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중성미자문제

태양중성미자문제

[ solar neutrino problem ]

그림 1. 표준태양모형이 예측하는 중성미자 양과 각 실험에서 검출한 중성미자 양 비교. 녹색, 노란색, 빨간색, 검은색은 중성미자가 나오는 반응을 나타낸다. 파란색은 아래 적힌 원소를 이용한 실험에서 검출된 중성미자의 관측양이고, 빗금은 오차 범위이다. 중성미자 검출 실험의 이름이 관측양 옆에 표시되어 있다.()

태양중성미자문제(solar neutrino problems)는 태양중성미자(solar neutrino)를 관측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얻어진 중성미자 측정량이 태양의 전통적인 천문학적 관측 결과를 잘 설명하는 모든 표준태양모형(standard solar model)에서 나온 예측량보다 현저히 낮아, 실험과 이론 사이이 큰 간극이 존재했던 문제이다.

1초당 1제곱센티미터의 면적을 수십억개의 중성미자가 지구를 통과하지만 중성미자는 물질과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아 검출기로 탐지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실험으로 중성미자 검출에 성공하였는데 그 양은 계산된 양의 약 1/3 정도였다(그림 1 참조). 지구에서 검출되는 대부분의 중성미자가 태양심(태양의 핵심, solar core)에서 생성된 것이기 때문에 표준태양모형을 수정함으로써 태양중성미자 관측 결과를 맟출 수는 있었으나. 이런 수정 태양 모형은 태양진동학 등 다른 천문학적 관측 결과를 설명할 수 없었다. c초기에 입자 물리학자들은 중성미자에 질량이 없다는 자신들의 표준 모형을 수정하는 데 매우 소극적이었으나, 후에는 전자 중성미자(electron neutrino, @@NAMATH_INLINE@@\nu_e@@NAMATH_INLINE@@)가 움직이는 중에 뮤온 중성미자(muon neutrino, @@NAMATH_INLINE@@\nu_\mu@@NAMATH_INLINE@@)와 타우 중성미자(tau neutrino, @@NAMATH_INLINE@@\nu_\tau@@NAMATH_INLINE@@)의 상태로 변환한다는 중성미자 진동(neutrino oscillation)을 도입함으로써 관측 결과를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데이비스(Ray Davis)와 코시바(Masatoshi Koshiba)가 2002년에, 카지타(Tajaki Kajita)와 맥도날드(Arthur McDonald)가 2015년에 각각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목차

초기 태양중성미자 관측

태양은 양성자(@@NAMATH_INLINE@@\rm{p}@@NAMATH_INLINE@@) 1개로 구성된 수소의 원자핵 4개가 핵반응으로 헬륨의 원자핵(@@NAMATH_INLINE@@\rm{^{4}He}@@NAMATH_INLINE@@)을 만드는 핵융합과정으로 에너지를 생성한다. 수소핵융합반응으로 헬륨 1개가 만들어지는 동안 2개의 전자 중성미자(@@NAMATH_INLINE@@\nu_e@@NAMATH_INLINE@@)가 만들어진다. 중성미자는 물질과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십만에서 수백만 년후에 도착하는 광자(photon)와 달리 중성미자는 핵융합 반응 후 8분 20여초 후에 바로 지구에 도달하게 된다. 즉, 태양중성미자는 현재 태양심(solar core)이 어떤 상태인지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 전달자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1960년대 후반 데이비스와 바콜(John N. Bahcall)은 미국에 위치한 폐금광인 홈스테이크(Homestake)에서 태양중성미자 검출을 시도하였다(그림 2). 엄청난 양의 염소(Cl)를 이용한 시도였는데 기대했던 양의 1/3 정도만 검출하였을 뿐이었다. 반복된 실험에도 불구하고 검출된 양은 변함이 없어서 실험 오차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검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그 후 물을 이용한 일본의 카미오칸데 관측소(Kamiokande Observatory)와 서드베리 중성미자 관측소(Sudbury Neutrino Observatory)에서 후속 관측을 실시하였는데 관측된 중성미자의 양은 여전히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그림 3와 4).

그림 2. 홈스테이크 중성미자 검출기(Homestake Neutrino Detector). 미국 남타코타주 홈스테이크에 위치한 폐금광 지하 1478 m에 드라이클리닝에 사용되는 용액 10만 갤런(약 40만 리터)을 저장하는 탱크에서 염소와 반응하는 태양중성미자를 검출하였다.(출처: )

그림 3. 슈퍼 카미오칸데 관측소(Super Kamiokande Observatory) 내부. 순수한 물(@@NAMATH_INLINE@@\rm{H_2O}@@NAMATH_INLINE@@) 5만톤으로 채워져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가 지하 1000m에서 체렌코프 복사(Chrenkov radiation)를 감지하기 위해 설치되어 있다.(출처: )

바콜은 실험 결과를 만족시키기 위해 태양의 표준모형을 수정하려고 하였다. 태양에서 중성미자가 적게 관측되었다는 것은 수소핵융합이 적게 일어나고 일어남을 의미한다. 낮은 수소핵융합 반응률은 태양심의 온도가 낮을 수 있다고 암시한다. 태양심 온도가 낮은 태양 모형은 만족스러워 보였지만, 태양 내부 상태를 바로 측정할 수 있는 태양진동학적 관측 결과는 바콜 등이 의심하는 것과 달리 잘 확립된 표준태양모형을 지지하였다. 따라서, 독립적인 관측 사실들을 모두 만족시킬 천문학 이론이 존재하지 않는 궁지에 빠지게 되었다. 더욱이 입자물리학의 표준 모형을 수정하지 않는 한 여러 개의 태양중성미지 관측 결과들도 서로 일관성이 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제2의 태양중성미자문제라고도 부르기까지 했다.

그림 4. 서드베레 중성미자 관측소(Sudbury Neutrino Observatory, SNO).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있는 광산 지하에 대형 중수(@@NAMATH_INLINE@@\rm{^{2}H_2O}@@NAMATH_INLINE@@) 탱크가 설치 되어있다.()

실험 방식

중성미자 검출은 1960년대 말 홈스테이크 폐금광에서 처음 시작하였다. 이때 방사화학분석법(radiochemical method)이 도입되어 사용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염소와 중성미자의 반응으로 생성되는 아르곤을 검출하는 방식이었다. 화학식은 다음과 같다:

@@NAMATH_DISPLAY@@\rm \nu_e+{^{37}Cl} \rightarrow {^{37}Ar} + e^-. @@NAMATH_DISPLAY@@

같은 원리를 채택하여 갈륨(Ga)을 이용한 실험은 SAGE(Soviet–American Gallium Experiment) , Gallex, GNO(Gallium Neutrino Observatory) 등이 있는데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NAMATH_DISPLAY@@\rm \nu_e+{^{71}Ga} \rightarrow {^{71}Ge} + e^-. @@NAMATH_DISPLAY@@

반면, 카미오칸데와 슈퍼 카미오칸데는 탄성 산란 과정을 연구하는 방식이다. 대전된 렙톤(lepton)이 체렌코프 복사(Cherenkov radiation)에 의해 검출되게 된다. 검출기는 실시간으로 중성미자의 에너지와 산란 방향을 측정할 수 있다. 유추된 입사 방향으로부터 태양중성미자와 배경에서 온 중성미자를 구분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서드베리 관측소 역시 체렌코프 검출기이다. 순수한 물을 이용하는 대신 중수(@@NAMATH_INLINE@@\rm{^{2}H_2O}@@NAMATH_INLINE@@)를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로써 대전된 전류와 중성 전류 반응을 구분할 수 있다.

문제의 해결

태양 이론에 대한 수많은 검증과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태양중성미자문제는 결국 천문학 이론의 수정이 아닌 중성미자 이론 자체를 이해함으로써 해결되었다.

입자 물리학의 표준모형에 따르면 중성미자는 세가지 독립적인 맛깔(flavour)이 있어서 전자 중성미자, 뮤온 중성미자, 타우 중성미자로 구분할 수 있고 중성미자는 광자처럼 질량이 없다. 이런 생각은 오랫동안 변할 수 없는 진리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한편 1968년 폰테코르보(Bruno Pontecorvo)가 제안한 이론에 의하면 중성미자의 질량이 있는 경우 한 맛깔에서 다른 맛깔로 바낄 수 있다. 따라서 중성미자가 전자 중성미자(@@NAMATH_INLINE@@\nu_e@@NAMATH_INLINE@@), 뮤온 중성미자(@@NAMATH_INLINE@@\nu_\mu@@NAMATH_INLINE@@), 타우 중성미자(@@NAMATH_INLINE@@\nu_\tau@@NAMATH_INLINE@@)의 상태로 계속해서 변한다면 확률적으로 이론이 예측하는 양의 1/3만 검출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중성미자의 질량이 존재하는지가 태양중성미자문제를 해결에 관건이었다. 마침내 카미오칸데 관측소는 초신성 1987A에서 만들어진 중성미자를 관측하였는데 관측 결과를 분석하여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안하였고, 슈퍼 카미오칸데 관측소의 대기중성미자(atmospheric neutrinos) 후속 관측으로 중성미자가 질량을 갖고 있음을 확정하였다. 게다가 서드베리 관측소는 통계 분석으로 관측된 전자 중성미자(@@NAMATH_INLINE@@\nu_e@@NAMATH_INLINE@@) 관측값이 표준태양모형이 예측한 값과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이렇게 태양중성미자문제는 태양진동학 등 천문학적 연구가 이론 물리학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