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거

희거

[ 戱車 ]

희거(戱車)는 말이 끄는 수레에 장대 등을 설치하여, 다양한 곡예가 가능하도록 만든 이동식 연희공간이다. 연희자들은 희거에 설치된 장대에 올라 물구나무를 서는 등 다양한 기예를 연행한다.

희거는 중국 허난성(河南省) 난양(南陽)에서 출토된 화상전에 그 형태가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화상전에는 두 대의 달리는 수레가 묘사되어 있는데, 앞 수레에는 솟대 꼭대기에 발을 걸치고 거꾸로 매달린 채 팔을 수평으로 벌린 연희자가 있고, 그의 양 손에 각각 연희자가 올라가 묘기를 부리고 있다. 뒷 수레에는 수레 꼭대기에 한 사람이 쭈그리고 앉아 있고, 그와 앞 수레의 마부가 줄을 45도 경사가 되도록 쥐고 있는데, 그 줄 위에 한 사람이 올라가고 있다.

산둥성 이난 북채촌에서 출토된 악무백희 화상석에도 희거가 묘사되어 있다. 수레 가운데에 솟대를 설치했는데, 솟대 꼭대기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는 연희자가 보인다.

희거는 문헌자료인 장형(張衡, 78-139)의 〈서경부(西京賦)〉와 이우(李尤, 55?-155?)의 〈평락관부(平樂觀賦)〉에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서경부〉의 후반부는 평락관(平樂觀) 앞마당에서 펼쳐졌던 각저(角觝)의 묘희(妙戱)를 묘사하고 있는데, 희거에 형태와 활용방식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리고 희거(戱車)가 나오는데,
긴 장대가 꽂혀 있네.
여러 아이들 재주를 부리는데,
오르락내리락 물구나무서기도 하네.
갑자기 거꾸로 떨어지다 발꿈치가 걸리는데,
마치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는 듯하네.
백 마리 말이 고삐를 가지런히 하고,
발맞추어 나란히 달리네.
솟대 위에서 부리는 재주 변화무쌍 다함이 없네.
활을 당겨 서쪽 오랑캐 쏘다가는,
다시 머리 돌려 북쪽 오랑캐 쏘네.

장형은 희거 위에서 벌어지는 솟대타기와 활쏘기를 묘사했는데, 말이 끌고 달리는 희거에서 아이들이 장대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물구나무를 서는 등 다양한 솟대놀이와 활쏘기 장면을 소개하고 있다.

희거

희거 허난성 난양 출토 화상전. 한대

희거

희거 산둥성(山東省) 이난(沂南) 북채촌 출토 화상석. 한대

참고문헌

  • 전경욱, 『한국의 전통연희』, 학고재, 2004.

참조어

희거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