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큘

스피큘

[ spicule ]

스피큘은 태양 채층을 구성하는 바늘 모양의 플라스마 제트이다. 관측 조건이 좋은 날 에이취알파(Hα) 협대역(narrow band) 필터를 써서 찍은 태양 원반 외곽 영상을 자세히 살피면 바늘 같이 가늘고 긴 바깥으로 향하는 형체들이 보인다(그림 1 참조). 이 각각의 형체가 스피큘이다. 스피큘은 위로 뿜어져 나가는 일종의 플라스마 제트로서 태양 채층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형체이다. 지상 태양 관측에서 스피큘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스피큘을 확인하려면 각해상도가 1초보다 뛰어나야 하는데, 주간 태양 관측에서는 열적 대류 때문에 대기 시상이 나빠져 각해상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잘 구분되어 보이는 스피큘은 1000 km보다 가늘고 5000 km보다 길다. 초속 25 km의 평균 속도로 올라 간 후 대부분 다시 떨어지며, 약 15분 간 존재한다. 스피큘은 태양 원반상의 정온영역에서 관측되는 모틀 또는 활동영역에서 관측되는 피브릴과 같은 현상이라고 여겨진다. 많은 태양천문학자들은 스피큘을 음파 충격파가 채층-코로나 천이영역을 밖으로 밀어내면서 생기는 플라스마 제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림 1. 빅베어태양천문대 1.6미터 신태양망원경에 에이취알파 협대역 필터를 부착하여 찍은 태양 원반 가장 자리 사진(출처: 채종철). 원반 가장자리 바깥에서도 에이취알파 빛이 나오고 있다. 바늘 모양의 형체들이 스피큘이다. 스피큘의 크기를 지구, 그리고 한반도와 비교해 보자.

목차

관측 특성

지구에서 보면 스피큘의 폭은 각으로 대략 1초 정도이다. 각크기 1초는 지구-태양거리에서 720 km에 해당된다. 두드러져 보이는 스피큘의 높이는 6000 km부터 10000 km까지이다. 대략 15분 정도 생존하며 초속 25 km의 평균 속도로 올라가서 최고 높이에 이른 후 다시 떨어지는 포물선 운동을 하지만 가속도가 태양 표면 중력가속도보다 작아 자유 낙하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스피큘은 자기력선을 따라 움직이는 플라스마 제트로서 주로 위로 향하는 자기력선이 몰려 있는 지역, 곧 거대쌀알(supergranules)과 거대쌀알의 경계인 그물 지역에 생긴다. 스피큘은 주로 자유 전자, 수소원자핵(양성자), 그리고 중성 수소 원자로 이루어진 플라스마 구조물이다. 온도는 8000 K에서 16000 K까지이며 전자밀도는 @@NAMATH_INLINE@@10^{11}@@NAMATH_INLINE@@ cm@@NAMATH_INLINE@@^{-3}@@NAMATH_INLINE@@ 쯤 된다.

그림 2. 빅베어태양천문대 1.6미터 신태양망원경에 부착된 고속영상태양분광기를 이용해 찍은 태양 정온 지역의 파장별 영상(출처: 채종철). 에이취알파 중심파장에서 떨어진 파장에 따라 태양의 모습이 달라진다. 길게 늘어진 형체들이 모틀이다. 이 모틀들은 수직 자기력선이 뭉쳐져 있는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다.(참조: 1 pm=@@NAMATH_INLINE@@10^{-12}@@NAMATH_INLINE@@ m = @@NAMATH_INLINE@@10^{-3}@@NAMATH_INLINE@@ nm, 여기서 1 Mm=1000 km)

모틀과 피브릴

태양 가장 자리 바깥에서 보이는 스피큘은 옆에서 바라 본 모습이다. 스피큘을 위에서 바라보면 어떤 모습일까? 에이취알파로 본 태양의 원반 영상을 보면 거대쌀알 무늬 그물 지역에 늘어진 어둔 형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에이취알파 형체를 모틀(mottle)이라 한다(그림 2 참조). 활동지역에서는 이보 더 길게 늘어진 형체를 볼 수 있는 데 이를 피브릴(fibril)이라고 한다. 모틀과 피브릴은 스피큘과 같은 형체라고 여겨지고 있다.

추진 기작

현재 널리 받아들여지는 스피큘 추진 기작은 충격파이다. 충격파는 플라스마의 속도 진동이 매우 커서 압축이 극단적으로 일어나는 음파이다. 이 압축된 지역에서는 플라스마의 운동에너지가 열로 바뀐다. 또한 밖으로 향하는 강한 압력경사력이 작동하여 플라스마를 빠른 속도로 밖으로 밀어낸다. 압축된 지역이 지나가고 나면 더 이상 밖으로 향하는 힘이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아래로 향하는 압력경사력이 작동하므로 플라스마는 위로 향하던 속도가 점점 떨어지다가, 운동의 방향이 바뀌어 결국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충격파는 태양 저층대기에서 발생한 음파가 위로 전파하면서 비선형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스피큘을 추진하는 충격파의 주기는 약 5분 정도이다. 그런데 이는 저층대기의 음파 절단 주기인 3분보다 길어서, 음파가 수직 방행으로 아래에서 위로 전파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피큘을 일으키는 음파가 저층대기에서는 기울어진 자기력선을 따라 비스듬하게 전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음파가 수직에서 기울어진 방향으로 전파하면, 절단 주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