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제련

미생물제련

[ Microbial leaching ]

바이오리칭; 바이오마이닝 (국문) Microbial leaching; bioleaching; biomining (영문)

일반적으로 "제련"이란 광석을 용광로에 넣고 녹여서 함유한 금속을 분리·추출하여 정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미생물 제련은 용광로 대신 미생물을 이용하여 광석에 있는 금속을 용출하는 것인데, "바이오리칭(bioleaching)" 또는 "바이오마이닝(biomining)"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생물학적 금속 회수 기술의 핵심은 철 또는 황을 산화시켜 얻은 에너지로 살아갈 수 있는 화학무기영양 세균이다. 다시 말해 이들 철 또는 황 산화 세균이 불용성 황화금속을 가용성으로 전환시킨다.

목차

미생물제련의 역사

미생물제련 기술은 17세기 후반 스페인 서남부의 소도시 미나스 데 리오틴토(Minas de Riotinto)에 있는 구리 광산에서 확립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1947년, 산성광산폐수에서 철산화 세균, Acidithiobacillus ferrooxidans가 분리되어 구리광석에서 구리를 회수하는 데에 미생물이 관여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이후 미생물제련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면서 구리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금속(아연, 코발트, 니켈, 금, 우라늄 등)도 미생물의 작용으로 추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금속 광물 자원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면서 광상(鑛床, 유용한 광물이 땅속에 많이 묻혀 있는 부분)은 고갈되거나 채굴이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고품질의 광석의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금속 함량이 낮은 광석에서 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미생물제련 기술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 유전체학과 합성생물학 기술을 적용하여 활성과 환경 내성이 향상된 미생물 소재 개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희소 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미생물 소재와 공정 원천 기술이 개발된다면, 미래 산업용 희소 금속 원료 소재 확보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나스 데 리오틴토에 있는 폐구리광산에서 나온 슬래그(slag, 광석을 제련한 후에 남은 찌꺼기) (출처: )

미생물제련의 원리

미생물은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광석에서 금속을 추출해낸다. 전자의 경우, 미생물이 불용성 황화광물(sulfide mineral)에 붙어 산화 반응을 수행한다. 간접 산화 방식에서는 3가철(Fe3+)-2가철(Fe2+) 순환이 핵심을 이룬다. 3가철이 산화제 역할을 해서 황화광물을 산화시키고 2가철로 환원되면, 이어서 미생물이 2가철을 다시 3가철로 산화시키며 에너지를 취하는 반응이 연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미생물제련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미생물로는 철산화 세균인 Acidithiobacillus ferrooxidans와 황산화 세균인 Acidithiobacillus thiooxidans을 들 수 있다. 이 두 세균 모두 호기성 화학합성 독립영양(chemolithoautotrophy)을 한다. 다시 말해서, 이들은 탄소원으로 유기물이 아닌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하여 이용한다. 탄소 고정과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는 철산화 세균의 경우에는 2가철(Fe2+), 황산화 세균의 경우에는 원소황(S0) 산화를 통해서 얻는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수소이온(H+)에 의해 pH 1~1.5 이하의 강산성 환경이 조성되는데, 이렇게 낮은 pH 조건에서 이 세균들은 최적 성장을 한다. 예컨대, Acidithiobacillus ferrooxidans는 구리 함량이 0.1% 정도밖에 되지 않아 수익성이 없는 저급의 구리 광석에서 구리를 뽑아내는 데 사용된다.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약 25% 이상은 이런 방식으로 생산된다.

철산화 세균과 황산화 세균에 의한 황화금속 용해 원리 (그림: 이한주/서울대)

황화광과는 대조적으로 비황화광물(탄산염과 인산염, 규산염 등)을 대상으로 하는 미생물제련 연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미흡하다. 이런 비황광물은 일반적으로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제공하지 못한다. 따라서 현재까지 알려진 비황화광물 제련 미생물 대부분은 성장을 위해 별도의 유기 탄소원을 필요로 하는 종속영양 세균과 진균(곰팡이)들이다. 이들 미생물은 발효 과정에서, 시트르산과 아세트산, 옥살산 등과 같은 유기산과 함께 세포외다당류와 시드로포어(siderophore) 등을 분비하여 금속을 뽑아내고 복합체를 이룬다. 특히 유기산은 수소 이온뿐만 아니라 금속과 결합하는 음이온을 제공하기 때문에 제련 과정에서 주된 역할을 한다. 세포외다당류나 철과 결합하는 시드로포어는 수용액에서 안정한 금속-유기 복합체를 형성함으로써 금속 용해를 촉진시킨다. 

관련용어

화학합성 독립영양(Chemolithoautotrophy), 진균(fungi), 시드로포어(siderophore), 산성광산폐수

집필

김응빈/연세대학교

감수

김근필/중앙대학교

참고문헌

  1. Mishra, D. and Rhee, Y.H. 2014. Microbial leaching of metals from solid industrial wastes. J. Microbiol. 52, 1-7.
  2. Pollmann, K., Kutschke, S., Matys, S., Raff, J., Hlawacek, G., and Lederer, F.L. 2018. Bio-recycling of metals: Recycling of technical products using biological applications. Biotechnol. Adv. 36, 1048-1062.
  3. 김기돈. 2010. 미생물에 의한 습식제련 바이오리칭. ReSEAT 분석리포트. ( )

동의어

미생물제련(biomining), 바이오리칭, Microbial leaching, biomining, 미생물제련, 미생물제련(bioleaching), 미생물제련(microbial leaching), microbial leaching, bioleaching, 바이오마이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