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초의 『왕오천축국전』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1. 『왕오천축국전』의 의미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본문 이미지 1

이 책은 8세기의 인도와 중앙아시아에 대해 다루고 있는 거의 유일한 기록이라고 하는데요.

신라 시대의 승려가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 그에 대해 기록했다니, 무척 흥미롭지요?

『왕오천축국전』은 신라의 승려 혜초가 10년 동안 인도의 5개국과 인근의 여러 나라들을 탐방하고 당으로 돌아와 지은 책이에요.

당시 인도는 다섯 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었거든요. ‘왕(往)’이란 갔다는 뜻이고 ‘천축국(天竺國)’은 인도를 가리키는 중국식 이름이에요.

다섯 개의 인도 국가를 다녀와서 쓴 글이란 뜻이지요.

2. 『왕오천축국전』이 중국에서 발견되다

『왕오천축국전』은 그동안 전해지지 않다가 프랑스의 동양학자 펠리오가 중국 간쑤성의 둔황 석굴에서 책을 발견하며 세상에 드러났지요.

간쑤성은 중국의 서북 지역에 있으며, 북서쪽으로 몽골과 맞닿아 있는 곳이에요.

『왕오천축국전』은 발견 당시에 두루마리처럼 말려 있었는데, 이것도 완본이 아니라 일부랍니다.

1909년 중국의 학자 뤄전위에 의해 이 두루마리가 『왕오천축국전』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지요.

이후 책을 쓴 사람이 신라 출신의 승려라는 것도 밝혀졌고요.

중국 간쑤 성에 있는 둔황 석굴

중국 간쑤 성에 있는 둔황 석굴

3. 『왕오천축국전』의 역사적 가치

『왕오천축국전』은 다양한 나라에서 번역되어 출간되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알려지게 되었어요.

원본이 아니라 축약본인 점이 아쉽긴 하지만 이 책은 당시 중국과 인도와의 여행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답니다.

또한 이 책은 8세기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요. 8세기의 인도와 중앙아시아에 관해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기록이 없기 때문에 이 책이 거의 유일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지요.

4. 『왕오천축국전』에 실린 다양한 이야기

책에는 당시 인도 및 다른 나라들의 종교와 문화 등이 기록되어 있어요.

사원에 대한 설명과 나라마다의 각기 다른 불교 풍습에 대한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지요.

옷을 벗고 사는 나체족을 만난 일이나, 바미안이나 카피스 등의 나라에서는 형제가 몇 명이든 상관없이 공동으로 한 아내를 맞이한다는 이야기도 실려 있어요.

인도는 감옥이나 사형 제도가 없어서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벌금을 내린다는 이야기나, 카슈미르 지방에는 여자 노예가 없고, 인신매매도 없다는 등의 이야기는 그 나라만의 문화를 잘 보여 주고 있어요.

신라 시대 사람이 인도에 가서 이렇게 많은 것들을 보았다니, 신기하고 재미있지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본문 이미지 2

5. 프랑스 파리의 국립 도서관에 보관되다

현재 『왕오천축국전』은 프랑스 파리 국립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어요.

많은 이들이 이것을 돌려받기를 원하지만 『왕오천축국전』은 다른 나라가 훔쳐 가거나 빼앗은 약탈 문화재가 아니에요.

혜초가 여행을 마친 뒤 중국 땅에서 책을 완성했고, 그것이 둔황 석굴로 들어간 거지요.

그 후 프랑스 사람 펠리오가 발견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소유권이 없어요.

펠리오가 석굴 관리자에게 비록 헐값일지언정 돈을 주고 구입했기 때문에 중국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랍니다.

6. 혜초의 후손으로서 해야 할 일

혜초의 후손인 우리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러나 빼앗긴 다른 약탈 문화재에 대해서는 돌려받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