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합 DNA

재조합 DNA

[ Recombinant DNA ]

재조합 DNA란 실험적 방법으로 여러 가지 유전적 재료로부터 얻은 두 가지 이상의 DNA 조각을 모아 기존 게놈 (genome)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염기 서열의 DNA를 만들어 낸 것을 말한다 (그림 1). 모든 생명체에 존재하는 DNA의 등뼈 (backbone) 구조는 동일하여 같은 종류의 효소에 의하여 합성, 절단 및 연결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대장균이나 식물로부터 나온 DNA와 사람의 DNA를 연결하여 새로운 염기 서열의 DNA 조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화학적 방법으로 염기 서열을 지정하여 만든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DNA 조각도 연결할 수 있다. 재조합 DNA는 살아 있는 세포에서 자신의 게놈 안의 DNA의 정렬을 변화 시켜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내는 자연 현상인 유전자 재조합 (genetic recombination)과는 다른 인공적 조작 과정이다. 현재의 기술로는 기본적으로 어떠한 염기 서열의 DNA도 서로 연결, 세균, 식물, 동물을 망라하여 매우 다양한 종류의 살아있는 세포에 주입 가능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조합 DNA는 기초 과학 연구, 제약, 식품, 연료 개발 등의 산업, 의학적 질병 치료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응용 가능하다.

그림 1. 재조합 DNA 구축하기. 원하는 DNA 조각을 클로닝 벡터에 적당한 제한 효소로 자른 후 연결한다.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목차

분자적 클로닝 (Molecular Cloning)

살아 있는 세포에 주입된 재조합 DNA로부터 발현되어 나온 단백질을 재조합 단백질 (recombinant protein)이라고 부른다. 재조합 DNA로부터 재조합 단백질을 생성하기 위하여 특정 세포에서 유전자 발현이 가능하도록 적당한 프로모터와 리보솜 인식 서열과 같은 특정 염기 서열을 넣어 만든 클로닝 벡터 (cloning vector)를 구축하고 여기에 원하는 단백질을 코딩하는 재조합 DNA를 만들어 연결하는 과정을 분자적 클로닝 (molecular cloning)이라고 한다. 1973년 보이어 (Boyer)와 코헨 (Cohen)은 대장균의 제한 효소 (restriction enzyme)를 이용 외부 DNA를 플라스미드에 삽입하는데 최초로 성공한다. 그 이후 다양한 전략적 클로닝 방법들이 개발되면서 PCR 과 함께 현대 분자생물학 실험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기술이 되었다.

재조합 DNA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클로닝 벡터는 대게 플라스미드나 바이러스의 핵산으로부터 유래한다. 클로닝한 DNA 조각을 발현하는 데 필요한 염기서열과 크로닝 벡터를 복제하는데 필요한 정보, 외부 DNA조각을 끼워 넣기 편하게 조작된 제한 효소 자리, 그리고 클로닝이 된 DNA를 가지고 있는 세포를 표식하는 유전자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 혹은 청백 스크리닝 등) 등을 가지고 있다. 어떠한 클로닝 벡터를 선택할 것인지는 사용하는 세포의 종류, 재조합DNA의 크기, 재조합 DNA의 발현 여부 및 방법 등에 따라 결정된다. DNA 조각을 얻어서 연결하는 데는 PCR, 제한효소와 연결효소의 사용, 깁슨 조립 (Gibson assembly) 등의 기술을 사용한다.

재조합 DNA 제작 과정

표준적인 재조합 DNA의 클로닝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1) 유전자 발현할 호스트 세포와 그에 맞는 클로닝 벡터를 정한다 (Vector selection). 즉, 세균, 동물, 식물 세포 중 어느 것을 사용할 것인가, 그에 맞는 벡터는 어느 것인가?

(2) 벡터 DNA을 준비한다 (Vector preparation). 플라스미드는 대장균에서 바이러스는 해당 숙주 세포에서 얻어낸다.

(3) 재조합 할 DNA 조각을 마련한다 (PCR, restriction enzymatic cut). PCR을 이용하거나, 이미 다른 플라스미드에 있는 DNA, 혹은 생체에서 직접 분리한 게놈DNA를 제한 효소로 끊어내어 분리해 낸다.

(4) 재조합 DNA의 완성 (ligation). 준비한 재조합할  DNA를 원하는 클로닝 벡터에 끼워 넣는다. 제한 효소로 클로닝 벡터를 처리하여 재조합 DNA를 연결효소로 이어준다.

(5) 재조합 DNA를 원하는 세포에 주입한다 (Transformation). 보통 형질전환 (transformation)이라고  표현하는데 직접 주입 (microinjection), 칼슘이나 DMSO등을 이용하는 화학적 방법 (competent cell), 전기적 충격 (electroporation), 총 (gene gun)이나 폭탄 (gene bombardment)과 같이 빠른 속도로 세포에 뿌려 주는 방법 등이 동원된다.

(6) 재조합 DNA를 갖게 된 세포를 선택한다 (selection). 보통 항생제 저항성을 갖거나, 대사적 변화에 의한 영양소 선택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특정 효소 유전자를 함유한 벡터의 경우 발색 (color)을 유도할 수 있는 기질 (substrate)을 넣어 선택할 수도 있다.

(7) 원하는 재조합 DNA를 갖고 있는 클론을  스크리닝하여 찾아낸다. 선택한 클론이 정확하게 맞는 것인지 클로닝 벡터를 분리하여 제한 효소 절단 및 시퀀싱을 통한 염기서열 확인을 하게 된다.

재조합 DNA의 활용

생명과학, 생명공학, 의학, 산업 등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오늘날 재조합 DNA로부터 합성되어 나온 단백질을 약국, 병원, 생명과학 연구실 등에서 매우 쉽게 접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사용하는 인슈린은 재조합 DNA를 이용한 최초의 의약품이다. 또한, 백신 개발이나, 병충해에 강한 농작물을 만들고,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미생물을 생성하는데도 이용된다.

관련 용어

게놈 (genome), 유전자 재조합 (genetic recombination), 분자적 클로닝 (Molecular Cloning)

재조합 단백질 (recombinant protein), 클로닝 벡터 (cloning vector), 제한 효소 (restriction enzyme), PCR, 연결효소 (ligase), 깁슨 조립 (Gibson assembly), 형질전환 (transformation), 미세주입 (microinjection), 전기적 충격 요법 (electroporation), 유전자 총 (gene gun), 유전자 폭격 (gene bombardment), 기질 (substrate)

참고 문헌

Campbell, Reece JB & Urry LA, Cain ML. (2010). Biology (9th ed.). Benjamin Cummings.

분자생물학 (Weaver 저, 5판, 라이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