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시클리딘

펜시클리딘

[ Phencyclidine ]

약어 PCP

펜시클리딘은 1950년대 마취제로 사용되었던 약물로써, 환각(Hallucination) 및 편집증(Paranoia)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더 이상은 사용되지 않는다. 신경세포 이온성 글루탐산 수용체(Ionotropic glutamate receptor)의 일종인 NMDA 수용체(NMDA Receptor)의 길항제(Antagonist)로 작용하여 효과를 유발한다.

목차

펜시클리딘의 역사

펜시클리딘은 케타민(Ketamine)과 함께 1950년대에 마취제로 사용되었으나, 이후에 두 약물 모두 환각 및 편집증 증상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알려짐으로써 마취제로의 사용이 금지되었다. 다만 케타민의 경우, 현재도 동물을 대상으로 수의 의료(Veterinary medicine)에 사용되고 있다. 두 약물 모두 불법적인 마약으로 사용되었는데, 펜시클리딘은 천사의 가루(Angel dust)라는 이름으로, 케타민은 스페셜 K(Special K) 또는 비타민 K(Vitamine K)라는 이름으로 통용되었다. 1970년대 후반에 미국 내 마약의 가장 큰 문제로 펜시클리딘이 꼽히기도 하였다.

펜시클리딘의 구조 및 작용기전

펜시클리딘은 화학 구조상 Arylcyclohexylamine 계열에 속한다.

그림 1. 펜시클리딘의 화학 구조. (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Phencyclidine#/media/File:Phencyclidine_structure.svg).

기능적으로, 펜시클리딘은 신경세포 시냅스에 존재하는 이온성 글루탐산 수용체의 일종인 NMDA 수용체의 길항근으로 작용하여, NMDA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한다. 신경세포 흥분성 시냅스(Excitatory synapse)에서는 시냅스전(Presynapse)으로부터 글루탐산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 시냅스틈(Synaptic cleft)으로 방출되고, 시냅스틈의 글루탐산이 시냅스후(Postsynapse) 막에 존재하는 글루탐산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신경전달(Synaptic transmission)이 일어난다. NMDA 수용체는 시냅스후 막에 존재하는 이온성 글루탐산 수용체의 일종으로, 글루탐산과 결합 시에 나트륨, 칼슘은 신경세포 안으로 들어오고, 칼륨은 신경세포 밖으로 나가는 이온통로로 기능한다. 특히, NMDA 수용체를 통해 신경세포 내부로 들어온 칼슘 이온은 세포신호(Cell signaling) 및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펜시클리딘은 글루탐산이 NMDA 수용체에 결합하여 이온채널 통로(Pore)가 열린 뒤에, 통로에 결합하여 이온의 흐름을 막는다. 따라서, 일단 글루탐산에 의해 NMDA 수용체가 활성화된 이후에야 펜시클리딘의 길항근으로서의 작용이 가능하다. 케타민 역시 펜시클리딘과 유사한 기전으로 NMDA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한다.

그림 2. 펜시클리딘의 NMDA 수용체 길항작용 기전. 글루탐산이 NMDA 수용체에 결합하면, 이온채널 통로가 열리면서 펜시클리딘이 결합하고 통로를 막는다.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펜시클리딘과 조현병 연구

펜시클리딘에 의한 환각 및 편집증과 같은 부작용은 조현병(또는 정신분열증, Schizophrenia)의 주된 증상이다. 따라서 펜시클리딘의 작용기전은 조현병의 발병기전을 이해하는 연구에 도움을 주었다. 실험적으로, 쥐에게 적은 양의 펜시클리딘을 장기간 주사하면 행동학적으로 조현병과 유사한 변화를 보인다. 펜시클리딘이 NMDA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함에 근거하여, 유전학적인 방법으로 생쥐에서 NMDA 수용체의 양을 줄였을 때도 역시 조현병과 유사한 행동 특성을 유발하였다. 이를 통해, NMDA 수용체의 기능저하가 조현병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하였다.

다만, 다양한 종류의 NMDA 수용체 길항근 중 펜시클리딘과 케타민 등 일부만 조현병 행동 증상을 유발한다. 이는 두 약물의 작용 특성 즉, 글루탐산에 의해 활성화된 NMDA 수용체만 기능적으로 억제될 수 있음에 기인하며, 뇌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NMDA 수용체 중에 특히 평상시에 활발히 기능하는 수용체가 두 약물에 의해 기능적으로 억제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들이 조현병 발병에 중요하다는 점을 제시한다. 실제로, 뇌 피질(Cortex) 영역의 억제성 신경세포(Inhibitory neuron)에 존재하는 NMDA 수용체는 다른 신경세포의 NMDA 수용체보다 평상시에 활발히 기능하는데, 따라서 이들의 기능 감소가 조현병 발병에 중요한 요인임을 예측할 수 있다.

관련용어

이온성 글루탐산 수용체(Ionotropic glutamate receptor), NMDA 수용체(NMDA Receptor), 흥분성 시냅스(Excitatory synapse), 길항근(Antagonist), 조현병(또는 정신분열증, Schizophrenia), 억제성 신경세포(Inhibitory neuron)

참고문헌

1. Neuroscience : exploring the brain (Bear, Connors, Paradiso저, 4판, Wolters Klu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