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

비장

[ Spleen ]

비장은 모든 척추동물에서 발견되는 기관이다. 비장의 구조는 커다란 림프절과 유사하고, 주로 혈액을 걸러주는 필터로서의 역할을 한다. 비장은 순환계 및 면역체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장은 오래된 적혈구를 제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혈액의 구성성분을 재활용할 수 있게 하여 출혈이 생겼을 때 혈액을 새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적혈구가 많이 함유하고 있는 철 성분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오래된 적혈구는 단핵식세포계에 의해서 헤모글로빈으로 분해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헤모글로빈은 글로빈과 헴으로 분해된다. 헴은 다시 간에서 빌리루빈으로 분해되어 재활용된다. 비장은 단핵식세포계 활동의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며, 동시에 하나의 커다란 림프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비장의 적색수질은 몸 전체 단핵구의 절반 이상이 존재하는 부위이며, 이들 단핵구는 조직의 상처 부위로 이동하여 수지상세포나 대식세포로 분화하여 조직의 재생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비장의 백색수질에서는 항체가 생성되며, 항체로 둘러싸인 박테리아나 적혈구들을 제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목차

해부학적 구조 및 기능

비장은 왼쪽 복강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타원형의 커다란 이차 림프 기관으로서, 주로 혈액 내에 존재하는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매개한다. 림프절이 주변 조직에서 유래한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주로 매개한다면, 비장의 경우는 혈액을 필터링하고 혈액 속에 존재하는 항원을 잡아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비장은 혈액을 통한 전신 감염에 대한 반응에 특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림프절은 림프관을 통해 항원이 들어오지만, 비장의 경우에는 항원이 림프관 대신 비장동맥을 통해서 들어오게 된다. 보고된 바에 따르면, 하루 동안 비장을 거쳐가는 림프구의 양이 몸 전체 림프절을 거치는 림프구보다도 많을 정도로 많은 양의 혈액이 비장을 거쳐가고, 그 과정에서 또한 많은 항원이 비장을 거쳐가게 된다.(그림1)

그림1. 비장의 위치(출처: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Spleen)

비장은 하나의 막낭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로부터 여러 돌기 형태의 비주가 안쪽으로 뻗어있어 구조적 지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비장 조직은 두가지의 주된 미세환경 부위로 구분되는데, 적색 수질과 백색수질이다. 비장의 적색수질에는 모세혈관이 산재해 있으며, 이 곳에 대식세포와 많은 수의 적혈구, 그리고 약간의 림프구가 존재한다. 적색수질에는 오래되어 결함이 있는 적혈구 세포들이 파괴되어 제거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적색수질에 존재하는 많은 수의 대식세포들은 적혈구를 포획한 상태이거나, 헤모글로빈으로부터 분해된 철을 포함하는 색소들을 가지고 있다. 비장의 백색수질에는 비장동맥 혈관을 둘러싸는 동맥주위림프막(periarteriolar lymphoid sheath)이라는 공간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 공간에는 T 림프구들이 주로 위치한다. 동맥주위림프막에 붙어 있는 일차림프여포(Primary lymph follicle)라는 부분에는 B 림프구가 많이 분포한다. 동맥주위림프막의 가장자리 부분에는 다양한 림프구들과 대식세포가 분포하고 있다.(그림2)

그림2. 비장의 해부학적 구조((ㄱ) : 백색수질, (ㄴ) : 적색수질)(출처: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Spleen)

혈액 내의 항원과 림프구는 비장동맥을 통해서 비장으로 들어오고, 그 이후 동맥주위림프막의 가장자리 부분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곳에서, 항원들은 수지상세포에 의해 잡아먹히게 된다. 림프구들 역시 마찬가지로 이 공간으로 이동하는데, 이곳에서 B 림프구와 T 림프구의 활성화가 일어난다. 수지상세포는 잡아먹은 항원의 일부 조각을 MHC II 분자에 결합하여 도움 T림프구에 제시하여 이들을 활성화시킨다. 이렇게 활성화된 도움 T 림프구는 B 림프구를 활성화시켜 가장자리부분에 위치한 일차림프여포 부위로 이동하게 한다. 계속 항원을 통한 자극이 이루어지면, 이동한 B 림프구와 이로부터 분화된 형질세포가 매우 빠르게 분열하며, 림프구가 집약된 공간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를 이차림프여포(secondary lymphoid follicle)라 부른다.

비장을 잃게 되는 경우, 여러 감염성 질병에 취약해 질 수 있다. 유아, 청소년기에 비장적출술을 받게되어 비장을 잃는 경우, 여러 박테리아로부터 유래한 패혈증에 더 쉽게 걸릴 수 있다. 성인이 되어서 비장을 잃게 되는 경우, 어릴 때 잃는 경우보다는 심각도가 낮지만 여전히 박테리아에 의한 균혈증에 취약할 수 있다.

이외의 기능들

비장의 또 다른 기능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특별한 상황에서 중요하게 이용될 수 있다.

  • 비장에서는 태아 기간 동안 모든 종류의 혈구들이 생성된다.
  • 옵소닌, 프로페르딘, 터프트신 등을 생성할 수 있다.
  • 조혈 과정은 성인의 경우, 주로 골수에서 일어나지만 임신 5개월 정도까지의 태아 기간 동안은 비장이 이러한 조혈 과정의 대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출산 이후에는, 비장의 조혈 기능은 감소하고 순환계 및 면역계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도록 발달한다.
  • 적혈구, 림프구, 혈소판 등을 저장하는 기관으로 사용된다. 말의 경우, 약 30% 정도의 적혈구가 비장에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경우, 비장에 240ml 정도의 적혈구가 저장될 수 있으며, 저혈량증이나 저산소증과 같은 상황일 때 비장으로부터 혈관을 통해 적혈구가 온몸으로 공급될 수 있다. 또한 위급상황에 혈소판을 저장할 수도 있으며, 오래되거나 손상된 혈소판을 제거할 수도 있다. 림프구의 경우 약 4분의 1정도가 비장에 저장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관련용어

비장, 적혈구, 림프구, 백색수질, 적색수질

참고문헌

Kuby Immunology (7th ed.)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