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속생설

생물속생설

[ biogenesis ]

목차

자연발생설과 생물속생설의 논쟁

중세시대(5세기 후반부터 15세기 후반까지의 시기) 당시에 저명한 과학자이자 철학자였던 Van Helmont(1577~1644)는 생쥐를 만드는 처방이라며 "땀에 젖은 셔츠에 밀 알곡 한 줌과 치즈 두세 조각을 넣어 다락방에 두면 며칠 후에 생쥐가 생긴다"고 얘기한 기록이 있다. 이러한 주장을 "자연발생설(spontaneous generation)"이라고 한다. 그러나 가축이 새끼를 낳고 나아가 주변의 많은 동∙식물들이 자손을 만들고 퍼뜨리는 것을 관찰하게 되어 이를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한 실험이 있다. Francesco Redi(1626~1679)는 1668년 다음과 같이 과학적 비교실험을 수행하였다. 이를 요약하여 제시하였다. 그는 세 개의 유리병에 고기조각을 동일하게 넣고 #1 병은 그대로, #2와 #3 병은 거즈로 뚜껑을 만들어 덮었다. 일정 시간이 흐른 후 #1 병에는(당연히 파리가 모여) 구더기가 생겼고, 그 구더기가 번데기로 변했으며 후에 파리가 날아 올랐다. 그러나 #2와 #3 병에는 파리가 고기조각까지 접근할 수 없어 구더기가 발생되지 않았다. 그는 #3 병의 거즈를 치우고 방치하니까 #1 병과 동일하게 얼마 후에 구더기와 번데기, 그리고 파리가 생기는 것을 기록하였다. 즉 그는 과학적인 비교실험을 통하여 구더기는 파리가 있어야만 생기고 구더기가 번데기로 변하고 결국에는 파리가 생긴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를 "생물은 그 어버이가 있어야만 자손이 연속된다"는 의미로 "생물속생설(biogenesis)"라고 부른다. 당 시대에 현미경이 개발되고 이제까지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생물집단을 속속 확인하게 되었다. 네덜란드 사람 Antony van Leeuwenhoek(1632~1723)은 자신이 만든 현미경으로 깨끗하다고 생각했던 고인 빗물에 수 많은 움직이는 작은 물체, 즉 작은 동물이 있다고 1676년에 영국왕립학회에 보고하였다. 그는 작은 동물이라는 생각으로 animalcule이라고 칭했으며 공식적으로 살아있는 미생물을 처음으로 기록한 사람이 되었고, 그래서 그를 "미생물학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생물속생설의 확립 - 거위목 플라스크

이렇게 미생물이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에 힘입어 자연발생설 학자들은 또 다시 신의 섭리로 미생물들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게 되어 이제는 미생물들도 어버이가 있어야 자손이 생긴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하였다. 파리와 구더기 실험은 끈기를 가지고 관찰하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미경으로 관찰해야만 하는 미생물이 분열하여 증식하는 것을 어떻게 관찰할 것인가? 이는 어느 물체(예를 들어 국물이나 주스)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모두 제거하면(죽이면) 더 이상 새로운 미생물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방식으로 증명하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고 확실하다. 그래서 당시의 여러 과학자들이 말린 풀의 추출물이나 닭죽을 끓인 후에 밀봉하고 일정 시간 지난 후에 관찰해보니 새로운 미생물이 없다는 보고를 하였다. 그러나 자연발생설을 찬성하는 학자들은 끓이는 과정에서 신이 부여한 기(vegetative force 또는 vital force)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동 시대에 질소와 산소 등의 원소(기체)들이 보고되었고, 특히 산소가 생물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후에 밝혀지면서 "기"가 절대적이라는 주장을 이기기 어려웠다. 긴 시간이 흐른 후 프랑스의 Louis Pasteur(1822~1895)가 매우 유명한 실험을 수행하였다. 그는 1864년에 거위목 플라스크(swan neck flask) 실험을 통하여 과일 주스를 가열 처리한 후에 공기가 통하여도 미생물이 발생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더 이상 자연발생설이 인정 받지 못하고 생물속생설이 확립되게 되었다(그림에 Pasteur 실험 제시).

그림 1. 거위목 플라스크 실험. 왼쪽, 구부러진 입구에 공기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이 붙잡혀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미생물이 자라지 못함; 우측, 내용물을 입구까지 기울여 미생물들과 섞은 후에 다시 세우고 불과 며칠 후에 수많은 미생물이 번식(증식) 된 상태. (출처: 한국미생물학회)

Pasteur의 실험은 현 시대에서는 자연발생이 불가능하고 오직 생물속생설이 옳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며, 결과적으로 원시 지구에 처음으로 나타난 생물체는 어떻게 발생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이는 Stanley Miller(1930~2007)가 Miller-Urey 실험에서 초기 지구의 대기에 존재했을 것으로 보고된 간단한 무기물로부터 생물 세포의 핵심적인 유기물이 합성되었음을 1952년에 보고함으로써 무기물로부터 결과적으로 생명체가 탄생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집필

최형태/강원대학교

감수

이정신/강원대학교 

동의어

생물속생설, biogenesis, Biogene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