에서 이러한 증상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며, 따라서 조현병은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현병은 사지 마비(Quadriplegia)와 치매에 이어 세번째로 무능력한 상태(Disabling condition)로 꼽힌다.

조현병의 신경과학적 기전

조현병의 발병에는 유전적 원인과 환경적 원인이 모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이 조현병에 걸렸을 때, 나머지 한 명 역시 조현병에 걸릴 확률은 대략 50% 가량 된다. 최근의 유전학적 연구에서, 조현병 환자에서 특이적인 유전적 변이가 다수 발견되었다. 흥미롭게도 이들 유전자의 상당수는 신경세포 시냅스(Neuronal synapse)의 발달, 기능 및 가소성(Plasticity)에 관여하며, 따라서 신경세포 시냅스의 비정상적 발달 및 기능이 조현병의 신경과학적 기전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 시스템(Neurotransmitter system)의 이상이 조현병과 관련되어 있음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는 도파민(Dopamine) 신경전달물질이며, 두 가지 대표적 증거가 도파민 시스템의 이상과 조현병의 연관성을 뒷받침한다.

  1. 암페타민(Amphetamine)은 중독성 약물로써, 신경계 내부의 도파민 신경전달물질 양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암페타민 중독자의 경우 점점 더 많은 복용량을 갈망하게되는데, 높은 암페타민 투여시에는 조현병의 양성증상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암페타민에 의한 신경계의 도파민 양 증가가 이러한 증상과 관련이 있음이 제시되었다.
  2. 조현병의 양성증상에 대한 치료제를 신경이완 약물(Neuroleptic drug)이라 부르며, 이들 중 상당수가 도파민 수용체에 작용하여 그 기능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양한 신경이완 약물의 양성증상에 대한 치료효과는 이들 약물이 도파민 수용체를 억제하는 정도와 정비례관계가 있는 것도 규명되었다.

위의 증거들을 토대로, 조현병의 증상이 도파민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음이 제시되고 있으며, 이를 조현병의 도파민 가설(Dopamine hypothesis of schizophrenia)라 부른다.

도파민과 더불어 중요성이 제시되는 신경전달물질은 글루탐산(Glutamate)이다 (조현병의 글루탐산 가설). 1950년대에 펜시클리딘(Phencyclidine)과 케타민(Ketamine)은 마취제로 사용되었는데, 특이하게도 많은 수의 환자가 이들 약물을 사용한 후에 환각 및 편집증(Paranoia) 증상의 부작용을 보였다. 이후에 두 약물은 마취제로의 사용이 금지되었다. 다만 케타민의 경우, 현재도 동물을 대상으로 수의 의료(Veterinary medicine)에 사용되고 있다. 두 약물 모두 불법적인 마약으로 사용되었는데, 펜시클리딘은 천사의 가루(Angel dust)라는 이름으로, 케타민은 스페셜 K(Special K) 또는 비타민 K(Vitamine K)라는 이름으로 통용되었다. 이들 약물이 과량으로 사용되었을 때 조현병의 양성증상 및 음성증상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며, 이는 글루탐산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의 이상 때문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펜시클리딘은 신경세포 시냅스에 존재하는 이온성 글루탐산 수용체(Ionotropic glutamate receptor)의 일종인 NMDA 수용체의 길항근(Antagonist)으로 작용하여, NMDA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한다. 신경세포 흥분성 시냅스(Excitatory synapse)에서는 시냅스전(Presynapse)으로부터 글루탐산 신경전달물질이 시냅스틈(Synaptic cleft)으로 방출되고, 시냅스틈의 글루탐산이 시냅스후(Postsynapse) 막에 존재하는 글루탐산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신경전달(Synaptic transmission)이 일어난다. NMDA 수용체는 시냅스후 막에 존재하는 이온성 글루탐산 수용체의 일종으로, 글루탐산과 결합 시에 나트륨, 칼슘은 신경세포 안으로 들어오고, 칼륨은 신경세포 밖으로 나가는 이온통로로 기능한다. 특히, NMDA 수용체를 통해 신경세포 내부로 들어온 칼슘 이온은 세포신호(Cell signaling) 및 시냅스 가소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펜시클리딘은 글루탐산이 NMDA 수용체에 결합하여 이온채널 통로(Pore)가 열린 뒤에, 통로에 결합하여 이온의 흐름을 막는다. 따라서, 일단 글루탐산에 의해 NMDA 수용체가 활성화된 이후에야 펜시클리딘의 길항근으로서의 작용이 가능하다. 뇌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NMDA 수용체 중에 특히 평상시에 활발히 기능하는 수용체가 펜시클리딘에 의해 기능적으로 억제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들이 조현병 발병에 중요하다는 점을 제시한다. 실제로, 뇌 피질(Cortex) 영역의 억제성 신경세포(Inhibitory neuron)에 존재하는 NMDA 수용체는 다른 신경세포의 NMDA 수용체보다 평상시에 활발히 기능하는데, 따라서 이들의 기능 감소가 조현병 발병에 중요한 요인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림 1. 펜시클리딘의 NMDA 수용체 길항작용 기전. 글루탐산이 NMDA 수용체에 결합하면, 이온채널 통로가 열리면서 펜시클리딘이 결합하고 통로를 막는다.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관련용어

양성증상(Positive symptom), 음성증상(Negative symptom), 신경세포 시냅스(Neuronal synapse), 신경전달물질 시스템(Neurotransmitter system), 암페타민(Amphetamine), 도파민(Dopamine), 글루탐산(Glutamate), 펜시클리딘(Phencyclidine), 케타민(Ketamine), NMDA 수용체

참고문헌

1. Neuroscience : exploring the brain (Bear, Connors, Paradiso저, 4판, Wolters Klu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