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은하

왜소은하

[ dwarf galaxy ]

왜소은하(dwarf galaxy)는 은하 중에서 가장 작고 어두운 은하를 말한다. 그렇지만 우주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은하이다. 왜소은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왜소은하에 있는 별의 총 질량은 매우 작지만, 암흑물질의 양은 상대적으로 많다. 그러므로 질량대 광도비(M/L)가 가장 높은 은하에 속한다. 왜소은하는 어둡고 작기 때문에 발견하기 어려워서 가까운 거리에서만 발견된다. 그러나 관측기기와 기술의 향상으로 관측한계가 늘어나면서 지금도 새로운 왜소은하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그림 1에서 안드로메다은하 주위에 있는 메시에 32와 메시에 110(NGC 205) 등이 대표적인 왜소은하이며, 이들은 비교적 밝은 왜소은하이다. 남반구 하늘에서 맨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대마젤란 은하와 소마젤란 은하도 왜소은하로 분류되기도 한다. 왜소은하는 작고 어두워서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만 우주 초기의 은하 형성에 대한 비밀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매우 중요한 천체이다.

그림 1. 안드로메다은하의 광학사진. 왜소은하는 무거운 은하 주변에 많이 몰려있다. 무거운 나선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의 주변에서 수십개의 왜소은하가 발견되었다. 중심에서 왼쪽에 밝게 보이는 작은 원이 메시에 32(M32)이며 밀집타원은하이다. 이 은하는 일반적인 왜소은하보다 약간 더 밝다. 중심에서 오른쪽 아래에 길쭉하게 보이는 천체가 M110(NGC 205)으로서 왜소타원은하이다.(출처: , 이건호)

목차

왜소은하의 종류

밝은 은하는 허블분류법에 따라 형태를 분류하지만, 왜소은하는 이와 약간 다르게 분류한다. 왜소은하는 형태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눈다. 왜소타원은하(dwarf elliptical galaxies, dEs), 왜소구형은하(dwarf spheroidal galaxies, dSphs), 왜소나선은하(dwarf spiral galaxies, dSs), 왜소불규칙은하(dwarf irregular galaxies, dIrrs), 마젤란형왜소은하(Magellanic type dwarf galaxies, dIms), 청색밀집왜소은하(blue compact dwarfs, BCDs, 그림 2) 등이 잘 알려진 종류들이다. 왜소타원은하와 왜소구형은하는 모양이 비슷하며, 상대적으로 밝은 은하를 왜소타원은하로 분류한다. 왜소타원은하와 왜소구형은하는 대부분 나이가 매우 많은 별로 이루져있다. 청색밀집왜소은하는 좁은 영역에서 최근에 태어난 별의 양이 매우 많은 은하이며, 은하의 색이 푸른색을 띤다(그림 2).

그림 2. 청색밀집왜소은하 쯔위키 I-18(I Zwicky 18) 은하의 허블우주망원경 영상. 이 은하는 불규칙왜소은하이며, 또한 청색밀집왜소은하이다. 알려진 은하 중에서 중원소함량이 가장 적은 은하의 중의 하나로서, 우주 초기에 만들어진 왜소은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I Zwicky 18(출처: )

새로운 종류의 왜소은하

2000년경에는 왜소은하와 구상성단의 중간에 해당되는 천체가 발견되었는데, 이를 초고밀왜소은하(ultra-compact dwarfs, UCDs)라고 한다. 초고밀왜소은하는 성단 중에서 가장 무거운 성단이라는 가설과 왜소은하의 잔해라는 가설이 있는데,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일반적인 왜소은하보다 발견하기 더욱 어려운 은하들이 발견되었다. 극미왜소은하(ultra-faint dwarf galaxies, UFDs)는 밝기가 일반적인 왜소은하보다 더 어두운 은하인데, 구상성단보다도 어두운 경우도 있다(그림 3). 이런 은하는 관측의 한계 때문에 가까운 거리에서만 발견된다. 대부분은 국부은하군에서 발견되었으며, 최근에는 처녀자리은하단과 화로자리 은하단에서도 발견되었다. 초거대왜소은하(ultra-diffuse dwarf galaxies, UDGs)는 크기는 정상은하와 비슷하지만 표면밝기(단위 면적당 광도)가 훨씬 더 어두운 은하이다. 대부분 은하의 밀도가 높은 은하단과 은하군에서 발견되었으며,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40억광년 떨어진 은하단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초거대왜소은하의 기원은 별을 잘 만들지 못한 무거운 은하라는 가설과, 물리적 요인에 의해 비정상으로 커진 왜소은하라는 가설이 제시되었다. 초거대왜소은하의 대부분은 후자이며, 소수는 전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림 3. 사자자리 4번(Leo IV) 극미왜소은하의 영상. 왼쪽은 지상망원경을 이용한 슬로운 전천탐사(SDSS)의 영상이며, 오른쪽은 허블우주망원경 영상이다. 별의 밀도가 매우 낮아 일반적인 은하처럼 보이지 않는다.(출처: )

왜소은하의 기원

왜소은하는 우주초기에 태어났다. 가까운 왜소은하에 있는 별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별들의 나이는 약 120억년으로서 나이가 많은 구상성단의 나이와 비슷하다. 그러므로 왜소은하는 나이가 가장 많은 천체에 속한다. 그러나 왜소은하의 별생성 역사는 은하에 따라 매우 다양하여, 은하에 따라서는 최근까지 별을 만들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왜소은하의 종류는 별생성 역사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주변 환경 영향 때문에 생기는 역학적 효과도 은하의 형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소은하와 암흑물질

왜소은하 질량은 대부분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어 암흑물질의 특성 조사에 매우 유용하다. 또한 가까운 거리에 왜소 은하가 많이 있어, 암흑물질의 양과 분포를 자세히 조사하기 쉬운 편이다. 그러므로 가까운 왜소은하는 암흑물질의 정체를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소은하와 우주론

우주 초기의 밀도 요동은 다양한 질량을 가질 수 있는데 그 질량 분포는 질량이 줄어들수록 수가 늘어나는 멱함수(power-law)로 표현된다. 현대표준우주론모형과 계층적 은하형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 초기에 생긴 밀도요동에서 차가운 암흑물질이 중력에 의해 먼저 덩어리져 모이게 되고 그 중심부에서 바리온(중입자, baryon)이 모여 은하가 태어난다. 그러므로 우주 초기에 질량이 가장 작은 은하인 왜소은하가 가장 많이 태어난다고 예상된다. 왜소은하의 질량함수의 형태(기울기)는 우주론 모형의 주요 변수에 따라 변한다. 그러나 오늘날 관측으로부터 구한 결과는 왜소은하의 광도함수가 우주표준우주론모형에서 예상되는 바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문제를 위성은하문제(the missing satellite galaxy problem)라고 하며 현대우주론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중요한 문제이다. 이 차이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현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