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유전체학

기능유전체학

[ functional genomics ]

유전체에 담겨 있는 정보를 이용해서 유전자 혹은 단백질의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특히 유전자를 암호화하고 있는 염기서열로부터 mRNA가 만들어지는 과정인 전사, mRNA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인 해독 (또는 번역), 유전자의 발현 조절, 단백질과 단백질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히는 연구를 포함한다. 기능 유전체학 (functional genomics)의 또 다른 목적은 유전체 내에 담겨 있는 정보가 어떻게 표현형으로 이어지는지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이다. 즉 유전자나 전사체, 혹은 단백질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가 개체의 발생/발달을 어떻게 조절하고 어떤 표현형을 만드는지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목차

기능 유전체학의 개요

기능 유전체학은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함에 있어서 유전자 하나 하나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유전체 수준에서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분석이 가능해진 이유는 고속 대용량 분석이 가능한 실험 방법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기능 유전체학에서 사용되는 실험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를 참조하길 바란다. 

기능 유전체학에서 사용되는 실험 기법은 실험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사체 (transcripts)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한 전사체학 (transcriptomics), 단백질체 (proteome)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한 단백질체학 (proteomics), 대사체 (metabolome)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한 대사체학 (metabolomics)등이 있다.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해당 문서를 참조하길 바란다.

DNA 수준

특정한 유전자의 구조를 파괴하거나 그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 후 생명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한다. 이렇게 하면 유전자의 기능을 알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 사용하는 방법 중에 대표적인 것은 돌연변이유발 (mutagenesis) 방법이며 그 가운데 기능 손실 돌연변이 제조 방법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예를 들어, 어떤 유전자를 망가뜨리거나 그 유전자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억제하였더니 초파리에서 눈이 생기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림 1). 그 유전자의 기능을 무엇일까? 그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상황에서 그 유전자는 초파리에서 눈을 만드는데 관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런 원리를 이용하여 어떤 유전자의 기능을 알아볼 수 있다.

그림 1. 돌연변이에 의해서 눈이 없어진 초파리 (왼쪽 사진)와 정상 눈을 가진 초파리 (오른쪽 사진). ()

RNA 수준

DNA로부터 전사가 일어나서 mRNA가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유전 정보의 흐름이다. 유전체학 (genomics)에서는 mRNA 전체를 연구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이 때 사용하는 방법중의 하나는 마이크로어레이 (microarray 혹은 유전자미세배열이라고 부르기도한다)이다. 마이크로어레이 방법은 특정한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mRNA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는데 사용한다.

구체적인 실험 방법은 아래와 같다. 특수한 처리를 한 표면에 탐침으로 사용할 염기서열을 고정시키고 특정 시료에서 추출한 전체 mRNA를 이 표면에 혼성화시킨다. 만약 특정한 유전자에서 전사된 mRNA가 많이 존재하면 혼성화 신호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반대로 어떤 유전자에서 전사된 mRNA가 적게 존재하면 혼성화 신호가 약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림 2. 잎과 뿌리에서 분리한 RNA를 사용하여 각 조직에서 주로 발현하는 유전자를 알아보기 위한 마이크로어레이 실험. 만약 어떤 유전자가 뿌리보다 잎에서 강한 발현을 보인다면 그 유전자는 마이크로어레이에서 붉은 색으로 보인다. 어떤 유전자가 잎과 뿌리에서 비슷한 발현 양을 보인다면 그 유전자는 마이크로어레이에서 노란색으로 보인다. 어떤 유전자가 잎보다 뿌리에서 강한 발현을 보인다면 그 유전자는 마이크로어레이에서 녹색으로 보인다. ()

예를 들어 잎에서 추출한 mRNA를 마이크로어레이에 혼성화시키고 (이를 마이크로어레이 A라고 하자), 뿌리에서 추출한 mRNA를 다른 마이크로어레이에 혼성화시킨 후 (이를 마이크로어레이 B라고 하자) 이 두 마이크로어레이 간에 나타나는 혼성화 신호의 차이를 분석한다. 어떤 유전자 X가 B보다 A에서 강한 혼성화 신호를 보였다면, 그 유전자 X는 잎에서 주로 발현하는 유전자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만약 어떤 유전자 Y가 A보다 B 에서 강한 혼성화 신호를 보였다면 그 유전자 Y는 뿌리에서 주로 발현하는 유전자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만약 어떤 유전자 Z가 A와 B에서 동일한 혼성화 신호를 보였다면 Z유전자는 잎과 뿌리에서 동일한 양으로 발현하는 유전자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이 원리를 이용하여 조직, 개체, 날짜 등 서로 다른 조건 간에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 양의 차이를 조사할 수 있다.

단백질 수준

단백질과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을 알아보는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yeast two-hybrid 방법 (이 방법은 효모단백질잡종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이다 (그림 3). 이 방법은 두 개의 단백질이 서로 결합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실험이다. 이 방법은 GAL4라고 하는 전사조절인자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DNA 결합 부위와 전사 활성화 부위가 모두 존재해야한다는 특성을 이용한다. 즉, A단백질을 GAL4의 DNA 결합 부위와 부착시키고, B 단백질을 GAL4의 전사 활성화 부위에 부착시킨다. 이렇게 ‘A+DNA결합부위’와 ‘B+전사활성화부위’를 만들고 이 둘을 효모에 집어넣는다. 만약 이 A와 B 두 단백질이 효모 안에서 서로 결합을 한다면 이 두 단백질에 결합되어 있는 GAL4의 DNA 결합 부위와 전사 활성화 부위가 서로 가까이 인접하게 된다. 즉 A단백질과 B 단백질이 효모 안에서 서로 결합하면 GAL4가 전사조절인자로서 기능하게 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하여 두 단백질 간의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테스트한다.

그림 3. Yeast two hybrid 방법의 개요. A. GAL4 전사조절인자를 AD (activation domain, 활성화 도메인)와 BD (binding domain, 결합 도메인)로 나눠서 따로 발현시키면, 이 둘은 서로 복합체를 만든 후 UAS에 결합하여 보고유전자의 전사를 일으킨다. B. GAL4의 BD에 단백질 X만 결합시키면 보고유전자의 전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C. GAL4의 AD에 단백질 Y만 결합시키면 보고유전자의 전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D. 만약 단백질 X와 단백질 Y가 서로 결합하는 단백질이라면 단백질 X를 GAL4의 BD에 결합시킨 융합 단백질과 단백질 Y를 GAL4의 AD에 결합시킨 융합 단백질이 동시에 존재할때 보고유전자의 전사가 일어난다. ()

참고문헌

Hartwell, Hood, Goldberg, Reynolds, Silver, Veres (2008) Genetics: from genes to genomes. 3rd edition. McGraw-H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