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반응

스트레스 반응

[ Stress response ]

스트레스 반응이란 척추동물 내부 혹은 외부에서부터 오는 생존 압력을 조정하고 그것에 적응하려는 동물의 생리적, 심리적, 행동학적 반응을 총칭한다. 생물학적 측면에서는 시상하부(hypothalamus)-뇌하수체(pituitary)-부신(adrenal) 축(HPA axis)의 활성화로 인한 내분비계, 자율신경계, 면역계에 영향을 미치며,심리적 측면에서는 각성, 기억, 정서에; 그리고 행동적 측면에서는 운동계 등 다양한 적응적 행동변화를 유발한다. 포유동물의 콩팥 위에 붙어있는 부신(adrenal gland)이 스트레스 반응을 매개하는 곳으로, 바깥쪽 부신피질(adrenal cortex)은 주로 내분비세포로 이루어져있고, 중심부 부신수질(adrenal medulla)은 호르몬 분비로 특화된 신경세포인 신경분비세포(neurosecretory cell)로 구성되어 있다(그림 1).

그림 1. 스트레스와 부신 (출처: GettyImagesKorea,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목차

부신수질, 단기간 스트레스 반응을 매개

부신수질은 동물이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 자율신경계를 통하여 전달되는 신경신호가 수용되는 장소이다. 스트레스로 시상하부 신경세포가 자극되면 신경연접을 통하여 척수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되고 이어서 부신수질의 신경분비세포가 활성화된다. 결과로 부신수질에서 카테콜아민(catecholamine) 계열의 에프네프린(epinephrine)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 혈액으로 분비되어 전신으로 퍼진다(그림 1, 오른쪽). 이 호르몬은 동물이 사용할 수 있는 화학에너지량을 증가시키는 생리를 자극한다. 이들은 간과 근육에서 글리코겐의 분해를 증가시키고, 간에서 포도당 분비를 증가시키며, 지방세포에서는 지방산의 분해를 촉진한다. 분비되어 나온 포도당과 지방산은 혈액을 순환하다가 몸에서 연료로 사용한다. 이와 동시에 심혈관계와 호흡계에 영향을 주어 심장박동과 호흡을 빠르게 하여 몸 안으로 산소 공급을 증가시킨다. 이들은 근육을 긴장시켜 동물이 "싸움-도망 반응 (fight-flight reponse)'이 일어나도록 하며, 두뇌로 혈류를 증가시켜 생각을 빨리하게 한다. 한편 소화기관이나 콩팥, 피부로 공급되는 혈관을 수축하여 피의 흐름을 차단한다.

부신피질, 장기간 스트레스 반응을 매개

부신수질은 짧은 스트레스성 신경신호는 매개하지만, 부신피질은 긴 스트레스성 내분비 호르몬 분비 신호를 매개한다. 스트레스성 자극은 시상하부(hypothalamus)로 전달되어 그 곳 신경세포를 자극하여 부신피질 지향성 방출호르몬(corticotrophin releasing hormone, CRH)을 나오게 한다. 이 호르몬은 뇌하수체(pituitary gland) 전엽에 있는 호르몬 분비에 특화된 신경분비세포를 자극하여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를 혈액으로 분비하게 한다. ACTH가 혈류를 타고 부신피질에 도달하면 거기에 있는 내분비세포를 자극하여 몇몇 코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를 분비하게 한다. 이중 글루코코티코이드(glucocorticoid)는 말 그대로 포도당 대사에 주로 관여한다[사람의 글루코코티코이드를 코티솔(cortisol)이라 함]. 이들의 작용으로 동물은 탄수화물이 아닌 단백질과 지방 등 가용 에너지원에서 포도당 생성을 촉진하여 더 많은 고급 에너지원을 조달한다. 이는 스트레스 상황을 벗어나려는 생리적 반응의 일환이다. 글루코코티코이드는 근육에도 작용하여 근육 단백질을 분해하고 만들어진 아미노산은 간으로 수송되어 포도당으로 바뀌고 혈액으로 분비된다.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으로부터 동원할 수 있는 포도당 양보다 더 많은 양이 필요할 때, 글루코코티코이드는 근육을 줄이면서 필요한 양을 충당한다. 이러한 반응은 보통의 스트레스 상황을 넘어 심리적으로 지속적인 생존 압박을 받을 경우 나타난다. 또 그러한 상황에서는 생식이나 면역방어 반응에 에너지를 투입할 여력이 없다. 사실 글루코코티코이드는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생식력도 줄인다. 중증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와 같은 병적인 상황에 이르면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이다.

글루코코티코이드와 대사 항상성

글루코코티코이드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만이 아니라 대사의 항상성 조절에도 관여한다. 이들은 이른 아침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오전 8시를 전후하여 정점에 이르고 저녁에 떨어진다. 이러한 일일 주기성은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에 혈당을 오르게 하고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더불어 글루코코티코이드는 근육이 필요로 하는 지방산을 만드는데 관여한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양의 글루코코티코이드는 파골세포(뼈 분해 세포)의 형성을 자극하여 골다공증을 촉진하며, 혈압을 올리고, 지방축적을 자극한다. 또한, 수면주기 교란, 콩팥 손상 및 생식기능 억제, 뇌에 작용하여 기억력과 학습력 감퇴 등을 유발한다. 글루코코티코이드는 신체를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동물의 생존에 지극히 중요한 호르몬이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로 분비가 늘어나고 지속되면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관련용어

시상하부(hypothalamus)-뇌하수체(pituitary)-부신(adrenal), HPA 축, 신경분비세포(neurosecretory cell), 카테콜아민(catecholamine), 에프네프린(epinephrine),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코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글루코코티코이드(glucocorticoid), 싸움-도망 반응 (fight-flight response),

참고문헌

캠벨 생명과학 10판. 전상학 역. 바이오사이언스

동의어

스트레스호르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