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통과합성

손상통과합성

[ Translesion synthesis ]

약어 TLS

모든 생명체에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손상되었을 때 이를 복구할 수 있는 다양한 기작이 있다. 염기 절제회복(Base Excision Repair), 틀린짝 회복(Mismatch repair), 뉴클레오티드 절제회복(Nucleotide excision repair), 재조합 회복(Recombination repair) 등은 DNA 복제과정에서 생긴 오류나 혹은 DNA가 손상되었을 때 비정상적인 DNA 염기서열을 제거하고 원래 염기서열로 복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의 DNA 손상은 이러한 회복 기작에 의해 복구되지 않게 되는데 이 경우는 세포의 DNA 복제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결국 세포는 죽게 된다. 세포 입장에서는 DNA가 손상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어떤 방식으로든 복제하여 살아남아야 하며, 이를 통해 다음 세대에서 다시 한번 손상된 DNA를 복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그림 1). 손상통과합성 (Translesion synthesis, TLS)은 DNA 복제에 직접 관여하는 DNA 중합효소와 달리 특화된 DNA 중합효소에 의해 손상된 DNA 부위를 무작위로 합성하는 것을 말한다 (그림 1). 

그림 1. DNA 손상에 대한 세포의 DNA 회복 작용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목차

손상통과합성에 관여하는 DNA 중합효소

원핵생물의 손상통과합성 DNA 중합효소

대장균의 경우 총 5개의 DNA 중합효소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 DNA 중합효소 1, 2, 3은 DNA 복제에 관여하는 효소이다. 나머지 두 개의 DNA 중합효소인 DNA 중합효소 4(DinB)와 DNA 중합효소 5(UmuC와 UmuD’의 복합체)는 손상통과합성에 관여하는 DNA 중합효소로 알려져 있다.

진핵생물의 손상통과합성 DNA 중합효소

진핵생물에서는 총 12개의 DNA 중합효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중 4개의 DNA 중합효소 (DNA 중합효소 ζ, DNA 중합효소 κ, DNA 중합효소 ι, 그리고 Rev1)이 손상통과합성에 직접 관여한다. 

손상통과합성에 관여하는 DNA 중합효소의 특징

손상통과합성에 관여하는 DNA 중합효소는 아래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DNA 손상부위의 합성

모든 DNA 중합효소는 주형(template) DNA 가닥의 유전정보를 읽고 이에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합성한다. 따라서 DNA 합성과정에서 항상 주형 DNA가 필요하며 새롭게 합성된 DNA는 주형 DNA의 염기서열과 정확히 쌍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손상통과합성에 관여하는 DNA 중합효소들은 DNA 합성을 위해서 항상 주형 DNA를 필요로 하지만, DNA 염기서열과 상관없이 혹은 주형가닥과 염기쌍을 이루지 않더라도 DNA를 합성하게 된다.

주로 손상통과합성이 일어나는 DNA 손상부위는 티민이합체(Thymine dimer) 혹은 탈퓨린 및 탈피리미딘 부위(AP site)이다. 손상통과합성 DNA 중합효소는 이러한 DNA 손상을 만나게 되면 정상적인 염기쌍을 이루지 않더라도 새로운 DNA 합성을 지속하게 된다.

낮은 진행성(Processivity)

DNA 복제에 관여하는 DNA 중합효소는 주어진 시간에 매우 긴 길이의 DNA의 합성을 완료해야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진행성(processivity)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미끄럼집게(sliding clamp)가 DNA 중합효소와 결합하여 진행성을 매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손상통과합성 DNA 중합효소는 정상적인 염기쌍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위로 DNA를 합성하기 때문에 만약 이 중합효소들이 지속적으로 DNA 합성에 관여할 경우 많은 돌연변이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필요한 시기, 즉 DNA 손상이 있는 부위에 최소한의 DNA만 합성을 하고 다시 정상기능을 가진 DNA 중합효소로 대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손상통과합성 DNA 중합효소는 미끄럼집게와 직접 결합하지 않아 매우 낮은 진행성을 갖게 되고 따라서 손상부위에서 최소한의 필요한 DNA만을 합성하고 빠르게 분리된다.

SOS 반응(SOS response) : 손상통과합성 DNA 중합효소의 발현 조절

손상통과합성 DNA 중합효소가 지속적으로 높은 활성을 갖게 되면 세포의 DNA 염기서열 내에 많은 돌연변이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이 중합효소를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는 필요한 시기에만 특이적으로 발현되어야 한다. 대장균에서 손상통과합성 DNA 중합효소는 정상적인 성장환경에서 발현되지 않는다. 그러나 세포가 DNA 손상에 노출되었을 때 이 중합효소들은 빠르게 발현이 증가하게 되고 손상이 있는 DNA 부위를 합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세포가 어떤 환경변화에 반응하는 기작인 SOS 반응의 하나이다.

대장균의 경우 정상적인 조건에서 손상통과합성 DNA 중합효소를 암호하고 있는 DinB, UmuC, UmuD’ 유전자들은 LexA라는 전사억제인자에 의해 그 발현이 억제되어 있다. 그러나 세포가 DNA 손상에 노출이 되면 LexA 전사억제인자가 빠르게 분해되고 따라서 DinB, UmuC, UmuD’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여 손상통과합성 DNA 중합효소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관련용어

DNA 손상(DNA damage), DNA 손상 회복(DNA repair),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

참고문헌

Molecular Biology of the Gene (7판)

동의어

손상통과합성, T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