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장타령

장대장타령

〈장대장타령〉은 장대장(張大將)이 만포첨사(滿浦僉使)가 되어 부임차 가는 길에 무당을 첩으로 맞았지만, 서울로 돌아가서는 이를 숨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내용으로 된 재담소리이다. 〈장대장네굿〉과 유사한 듯하지만 다르다.

장대장의 아버지 장정승(張政丞)이 아이가 없더니 부인이 명산대찰에 불공을 드린 후 장대장을 낳았다. 장대장이 십여 세 될 때 장가를 들었는데, 부모가 모두 죽자 가산을 탕진하여 생활이 어렵게 되었다. 부인이 장대장에게 벼슬을 구하도록 하니 장대장은 친구 덕에 벼슬을 동냥하여 만포첨사가 되어 부임차 가는 길에 굿하는 소리가 들려 무당과 수작을 한다. 노랫가락을 주고받고 만수받이로 수작하다가 장대장과 무당은 서로 눈이 맞게 되었다. 무당은 장대장을 따라 만포로 좇아가서 살림을 하며 애까지 낳게 되었다. 그러다가 장대장이 내직(內職)으로 명령이 나서 한양으로 올라와 다방골에 살림을 차렸는데, 아이가 병이 났다. 이에 아내가 점을 치니 굿을 해야 한다 하여 남편 몰래 무당을 불러 굿당에서 굿을 하게 되었다. 아내는 장대장과 부부생활을 하면서 무당 본색을 드러내지 않기로 약속을 했는데 굿판이 벌어지자 자신도 모르게 본색을 드러내고 굿을 하게 되었다. 이것을 본 허봉사가 무당의 본색을 드러낸 사실을 장대장에게 이른다고 위협하니, 장대장부인은 온갖 보물과 돈을 준다고 했지만 허봉사는 거절한다. 이에 장대장 부인이 동침 약속을 하니, 허봉사는 좋아서 흥타령을 부른다.

이러한 〈장대장타령〉의 내용은 작은 허물을 감추려고 더 큰 과오를 저지르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남편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허봉사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는 장대장 부인을 통해, 발등의 불을 끄려고 전체적 형세를 보지 못하는 조급하고 아둔한 인간심리를 풍자했다고 볼 수 있다. 또는 위협이라는 핑계를 대고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하는 성적 욕구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장대장타령〉은 이러한 지향이나 목적보다는 말놀이를 통한 재담에 흥미의 핵심이 있는 작품이다. 내용 속에서 2번의 굿판을 설정하고, 그 굿판의 무가 구연 형식을 변용하여 흥미와 재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속사회의 굿 형식을 빌어다가 무녀나 봉사의 윤리적 타락을 풍자하면서 은근히 성적 본능을 자극하는 재담이 〈장대장타령〉이라 할 수 있다.

〈장대장타령〉에는 무가가 많이 등장한다. 그 무가는 서울 무가로 노랫가락 만수받이와 같은 것이며, 선율은 경토리(京調)로 되어 있다. 20세기 초반에 박춘재(朴春載, 1883-1950)가 〈장대장타령〉으로 이름을 떨쳤고, 원각사(圓覺社)를 비롯한 극장 공연을 많이 했다. 이때의 〈장대장타령〉은 소리꾼 하나가 재담을 길게 하고 간단히 소리를 집어넣으면 다른 소리꾼 하나가 재담을 받아주는 방식이었다. 박춘재가 공연할 때에는 문영수(文泳洙)가 받아주었다. 현재는 백영춘(白榮春, 1946- )과 최영숙(崔永淑, 1956- )을 중심으로 한 서울재담소리보존회에서 〈장대장타령〉을 전승하고 있다. 그러나 박춘재의 연행과는 달리 배역을 세분화하여 연행하고 있다.

참고문헌

  • 서대석, 「전통재담과 근대 공연재담의 상관관계」, 『전통 구비문학과 근대 공연예술』Ⅰ,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