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사회

족장사회

[ 族長社會 , chiefdom ]

미국 고고학자인 서비스(E. Service)등에 의해 정의된 국가 이전단계를 말한다. 즉 서비스는 사회발전단계를 신진화론에 입각하여 군집사회(band)-부족사회(tribe)-족장사회(chief)-국가(state) 등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하였다.

군집사회(band)는 군집이 모여 있고 다소 정주하기도 하나 핵가족과 25~100명의 규모를 가진 것이 보통이고, 부족사회(tribe)는 단순히 군집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그 보다도 더욱 복잡한 체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군집과 다른 형태로 환경에 적응한다. 족장사회(chief)는 부족사회와 본질적으로 다른 사회적 통합수준을 보여준다. 특히 경제, 사회, 종교활동을 조정하는 기관의 출현을 특징으로 한다. 족장사회의 발생은 주로 생산의 전문화와 통제기관에 의해 생산의 재분배를 초래하는 전체 환경적인 상황과 관련이 있다. 또한 족장사회는 기본적으로 계층적이며 경제적인 특성도 전문화되어 서로 달라진다.

일찍이 오베르그(Oberg)가 인디언 사회의 한 유형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했던 족장사회(chiefdom)가 서비스에 의해 진화론적 사회발전단계로 차용되었다. 그는 생산성을 확대시킨 높은 인구밀도와 경제적, 사회적, 종교적 행위를 통제하는 권위를 지닌 복잡하고 체계적인 사회조직의 등장이란 측면에서 족장(chiefdom)단계를 부족(tribe)단계와 차별하고, 이를 보다 높은 단계의 사회통합을 유도한 정치·사회적 혁신으로 인식하였다.

그의 입장에 따르면 족장사회는 특정한 기술적 혁신보다는 그 사회조직의 형태에 의해 특징 지워지며, 이는 고고학적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추론 또는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족장사회는 구성 단위들 간의 기능분화, 즉 전문화(specialization)를 통해 유도된 재분배 사회이기도 한데, 전문화는 거주단위들의 공간적 특성에 따른 지역적 또는 생태적 전문화와 구성원들의 노동 및 기술의 집약을 통한 대규모 협동작업으로 대별된다. 전문화를 통한 재분배 경제를 통해 지지되는 족장사회에는 혈연을 통해 세습되는 위계체계가 존재하며, 한정된 권력을 지닌 재분배 경제의 중재자인 우두머리(chief)는 종교적 사제로서의 역할을 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족장사회는 국가와 차이가 있다. 국가(state)는 독특한 통제형태, 즉 무력을 사용하도록 정당하게 합법화된 집단에 의한 사회적인 무력의 위협이 존재한다. 또한 사회적인 측면에서 족장사회의 계층화는 사회적인 것이지 정치, 경제적 계층분화에서 유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서비스는 이러한 족장사회(chiefdom)의 개념에 대하여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으나 여러 학자들은 여전히 그 개념을 규정하였고 사용하여 왔다. 한국에서도 족장의 개념을 이용해 고대문화의 사회성격을 규정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런데 족장사회가 고대문화의 사회발전과정을 설명하는데 과연 적절한 개념인지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국가 이전단계에 해당하는 사회를 지칭하는데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용어이다.

참고문헌

  • 한국고대국가형성론(최몽룡·최성락, 서울대출판부, 1997년)
  • 전남지방에서 복합사회의 출현(최성락, 백제논총 5, 1996년)
  • 한국고고학에서 외국이론의 수용(홍형우, 한국상고사학보 15, 한국상고사학회, 1994년)
  • 신진화론과 한국상고사 해설의 비판에 대한 재검토(최정필, 한국상고사학보 16, 한국상고사학회, 1994년)
  • 원시국가의 진화(J.Hass 저, 최몽룡 역, 민음사, 1989년)
  • Primitive Social Organization(E.R.Service, Random House, 196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