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아시아 지역의 성

아그라성

고대문명 발상지의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지방에도 중국의 성과 마찬가지로 벽돌로 구축한 도성이 있었다. 신(新)바빌로니아 시대의 바빌론 성벽은 그 대표적인 것이었으며, 특이한 형태의 것으로는 아바스왕조의 만수르에 의하여 762년 바그다드에 축성된 원형의 도성이 있다. 특히 유명한 것은 캄보디아의 앙코르 톰의 성곽도시로, 면적 9 km², 길이 12 km의 성곽 주위에는 약 100 m 폭의 해자를 둘렀다. 9세기 무렵에 완성된 이 도시는 14세기 이민족(異民族)의 침입으로 멸망하였으나 19세기에 정글 속에서 재발견되어 그 특이한 구조로 세계의 성곽 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인도에도 일찍부터 성곽이 구축되었는데 BC 2500년에서 BC 1500년에 걸쳐 융성했던 인더스 문명의 유적인 하라파 성곽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현존하는 인도의 성곽도시나 성채는 대개 13세기에서 18세기에 걸쳐 축조된 것으로 대부분 성곽도시로 되어 있다. 인도 중부 데칸 고원에 있는 골콘다성은 길이 5 km 가량의 타원형 성벽 안쪽에 다시 2곽(郭)의 성채를 가지며, 돌을 다듬어 축성한 성벽과 보루는 이 시대의 인도 성곽의 좋은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