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피스

요약 키프로스의 살라미스에서 태어난 가난한 청년 이피스는 지체 높은 집안의 아가씨인 아낙사레테를 사랑한다. 그러나 아낙사레테는 그의 애타는 사랑을 끝까지 철저하게 무시한다. 이피스는 결국 사랑의 상처로 목을 매 자살하고, 이피스의 장례 행렬을 지켜보던 무정한 아낙사레테는 돌로 변한다.

이피스와 아낙사레테

외국어 표기	Ιφίς(그리스어)
구분	신화 속 인물
관련 인물	아낙사레테

이피스(신화 속 인물)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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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우크로스 가문의 딸 아낙사레테를 사랑한 청년 이피스는 사랑을 거절당하고 결국 목을 매 자살한다.

신화 이야기

이피스의 짝사랑

보잘 것 없는 집안 출신인 이피스는 지체 높은 테우크로스 가문의 딸 아낙사레테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는 짝사랑으로 애를 태우다 도저히 자신의 사랑을 포기할 수 없어서 아낙사레테의 집을 찾아간다.

이피스는 아낙사레테의 유모에게 제발 자기를 쫒아내지 말라고 간청한다. 그는 이어 아낙사레테의 하녀들을 붙들고 온갖 좋은 말을 하며 그들과 친분을 맺으려고 노력한다. 믿을 것이라고는 자신 밖에 없는 이피스는 이런 노력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피스는 자신의 애타는 마음을 서판에 써서 하녀에게 아낙사레테에게 전해주길 부탁한다. 그는 눈물 젖은 꽃다발을 아낙사레테의 집 문 앞에 걸어 두며 언제나 단단히 잠겨 있는 문을 저주하기도 한다.

쓰라린 사랑의 종말

이피스는 갖은 노력으로 아낙사레테의 마음을 사려고 노력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무쇠처럼 단단했고 포효하는 파도보다 더 인정머리 없었다. 그녀는 이피스를 철저하게 무시한다. 그녀의 차가운 행동과 말은 때때로 그에게 상처를 준다. 이피스는 희망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다 결국 아낙사레테에게 마지막 이별의 말을 한다.

“아낙사레테여, 당신이 이겼습니다. 당신을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겠습니다. 머리에 월계관을 쓰고 승전가를 부르세요. 당신이 결국 이겼으니 나는 죽음을 택할 것입니다. 무쇠 같은 당신, 이제 마음껏 기뻐하세요. 나는 죽음으로써 당신을 만족시키겠습니다. 죽기 전에까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은 식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이 나의 죽음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듣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내가 여기 와 있는 이유입니다. 내 시신을 보며 당신의 잔인한 눈을 즐기세요. 아, 하늘의 신이시여, 인간들을 굽어보시는 신이시여, 나를 기억해 주소서. 사람들이 나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오랜 세월 동안 나누도록 하소서.”

말을 마친 이피스의 눈에는 눈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의 집 대문에 목을 맨다. 그가 그토록 설레며 사랑의 꽃다발을 걸던 바로 그 기둥이 그의 죽음의 자리가 된다. 그는 “잔인한 여인이여, 적어도 이 꽃다발은 마음에 들 것이오.”라고 말하며 목을 맨다.

이피스는 죽는 순간에도 아낙사레테를 잊지 못해 그녀를 바라본다. 이피스의 버둥거리는 발에 아낙사레테 집 대문이 활짝 열리자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다. 놀란 하인들이 달려 나와 불쌍한 이피스를 끌어내렸으나 그의 몸에는 이미 온기가 없었다.

그들은 그의 시신을 홀어머니에게 운반한다. 그의 어머니는 차디찬 아들의 시신을 끌어안고 자식을 잃은 세상의 모든 부모들처럼 오열한다.

돌이 된 아낙사레테

이피스의 슬픈 장례 행렬이 도심을 지나간다. 아낙사레테의 집은 장례 행렬이 지나는 길에 인접해 있는 까닭에 아낙사레테도 사람들의 울음 소리를 듣는다. 아낙사레테가 장례 행렬을 구경하려고 다락방으로 올라가 창문을 통해 이피스의 시신을 본다. 그 순간 그녀의 두 눈은 딱딱해지고 몸 속의 따뜻한 피가 싸늘하게 식으며 얼굴이 창백해지기 시작한다. 자신의 몸의 변화에 기겁한 아낙사레테가 뒤로 물러서려 하지만 발이 땅에 붙어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는 얼굴을 돌리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할 수 없었다. 무정한 그녀의 무쇠 같은 마음처럼 그녀의 사지는 단단한 돌덩이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