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상성운

행성상성운

[ Planetary Nebula ]

행성상성운은 백색왜성 또는 백성왜성으로 진화하는 질량이 작은 별 주변에 형성된 팽창하는 고리 형태의 방출성운을 말한다. 명칭에 '행성'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지만 행성과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 행성상성운의 중심에 위치한 별의 질량은 약 0.6 태양질량(M@@NAMATH_INLINE@@_\odot@@NAMATH_INLINE@@)이며 표면온도는 약 3×104- 2×105 K로 매우 높아서 태양보다 약 103-104 배 강한 막대한 양의 자외선을 방출한다. 고리 형태의 성운은 중심별에서 방출된 자외선을 흡수한 후 가시광선에서 방출함으로써 밝게 빛난다. 행성상성운이 방출하는 가장 강한 방출선은 파장이 5007 Å인 [OIII] 금지선인데, 흡수된 자외선 에너지의 약 15%가 [OIII] 금지선으로 방출된다. 행성상성운은 전파영역에서는 강한 신호를 방출하지 않는다.

그림 1. M57 고리성운(출처: )

목차

관측역사

1764년 7월 12일 프랑스의 혜성 사냥꾼 메시에(Charles Messier)는 여우자리(Vulpecula)에서 밝게 빛나는 성운을 처음 관측하였다. 그는 이 성운을 '혜성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피해야할 천체'로 간주하고 좌표를 목록에 남겼는데 그가 남긴 메시에 목록의 27번째 천체에 수록되어 있다. 메시에 목록에는 총 4개의 행성상성운이 있는데, 이들의 이름은 아령성운(M27), 고리성운(M57), 작은아령성운(M76), 올빼미성운(M97)이다.

그림 2a. 아령성운 M27(출처: )

그림 2b. 작은아령성운 M76()

그림 2c. 올빼미성운 M97(출처: )

행성상성운이라는 용어는 천왕성을 발견한 천문학자 허쉘(William Herschel)이 처음 사용하였다. 그는 1782년 9월 7일 자신이 관측한 성운과 성단의 목록을 만들면서 행성처럼 둥글다는 뜻으로 "명확하지는 않지만 매우 밝고, 둥근 행성 원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허셀을 포함한 동시대의 관측자들은 비슷한 종류의 성운을 행성상성운(planetary nebula)이라고 불렀으며, 구경이 큰 고배율 망원경으로 관측하면 행성상성운이 기체가 아니라 다수의 별들로 분해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행성상성운의 본질에 대한 첫 단서를 얻은 사람도 허쉘이다. 그는 1790년 11월 13일 오늘날 NGC 1514로 알려진 행성상성운에 대해 '중심별 주변에 형성된 원형 형태의 희미한 구름'이라고 묘사하였며, 이듬해 왕립학회(Royal Society)로 보낸 'Nebulous Stars, properly so called'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행성상성운을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유체'라는 표현으로 기술하였다.

행성상성운의 방출선을 처음 관측한 사람은 허긴스(William Huggins)이다. 그는 1864년 8월 29일 용자리(Draco)에 있는 고양이눈성운(Cat's Eye Nebula)을 분광 관측하여 수소 발머선(H베타) 및 이보다 훨씬 강하지만 정체를 알지 못하는 다수의 방출선을 얻었다. 행성상성운의 스펙트럼이 별빛의 스펙트럼과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은 행성상성운이 별빛의 산란으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행성성성운의 정체가 밝혀진 것은 20세기에 들어서이다. 1926년 멘젤(Donald Menzel)은 중심별이 방출하는 복사 중 파장이 912 Å 이하인 자외선 광자가 주변의 기체를 전리되는데 사용된다고 제안하였다. 1927년 잔트스라(Herman Zanstra)는 행성상성운의 발머선과 중심 별의 연속선을 비교하여, 중심별의 유효 온도를 측정하였다. 그가 측정한 중심별의 온도는 약 40,000 K였는데, 당시에 알려진 모든 별의 표면온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였다.

이때까지만 하여도 행성상성운의 방출선 중 발머선을 제외한 다른 강한 방출선을 만드는 원소/이온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학자들은 이 정체모를 입자를 '네불리움(nebulium)'이라고 불렀다. 네불리움의 정체를 처음 밝힌 천문학자는 보웬(Ira Bowen)이다. 그는 1927년 @@NAMATH_INLINE@@\rm N^+@@NAMATH_INLINE@@, @@NAMATH_INLINE@@\rm O^+@@NAMATH_INLINE@@, @@NAMATH_INLINE@@\rm O^{++}@@NAMATH_INLINE@@ 등의 이온들이 전자와 충돌하여 준안정상태(metastable state)로 들뜬 후 낮은 에너지 상태로 내려오면서 방출된 복사가 행성상성운의 방출선이라는 것을 보였다.

물리량

전형적인 행성상성운을 구성하는 전리된 기체의 온도는 약 104 K이며, 전자 밀도는 약 104 -105 cm-3이다. 행성상성운의 반지름은 약 0.3 pc이며, 중심별로부터 약 10-30 km@@NAMATH_INLINE@@\,@@NAMATH_INLINE@@s-1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이로부터 추정되는 행성상 성운의 나이는 약 10,000년이다. 행성상성운의 예측 수명은 약 35,000년이다. 이정도 시간이 흐르면, 행성성 성운이 약 1 pc까지 팽창하여 주변 성간물질과 섞여 더 이상 행성상 성운으로 관측되지 않는다.

분포

현재까지 우리은하에서 발견된 행성상성운의 수는 약 3000개에 이른다. 이들은 주로 우리은하 원반에 놓여 있으며 은하 중심 방향으로 집중되어 있다. 성간소광 때문에 1 kpc보다 먼 거리에 있는 행성상성운을 관측하기 어렵다. 현재 우리은하 전체에 있는 행성상성운의 수는 약 25,000개로 추정된다. 짧은 수명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수의 행성상성운이 존재한다는 것은, 행성상성운이 별의 진화과정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대/소마젤란 은하, 안드로메다은하 등 비교적 가까운 은하에 존재하는 행성상성운도 수백개 발견되었다. 거리가 2 Mpc보다 먼 은하에 있는 행성상성운은 공간적으로 분해되지 않는다. 이 경우, [OIII] 금지선을 포함하는 협대역 필터를 이용한 측광 관측을 통하여 먼 은하가 갖고 있는 행성상성운의 개수를 추정할 수 있다.

형성 모형

둥근 행성상성운

질량이 8 M@@NAMATH_INLINE@@_\odot@@NAMATH_INLINE@@ 이하인 별은 진화의 후반기에 점근거성가지(Asymptotic Giant Branch) 단계를 지나며 속도는 느리지만 밀도가 높은 항성풍을 방출한다. 별 빛을 흡수한 먼지가 복사압으로 밀려나가며 기체를 끄는 방식으로 항성풍이 방출된다. 이 항성풍은 속도가 약 10 km@@NAMATH_INLINE@@\,@@NAMATH_INLINE@@s-1인 느린 항성풍이며 질량 방출률은 10-5 M@@NAMATH_INLINE@@_\odot\;@@NAMATH_INLINE@@yr-1이다. 이러한 질량 방출은 항성 주변에 거대한 기체층을 형성함과 동시에 항성 대기를 점점 얇게 만든다. 느린 항성풍에 의해 항성 대기가 모두 사라지고 노출된 뜨거운 별을 행성상성운 중심별이라고 부른다. 이 중심별은 자외선을 통한 강한 복사압으로 주변 기체를 빠른 속도로 가속시킨다. 이와 관련된 기체의 흐름을 빠른 항성풍이라고 부른다. 빠른 항성풍은 질량 방출률이 10-7 M@@NAMATH_INLINE@@_\odot\;@@NAMATH_INLINE@@yr-1로 매우 작지만 그 속도가 2000 km@@NAMATH_INLINE@@\,@@NAMATH_INLINE@@s-1에 이른다. 빠른 항성풍은 앞서 방출된 느린 항성풍을 따라잡아 넉가래처럼 밀어내는데, 이 때 밀려난 기체가 쌓여 만든 고밀도 구각 구조물을 행성상성운이라고 부른다. 빠른 항성풍으로 구성된 행성상성운의 내부는 온도와 압력이 매우 높아 구각 구조물의 팽창을 도와준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IC 3568은 행성상성운의 초기 모습으로 바깥쪽 느린 항성풍을 안쪽 빠른 항성풍이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Abell 39는 둥근 행성상성운의 전형적인 후반기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둥근 행성상성운은 전체의 20%에 해당한다.

그림 3a. IC 3568()

그림 3b. Abell 39(출처: )

타원형 행성상성운

둥근 행성상성운은 항성풍이 구대칭으로 방출될 때 형성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별들은 자전하고 있으며 질량이 큰 별일수록 자전속도가 빠르다. 자전하는 별에서 방출된 느린 항성풍은 적도방향으로 강한 원심력을 받으므로 구대칭을 유지하지 못한다. 회전하는 항성풍의 밀도는 일반적으로 극지방보다 적도 근방에서 높다. 이러한 밀도와 압력의 비대칭 환경에서 방출된 빠른 항성풍은 밀도가 높은 적도 방향보다는 밀도가 낮은 극 방향으로 더 쉽게 진행할 수 있으므로, 극방향으로 길쭉한 타원체 형태의 행성상성운을 만든다. 즉, 이렇게 만들어진 행성상성운의 장축은 중심별의 회전축과 나란하다. NGC 3132는 타원형 행성상성운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고있다.

그림 4. NGC 3132(출처: )

나비형 행성상성운

별의 회전이 매우 빠르다면, 점근거성가지 단계에서 방출된 느린 항성풍은 적도방향으로 나란한 원반 형태를 띤다. 이러한 원반 형태의 구조물은 비단 항성의 회전 뿐만 아니라, 쌍성계에서 동반성과의 합병 또는 동반성이 미치는 조석력의 영향에 의해 만들어질 수도 있으며, 항성풍에 포함된 자기장에 의해서도 생성될 수 있다. 적도지방과 극지방의 밀도차이는 타원형 행성상성운의 경우보다 훨씬 크다. 느린 항성풍이 형성한 원반 형태의 배경 매질에 방출된 빠른 항성풍은 원반에 막혀 적도방향으로는 더디게 진행하지만, 극지방으로 거의 막힘없이 뻗어나갈 수 있으며, 이 때 나비 모습의 행성상성운이 만들어진다. 전형적인 나비형 행성상성운으로 M2-9, H2-104 등이 있다.

그림 5. M2-9(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