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비아파동편모충

감비아파동편모충

[ Trypanosoma brucei gambiense ]

감비아파동편모충(국문) Trypanosoma brucei gambiense(영문)

Africa trypanosomiasis은 일반적으로 아프리카수면병이라 알려져 있으며, Trypanosoma 속의 파동편모충이 일으키는 질병으로 Trypanosoma brucei gambienseT. b. rhodesiense 는 인간에게 감염병을 일으킨다. T. b. gambiense는 세네갈, 앙골라, 케냐, 탄자니아 등 서아프리카에서부터 중앙아프리카에 이르는 지역에서 인체감염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1901년 서아프리카 감비아 지방에서 Forde가 환자의 혈액에서 원충을 처음 발견하였다.

그림1. Giemsa 염색하여 1,000배로 확대한 Trypanosoma brucei(A)와 ''Trypanosoma cruzi''(B) 광학현미경 사진. 출처: 미생물학, 2017

목차

형태학적 특성

사람에 감염되는 두 종의 형태학적인 감별은 어렵고 크기, 모양, 편모의 길이도 다양하다. 뭉툭하고 짧은 형태(Stumpy short form)는 매개체에 감염될 수 있는 형태이고 이 시기에는 에너지 대사를 할 수 있는 모든 효소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가늘고 긴 형태(elongated form)는 숙주의 도움을 필요로 하며 척추동물의 혈류내에서 빠르게 증식할 수 있도록 특화된 형태이다. 사람의 혈액, 림프절내의 파동편모형(trypomastigote)은 방추형이고 편모와 파동막을 가지고 있으나, 짧고 굵은 형태로부터 길고 날씬한 형태까지 다양한 모양을 보인다. 핵은 중앙에 위치하고 동원핵(kinetoplast)은 소형으로 체후단에 핵과 떨어져 있으며 여기서부터 편모가 체부를 따라 파동막을 형성하고 전방으로 나가 유리되어 있다. 환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검경하면 혈구사이를 활발히 움직이는 trypomastigote를 관찰할 수 있다. 조직에서는 심장근육, 간, 뇌 등에서 발견이 된다.

그림2. Trypanosoma brucei 생활사. 출처:GettyimagesKorea

생활사

환자의 혈액내 파동편모형은 체체파리(Glossina spp.)가 사람을 물면 장내에서 분열증식한 후 침샘으로 이동하여 위편모형(epimastigote)으로 변형 증식하다가 조직을 뚫고 들어가 증식한다. 감염 후 약 20일에 위편모형에서 다시 파동편모형으로 전환하는데, 이것을 감염형인 metacyclic trypomastigote라고 부른다. 체체파리가 사람을 흡혈하면 혈액으로 들어와 혈청과 림프절에서 발육하는데, 이 때는 파동편모형이다. 감비아형을 매개하는 체체파리는 G. palpalis로 인가나 호수 옆 관목에 서식을 한다. 체체파리는 집파리 정도의 크기를 갖고 있으며 주둥이 끝에 이빨이 있어 흡혈이 가능하다. 다섯 번 정도 알을 낳을 수 있으며 한번에 8∼12개의 알이 유충으로 성장하다가 1∼3개월의 번데기 시절을 거처 우화하여 성충으로 된다. 건조기에는 성숙기간이 길어진다(그림2).

면역학적 특성

인체에 들어온 충체는 혈액과 림프절에서 분열증식 한다. 숙주의 면역계에 인식이 되는 항원은 충체의 세포막을 덮고 있는 표면단백질 VSG(variant-specific surface glycoprotein)로 구성되어있다. 이 단백질이 단일 항원성을 가지는데, C-말단의 50∼100개 아미노산은 변동이 없으나 N-말단의 400개 아미노산이 매우 다양하게 변한다. 이 부분의 아미노산 치환에 의하여 다양한 항원성 VAT(variant antigenic type)를 가지게 되는데, 이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최소한 100개 이상으로 확인되었다. 충체가 분열하면서 수가 104∼105로 늘어나면 그 중의 하나의 빈도로 새로운 항원성을 가지는 개체가 출현하게 되어 숙주의 면역체계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역학

사하라 사막 남쪽 북위 10도, 남위 25도 사이, 해발 2,500 m 이하의 열대, 아열대 지방에 유행한다. 매년 약 20,000에서 50,000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나 이것은 잠정적인 집계일 뿐, 이보다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체체파리에 물릴 가능성이 있는 인구는 4천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만연지역은 체체파리의 분포 및 흡혈습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체체파리과에 속하는 흡혈파리는 모두 20여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열대 아프리카에만 분포하고, 우기에서 건기로 들어가는 시절에 활동이 왕성하여 웅덩이나 하천유역의 가시덤불에 숨어 있다가 물에 접근하는 동물을 흡혈, 유목민이나 수렵자도 공격한다.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파동편모충의 종류는 감비아파동편모충과 로데지아파동편모충에 한하지만, T. b. bruceiT. b. congolense는 다른 야생동물 및 가축에 감염된다. 감비아파동편모충은 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되는데 실험적으로 돼지, 양, 개 등의 가축을 감염시킬 수 있으나 원충이 혈액에 노출되는 기간이 짧아서 가축으로부터 사람으로 전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프리카수면병은 공중보건상 아주 중요한데 그 이유는 폭발적인 유행을 야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질병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빅토리아호 주변을 따라 이 질병이 유행하였을 때 약 2/3 이상의 거주 주민, 즉 25 만명이 한번에 사망한 기록이 있다. 또한 1986년도에는 우간다에서 새로운 유행으로 약 4,000명의 환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1950년대에는 이 질병이 한때 감소된 적이 있으나 아프리카지역의 내란으로 인한 인구의 대이동, 예산상의 문제와 적당한 예방대책이 없는 관계로 현재는 이 질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예방 및 관리

뇌증상이 나타나기 전, 감비아형은 펜타미딘(pentamidine, Lomidine)을 3∼4 ㎎/㎏/day를 10일간 근육주사 한다. 멜라소프롤(melarsoprol, Mel B)은 3∼4 ㎎/㎏/day를 1회 정맥주사 한다. 하지만 기면, 혼수, 경련 같은 뇌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치료방법을 달리하여야 한다. 즉, 감비아형은 수라민(suramin) 1 g을 1회 정맥 주사하고 5일 간격으로 트리파르사미드(tryparsamide) 2g을 정맥주사로 8회 투여한다. 여행자들이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 자연동물원, 하천, 호수변에서 낚시, 골프를 할 때 체체파리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체체파리의 서식지인 물가의 관목을 제거하거나 벌초 하고, 원충을 보유하고 있는 숙주동물의 치료를 병행하여 전염원을 없애야한다. 체체 파리의 서식처가 되는 호수, 하천유역의 관목, 숲에 살충제를 공중 살포하기도 하며, 살충제가 정글에 잘 침투하지 않을 경우는 dieldrin 5% 액을 지상 살포한다. 살충제 살포는 건조기에 2개월마다 반복한다. 자동차 여행시 파리의 서식지를 통과할 경우에는 창문을 꼭 닫아야 한다. 만약 파리에 흡혈을 당하였을 경우에는 현지 병원에서 펜타미딘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유행지역에 들어가기 전에 화학예방요법을 할 수도 있는 데,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하며 심한 독성과 부작용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꼭 필요한 경우 펜타미딘을 3~6개월 간격으로 4 ㎎/㎏을 근육주사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립의료원에 희귀의약품으로 펜타미딘이 구비되어 있다.

실험실 진단

검체

검체로는 혈액, 피부병변, 림프절, 뇌척수액, 골수 등이 있으며, 감염 후 6주일이 지난 환자는 말초혈관이나 척수액을 검사하고 뇌척수액 검사시에는 원침으로 침전물을 채취한다.

검사방법

초기에는 말초혈액 또는 종대된 림프절이나 뇌척수액을 김자 도말염색하여 검경하면 파동편모충 원충을 볼 수 있다. 말기 환자는 말초혈관이나 체액 속에 원충이 적게 나타나므로 일반증상과 뇌척수액의 단백질, 세포수의 증가로 진단이 가능하다. 병리검사를 하지 않아도 유행지역에서 잠자는 환자라면 진단이 거의 확실하다. 감비아형 수면병에서는 혈액속에 원충량이 적어서 도말표본에 음성으로 나타나는 수가 많다. 보통 16게이지 주사침으로 후두부 림프절을 천자, 침을 몇 번 돌리면서 림프액을 채집하여 슬라이드 위에 한 방울 떨어뜨려 커버글라스를 덮고 검경하면 원충을 볼 수 있다.

집필

양철수/한양대학교

감수

정원희/중앙대학교

참고문헌

1. Contemporary and emerging strategies for eliminating human African trypanosomiasis due to Trypanosoma brucei gambiense: review. Steinmann P, Stone CM, Sutherland CS, Tanner M, Tediosi F. Trop Med Int Health. 2015 Jun;20(6):707-18.

2. Treatment options for second-stage gambiense human African trypanosomiasis. Eperon G, Balasegaram M, Potet J, Mowbray C, Valverde O, Chappuis F. Expert Rev Anti Infect Ther. 2014 Nov;12(11):1407-17.

3. Emerging trends in the diagnosis of human African Trypanosomiasis. Radwanska M. Parasitology. 2010 Dec;137(14):1977-86.

동의어

Trypanosoma brucei gambiense, 감비아파동편모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