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목정사놀이

도목정사놀이

[ 都目政事- ]

〈도목정사(都目政事)놀이〉는 이조판서와 병조판서가 서로 조카와 사위의 임명을 청탁하는 내용의 놀이로서, 왕 앞에서 관리들의 부정을 폭로하고 있다. 명종(明宗) 22년(1567)에 연행되었던 우희로서 『지양만록(芝陽漫錄)』에 그 내용이 전하고 있다. 임금이 심기가 불편하여 침울함을 참고 있다가 명을 내려 창우희(唱優戱)를 펼치게 했는데, 임금이 조금도 웃음을 보이지 않자 창우가 이에 간청하여 이조와 병조의 〈도목정사놀이〉를 연행했다.

자리를 마련하여 주의(注擬, 급제자에게 벼슬을 선정해 주는 것)하는 즈음에 이조판서라고 일컫는 자가 장부를 들고 병조판서에게 말했다. "대감은 들으시오. 내게는 조카가 있는데 문(文)에도 무(武)에도 쓸 만한 재주가 없소이다. 다만 그 숙부가 이조판서가 되어 조카의 이름 하나를 고쳐 주지 못하니 마음에 편안하지 않습니다. 듣자니 사산감역(四山監役)에 빈 자리가 있다고 하는데, 대감이 배려해 주지 않겠소?" 병조판서가 눈을 껌뻑이며 웃고 대답했다. "그렇게 합시다." 곧이어 병조판서가 장부를 들고 이조판서에게 말했다. "내 셋째 사위가 재주와 인물됨이 대감의 조카와 꼭 같은데, 내 자리와 위치로도 사위의 이름을 고쳐주지 못하니 일이 심히 못 마땅합니다. 듣자니 선공감역(繕工監役)에 자리가 있다는데, 대감께서 배려해 주시오." 이조판서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있겠소." 잠시 후에 망통(望筒)이 내려왔고 천점(天點)을 갖추어 받았다. 이조판서가 기뻐하며 병조판서에게 말했다. "내 조카와 당신의 사위가 모두 벼슬을 얻게 되었소." 병조판서가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말씀 마시오, 말씀 마시오. 서로 손을 바꿔 하는 일인데 뭐가 어렵겠소, 뭐가 어렵겠소." 임금이 그것으로 인해 크게 웃었다.

참고문헌

  • 전경욱, 『한국의 전통연희』, 학고재,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