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문화

스페인의 문화

프라도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

스페인은 유럽의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이베리아 반도가 유럽(기독교 세계)과 아프리카(이슬람 세계)를 잇는 교차지점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대 시대 페니키아, 그리스 등 식민 도시국가의 경험, 로마제국의 지배와 기독교의 전파, 게르만족의 이동, 800여 년간의 이슬람의 지배 등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혼성적 문화가 탄생했다. 또한 지방마다 각기 다른 역사적 경험을 겪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 역시 매우 강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문화적 경험은 스페인 문화를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스페인 문화는 16~17세기 중반까지 소위 황금시대를 구가하며 절정에 올랐다. 당시 스페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서 유럽을 주도하는 나라였다. 문학자 세르반테스(Cervantes), 화가 엘 그레코(El Greco)나 벨라스케스(Velasquez) 등이 활동하던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이다. 하지만 17세기 중반 무적함대의 패배 이후 스페인은 점차 유럽무대에서 영국이나 네덜란드에 밀리게 되었다. 18세기 이후에는 보수적이고 엄격한 가톨릭의 통제와 19세기 혼란기, 20세기 초반 독재체제를 겪으면서 스페인 문화는 침체되었다.

특히 20세기 프랑코 독재체제는 문화에 대한 통제가 강력했던 시기였다. 1966년에는 신문보도법이 제정되어 당시까지 엄격한 사전검열제가 자발적 협의제로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억압적인 요소가 남아있었다. 언론의 자유는 1978년에야 이루어졌다. 텔레비전 방송 역시 1989년까지는 국가가 독점하여 자유로운 문화의 전파를 막고 있었다.

스페인은 유럽, 지중해, 대서양의 문화유산을 모두 가진 나라로서 세계 관광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광업은 국가 최대 수입원이라 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또한 태양과 바다를 낀 해안의 기후 및 지형적 여건, 전국에 산재한 문화 유적지, 국민들의 친절함 등으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2017년 스페인을 찾은 관광객은 약 8,100만 명으로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태양의 땅(Tierra del Sol)'라고 일컫는 남국적 풍토뿐만 아니라 지방마다 다른 독특한 문화에 기인한다. 스페인은 특히 전통문화의 보존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관광 자원이 풍부하다.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은 스페인의 전통춤인 플라멩고의 본고장으로, 이 고장 남부에는 플라멩고 클럽들이 많이 있으며 여름에는 플라멩고 축제가 열린다. 안달루시아는 이슬람의 지배가 가장 길었던 지방으로 아랍 문화의 보고이다. 특히 코르도바(Cordoba), 세비야(Sevilla), 그라나다(Granada) 등 세 도시는 아랍 지배 당시 번영을 누린 곳이며, 코르도바의 메스가타 대성당(La Mezquita), 세비야의 알카사르(Real Alcazar), 그라나다의 알람브라궁전(Alhambra) 등은 옛 문화적 번영을 짐작하게 한다.

다른 지역에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 등이 많이 남아있어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펠리페 2세 때인 16세기 이래 수도로서 스페인의 중심지였던 마드리드에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왕궁과 1819년에 창설된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 등이 있다. 한편 바로셀로나에는 유명한 건축가 가우디(Antoni Gaudi)가 만든 가우디 성당(Basílica di Sagrada Família) 뿐만 아니라 독특한 건축양식의 호텔, 아파트 등이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