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문

광문

[ 廣文 ]

광문(廣文)은 조선 후기의 우인(優人)으로 18세기에 이름을 알렸으며,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이 지은 〈광문자전(廣文者傳)〉의 주인공이다. 책에 따르면 광문은 얼굴이 추하고 망석중이놀이(만석중놀이)를 잘 했으며, 철괴춤(중국의 신선인 이철괴를 흉내 낸 춤)을 잘 추었다고 한다. 광문의 추한 얼굴과 우스꽝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아이들이 서로 상대방을 놀릴 때는 "네 형이 광문이지"라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광문은 특히 남을 웃기는 골계에 능했다. 광문이 길을 가다 남이 싸움하는 것을 보고, 웃옷을 벗고 덤벼들어 벙어리 흉내를 내면서 땅에 금을 그어 시비를 가리는 것같이 하면, 싸우던 사람도 그만 웃고 헤어지는 것이 보통이었다고 한다.

전문적인 연희자로서의 광문의 면모는 홍신유(洪愼猷)의 시 〈달문가(達文歌)〉에서 살펴볼 수 있다. 〈달문가〉에 "산대의 좌우부에 장안의 악소년 무리들 그(광문)를 모셔다 상석에 앉히고서 귀신이나 모시듯 떠받드네"라는 구절이 있다. 광문은 산대희를 거행할 때 상석에 모셔지며 연희에서 비중있는 인물로 활약했던 것이다. 광문은 궁정이나 귀족 소유가 아닌 떠돌이로 활동하는 연희자였다. 그는 산대희에 참여하는 등 서울에서 주로 활약했는데, 말년에 억울하게 역모 혐의로 귀양을 갔던 이후에는 지방으로 내려가 활동했다. "(광문은) 남으로 전라도·경상도의 여러 고을로 다니며 놀았는데 그가 가는 곳마다 소문이 높았다. 그 후 다시 서울에 돌아오지 않은 것이 수십 년이었다"라는 기록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참고문헌

  • 사진실, 『한국연극사연구』, 태학사, 1997.
  • 이우성·임형편 역편, 『이조한문단편집』, 일조각, 1982.

참조어

달문(達文), 백화자달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