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흉내

장님흉내

〈장님흉내〉는 맹인들의 문수 대목을 익살스럽게 흉내 낸 재담이다. 맹인 문수란 장님 점바치에게 점을 보는 것을 말하는데, 조선시대에는 장님들이 점보고 독경하라고 외치고 다녔다. 재담 〈장님흉내〉는 먼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서울, 황해도 장님이 외치는 소리를 흉내 내고 지나가는 아이와 장님이 재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건 뭔고허니 각색 장님타령이올시다.

장님이 경향 다 팔도가 죄 다르던 게였다. 어디 장님인고 허니, 이건 저 충청 경상 전라도로 내려가면 길로 도붙이(도부장사 곧 행상을 말한다)가 나온단 소리가 똑 이렇던 게였다. 어떻게?

"도부 사시오, 도부 사시오, 도부 사시오!"

이렇게 울고 댕기고, 서울 장님은 어떻허는고 허니 골목 초입 달르고, 중간 달르고, 나올 적에 달르겠다.

"우이리 수여, 에이 이이이 수여, 어어어 이이요!"

이렇게 울고, 저 홍천 장사 황해도 봉산 장님은 서울 와 어떻게 댕기는고 허니,

"우여, 이이이요!"

한참 이렇게 울고 지내갈 때, 아이들이 장난하다 장님을 놀리든 게였다.

"장님!"

"거 누구냐?"

"오날이 며칠이시오?"

"너 뭐 갖다 주랬냐?"

"에푸! 아, 이런 망할 놈의 자식, 똥을 멕였구나!, 에이 구려! 똥을 멕이고 다른 똥은 안 멕이고 똑 노랑 똥만 멕이느냐?"

"저런 오라질 장님, 눈깔로 보나? 노랗고 파랗고 빨간 걸 알게?"

"이놈의 자식 내 말 들어봐라. 내가 눈으로 보진 못해도 냄새론 안다."

"냄샐 어찌 안단 말이요?"

"냄새가 노라니까 노랑 똥이라지?"

"밤낮 저러게 돌아 댕기면 감기 고뿔이나 안 나고 악담이나 허고 댕겼지, 경칩 장님 경쇠를 하나 칠 줄 아나, 경을 읽을 줄 아나, 북을 하나 칠 줄 아나."

재담소리 〈장님흉내〉

이렇게 여러 지역의 장님들이 외치는 소리 흉내와 아이들과의 재담에 이어서 장님이 독경하며 북 치는 것, 경쇠 치는 것을 들려준다. 박춘재의 대표적인 재담 종목 중에 하나이다. 〈장님흉내〉는 현재 전승되고 있지 않으나, 음반 『닛imagefont노홍 K214B』와 한국고음반연구회의 『명인명창선집(9)』에 실린 〈재담소리 장님흉내〉를 통해서 박춘재의 연행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참고문헌

  • 박춘재, 「장님흉내」, 닛imagefont노홍 K214B.
  • 한국고음반연구회, 『명인명창선집(9) : 경기명창 박춘재』, 지구레코드,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