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에너지

[ Energy ]

에너지는 물리계가 일(work)을 얼마나 많이 할 수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에너지라는 용어는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그 개념은 매우 추상적이다. 우리는 에너지를 직접 인지하지는 못하고, 에너지의 이동 또는 변환에 의해 에너지의 존재를 인지한다. 흔히 언급되는 역학적에너지, 빛에너지, 열에너지, 소리 에너지, 전기에너지, 화학에너지, 핵에너지, 중력에너지, 탄성에너지, 생물에너지 등 모든 에너지는 근본적으로 퍼텐셜에너지운동에너지, 그리고 정지에너지(rest energy)로 나타낼 수 있다. 정지에너지는 질량에 비례하는 물리량으로서 질량에너지라고도 한다.

그림 1에서처럼, 물체를 위로 올렸다가 가만히 떨어뜨린 경우 물체가 지표면에 살짝 박혀있는 쐐기에 정면으로 부딪쳐서 멈추는 상황을 고려해 보자. 경험으로 물체의 높이가 증가할수록 쐐기가 더 깊이 박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물체의 높이가 증가할수록 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꾸어 말하면 물체의 높이가 증가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지구 표면에 대한 물체의 상대적인 높이에 따라 물체의 에너지가 달라지는데, 이와 같이 물리계 구성 물체의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에너지를 퍼텐셜에너지 또는 위치에너지라고 한다. 퍼텐셜에너지를 정량적으로 나타낼 때는 반드시 기준 위치를 정하고 기준 위치에 대해 퍼텐셜에너지 차이가 얼마인지를 나타내야 한다.

그림 1. 물체가 서로 다른 높이에서 떨어져 쐐기를 박는다.

한편 그림 1에서 물체가 쐐기에 부딪치는 순간에는 물체의 높이가 일정하므로 퍼텐셜에너지는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쐐기에 해 주는 일이 다른 것은 쐐기에 부딪치는 순간 물체의 속력이 다르기 때문인데, 이처럼 물체의 속력에 따라 달라지는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라고 한다. 정지해 있는 물체의 운동에너지는 0이다.

정지에너지란 질량이 있는 물체가 정지해 있을 때 스스로 갖고 있는 에너지로서, 아인슈타인(A. Einstein, 1879-1955)의 특수상대성이론에서 @@NAMATH_DISPLAY@@\text{정지에너지}=\text{질량} \times c^2@@NAMATH_DISPLAY@@ 으로 밝혀졌는데, @@NAMATH_INLINE@@c@@NAMATH_INLINE@@는 진공에서의 광속이다. 일반적으로 질량 @@NAMATH_INLINE@@m@@NAMATH_INLINE@@인 물체가 속도 @@NAMATH_INLINE@@\mathbf{v}@@NAMATH_INLINE@@로 운동하고 있다면, 이 물체의 정지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합은 @@NAMATH_DISPLAY@@\frac{mc^2}{\sqrt{1-\frac{v^2}{c^2}}}@@NAMATH_DISPLAY@@이다.

예를 들어, 양성자 한 개와 전자 한 개로 이루어진 수소원자의 정지에너지는 수소원자의 질량중심이 정지한 상태에서 총에너지에 해당한다. 즉, 양성자 질량을 @@NAMATH_INLINE@@m_p@@NAMATH_INLINE@@, 전자 질량을 @@NAMATH_INLINE@@m_e@@NAMATH_INLINE@@, 수소원자 질량을 @@NAMATH_INLINE@@m_H@@NAMATH_INLINE@@라고 하면, @@NAMATH_DISPLAY@@m_H c^2=m_p c^2 + m_e c^2+ \text{운동에너지} + \text{퍼텐셜에너지}@@NAMATH_DISPLAY@@가 된다. 여기서 운동에너지는 수소원자의 질량중심이 정지해 있는 기준틀에서 양성자와 전자의 운동에너지 합이고, 퍼텐셜에너지 기준은 양성자와 전자가 무한히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를 0으로 한다.

에너지는 운동량과 함께 보존법칙(conservation law)을 따르는 대표적인 물리량 중 하나다. 닫힌 물리계에 작용하는 알짜힘이 0이면, 그 물리계의 총에너지는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고 일정하다. 핵분열이나 핵융합으로 방출되는 에너지는 정지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환된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