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처리

폐수 처리

[ Wastewater treatment ]

폐수(wastewater)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domestic sewage)와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액체상의 폐기물인 산업폐수(industrial wastewater)로 대표된다. 생활하수는 세탁과 목욕, 부엌 등에서 사용한 물과 함께 화장실에서 나오는 분뇨가 포함된 폐수다. 참고로 우리 말 '하수(下水)'에 대응하는 영어 단어 ‘sewage’는 사람이나 동물의 분뇨로 오염된 물을 뜻한다. 산업폐수는 주로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수이며, 업종에 따라 고농도의 유기물질, 중금속, 독성물질이 들어있다. 이런 산업폐수의 경우에는, 자체시설에서 해당 독성 오염물질을 제거한 다음에 하수종말처리시설로 보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폐수의 거의 80%는 생활하수이며, 산업폐수와 축산폐수가 각각 20%와 1% 정도를 차지한다.

폐수 처리란 사용하고 나서 오염된 물을 다시 자연으로 방류하기 위한 처리과정이다.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발생하는 폐수의 양과 성분이 자연의 자정능력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훨씬 넘어섰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폐수 처리는 필수적인 과정이 되었다. 폐수처리장마다 시설과 처리 방법 등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 과정은 거의 동일하다. 아래 그림은 서울 서북부 지역의 하수를 처리하는 ‘난지물재생센터’의 폐수 처리 흐름도다.1)

그림1. 난지 물 재생센터의 폐수 처리 흐름도(출처:)

목차

폐수 처리 과정

폐수 처리 과정은 크게 세 단계, 즉 큰 부유물과 현탁 고형물을 제거하는 1차와 미생물을 이용하여 생분해성 용존 유기물을 제거하는 2차, 잔존 유기물과 인 등을 추가로 제거하는 3차로 진행된다. 폐수 처리 과정을 관통하는 가장 큰 개념은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iological Oxygen Demand, BOD)’으로, 이는 물에 녹아있는 유기물을 미생물이 분해할 때 필요로 하는 산소량을 말한다. 1차부터 3차까지 이어지는 과정들은 많든 적든 이 BOD를 제거하는 과정이다. BOD는 물 1L당 필요한 산소량을 mg으로 표시한다. 보통 물의 BOD가 10mg/L 정도인데 비해 폐수의 BOD는 이것의 20배에 이른다.

1차 폐수 처리 과정

1차 폐수 처리는 기본적으로 물리적인 과정이다. 큰 부유물들을 먼저 제거한 다음, 침전 과정을 추가적으로 진행해 폐수에 있는 고형물을 걸러낸다. 이때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들을 슬러지(sludge) 또는 오니(汚泥)라고 하는데, 1차 폐수 처리에서 나온 슬러지는 1차 슬러지(primary sludge)라고 한다. 1차 슬러지를 통해 40~60%의 현탁 고형물이 제거되며, 침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응집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1차 폐수 처리에서는 BOD보다는 고체 오염물질 제거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생물학적 활성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부 슬러지와 유기물의 분해가 일어나 25~35% 정도의 BOD가 제거되기도 한다.

2차 폐수 처리 과정

2차 폐수 처리는 생물학적인 처리 과정으로 여기서 대부분의 BOD가 제거된다. 이 과정의 핵심은 미생물이 물에 녹아있는 유기물을 잘 분해, 즉 유기세포호흡(cellular respiration)|호흡을 할 수 있도록 폐수에 계속 공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2차 폐수 처리 방법으로는 활성슬러지(activated sludge system) 방법과 살수여상(trickling filter) 방법, 회전원판(rotating biological contactor) 방법 등이 있다.

활성슬러지법

활성슬러지법은 말 그대로 슬러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며, 국내 폐수 처리 시설에서 주로 사용하는 생물학적 처리 공정이다. 1차 처리된 폐수가 포기조(aeration tank)로 유입되면, 여기서 미생물은 폐수에 있는 유기물을 기질로 이용하여 성장한다. 미생물들이 자라면서 서로 뭉쳐지는데, 이를 플록(floc)이라고 한다. 활성슬러지법에서는 가능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유기물을 분해하기 위해 2차 침전조에서 침전된 슬러지의 일부, 즉 미생물의 활성이 높은 활성슬러지를 포기조로 다시 넣어준다. 또한 미생물 성장과 유기물질의 분해를 촉진시키기 위해 많은 양의 공기를 포기조로 불어넣는다. 생활하수 처리 시설에서 폐수의 포기조 체류 시간은 보통 6~8시간 정도이며, 폐수 처리 시설의 세부 공정에 따라 체류 시간은 조정된다. 침전조에서 슬러지의 침강이 제대로 되지 않고 떠오르는 현상을 팽화(bulking)라고 하는데, 주로 사상균 증식에 의해 유발된다.

살수여상법

살수여상법은 생물막이 형성된 여과재(모래, 자갈 등) 위로 폐수를 뿌려서 살수된 폐수가 여과재 사이를 흘러내리는 과정에서 미생물과 접촉하여 유기물의 분해가 일어나는 방식이다. 상부에서 유기물 제거가 가장 활발하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제거율이 낮아진다. 여기에 사용되는 여과재는 반응조 바닥까지 공기가 도달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이면서 동시에 미생물 활동에 필요한 표면적을 최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회전원판법

회전원판법은 생물막이 형성된 회전원판을 물에 넣고 천천히 회전시켜 원판 표면에 붙어있는 생물막에 의해 유기물이 제거되는 방법이다. 회전을 통해 공기가 공급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공기 공급은 없다.

1차, 2차 과정을 거치고 나면 폐수에 있었던 유기 오염물질들이 대부분 제거되지만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그래도 남은 양이 그리 많지 않으면 그대로 방류해도 자연의 자정작용으로 제거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보통은 2차 처리가 끝난 폐수를 염소로 소독하여 바다나 강으로 방류한다. 하지만 2차 처리 시설에서 배출되는 하수에 남아 있는 유기물뿐만 아니라 처음 유입된 폐수에 있던 질소와 인이 많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3차 폐수 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3차 폐수 처리 과정

3차 폐수 처리 과정은 남은 유기 오염물과 질소, 인 등을 제거하도록 설계된다. 최근에는 영양물질인 질소와 인의 제거 효율을 높이기 위해 통상적인 활성슬러지법을 변형한 폐수 처리 공정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폐수에서 질소를 제거하기 위해 질소 순환의 호기적 과정인 질화 반응과 혐기적 과정인 탈질화 반응을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활성슬러지 공정을 다양하게 변형하고 있다. 질화 미생물의 성장 속도가 유기물질을 이용하는 종속영양 미생물의 성장 속도보다 더디기 때문에 폐수 중 의 암모늄을 질산염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포기조에서의 체류 시간을 길게 해 주어야한다. 탈질화 반응에서는 폐수 중의 질산염을 질소 기체로 전환하여 대기 중으로 제거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생물반응기를 무산소 상태로 유지한다.

슬러지 처리

1차와 2차 폐수 처리 과정에서 축적된 슬러지들은 혐기성 슬러지 소화조(anaerobic sludge digester)로 보내져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차 처리과정에서는 유기물이 이산화탄소와 물, 침전물로 전환되도록 계속 공기를 풍부하게 제공하여 호기성 세균의 성장을 촉진하는 구조였다면, 혐기성 슬러지 소화조는 혐기성 세균의 성장을 촉진하도록 되어있다. 특히 유기 고형물을 수용성 물질과 메탄(60~70%) 및 이산화탄소(23~30%) 같은 가스로 분해하여 유기 고형물의 양을 줄여주는 메탄 생성 세균이 잘 자라도록 한다. 메탄과 이산화탄소는 비교적 무해한 산물로 메탄은 소화조 난방 연료로 쓰이거나 하수처리장의 동력 설비를 작동시키는 데에도 이용된다. 소화되고 남은 슬러지는 수분을 완전히 제거한 후, 바이오고형물(biosolid)이라고도 부르는 토양 개량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림 2. 울산 용연 페수처리장의 혐기성 소화조 (출처: 한국미생물학회)

집필

김응빈/연세대학교

감수

이창로/명지대학교

참고문헌

1.

동의어

폐수처리, wastewater treatment, 폐수 처리(Wastewater treatment), 폐수 처리, Wastewater treat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