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넋두리
박춘재의 대표적인 재담 레퍼토리 중 하나이다. 무당이 죽은 개의 영혼을 몸에 받아 넋두리를 하는 공수 형식이 활용된다. 식용으로 죽은 개의 영혼이 무당에게 실려 손자 강아지에게 생전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개넋두리〉 재담은 서두 부분에서 개 이야기를 하겠다며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한 후 넋노래 가락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개가 공수를 주는 대목에서 개의 억울한 인생이 드러나게 된다. 억울하고 슬픈 삶이 표현되지만, 무당의 공수를 패러디하고 개를 의인화했다는 점에서 비장함보다는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개의 공수 내용 역시 비장함보다는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개의 목에 올가미가 조여들어 오는 것은 숨통이 끊어지는 고통의 순간인데, "주석 고리 귀 뒤에가 붙으니, 금관자도 이품 가선대부 해서 돌아갔네" 하고 돌려 말하여, 관객이 비장미를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사후 영광은 지냈어"라고 거드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관객이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주석 고리가 귀 뒤에가 붙었다'는 말은 개의 목걸이가 당겨져서 마치 정이품(正二品) 가선대부(嘉善大夫)처럼 금관자를 한 모습이 되어 이런 표현을 한 것이다. '사후 영광을 지냈다'는 말 역시 죽어가는 모습이 마치 정이품 가선대부가 금관자를 한 것 같은 영광스러운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 재담은 〈진오기굿〉에서 무녀들이 망자의 넋을 실어 푸념을 하는 것을 그대로 흉내 내어, 개의 넋을 받아서 개의 심정을 익살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개의 설움과 한을 개의 처지에서 풀어낸 것으로 '개진오기굿'이라 할 수 있다. 〈개넋두리〉는 현재 전승되고 있지 않으나, 박춘재와 문영수가 연행한 내용이 담긴 음반 닛노홍 K201A과 한국고음반연구회의 『명인명창선집(9)』에 실린 〈재담소리 개넉두리〉를 통해서 그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참고문헌
- 박춘재·문영수, 「넉두리」, 닛노홍 K201A.
- 사진실, 『공연문화의 전통』‚ 태학사, 2002.
- 서대석, 「전통재담과 근대 공연재담의 상관관계」, 『전통구비문학과 근대 공연예술Ⅰ』‚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6.
- 한국고음반연구회, 「재담소리 개넉두리」, 『명인명창선집(9)』, 지구레코드,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