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손

요약 우크라이나 남동부 헤르손주(Kherson Oblast)의 주도(州都)로, 흑해와 드니프로강(Dnieper River)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농업과 산업의 중심지이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헤르손주(Kherson Oblast)의 주도(州都)로 흑해와 드니프로강에 위치한 항구도시이자 조선산업의 본거지이다. 지명은 18세기 러시아 황후 예카테리나 2세(Catherine II of Russia)가 크림반도에 존재하였던 고대 그리스 식민도시 케르소네소스(Chersonesus)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고 반도의 해안(peninsular shore)이란 의미를 갖는다.

흑해에 인접한 케르손 산맥(Kherson mountains)에서 드니프로 삼각주(Dnipro delta)로 이어지는 평탄한 지형이며, 대지를 따라 1km에 달하고 깊이가 55m에 이르는 케르손 협곡(Kherson canyon)이 가로지른다.

헤르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논쟁지역이다. 우크라이나는 1897년 제정러시아 시대 인구조사에서 51%가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들어 오랜 영토로 간주하고, 러시아는 자국이 새롭게 개척해 세운 도시라고 내세운다.

역사

헤르손 지역은 오래전부터 사람이 거주하였던 곳으로 명확치는 않지만 고대 그리스의 식민지였다는 설이 있으며, 12세기~13세기 리투아니아대공국이 점령하여 '정착지(Bilschowisce)'라는 의미로 불렸고, 우크라이나계 카자크인(Cossack)이 거주하였던 곳이다. 1774년 러시아에 합병되어 흑해 함대의 요새로 본격적으로 개발되어, 1783년에는 도시권리를 부여받고 무역, 조선, 양조 및 식품가공이 번창한 공업도시로 발전하였다. 1917년 제정러시아가 붕괴되자 잠시 우크라이나 인민공화국(Ukrainian People's Republic)이 들어섰으나 1922년 붉은군대가 진주해 점령해 소련에 병합되었다. 이후 공산주의 시절 대규모 조선소와 면직물 공장이 들어서 우크라이나의 대표적 공업도시로 성장하였고, 1991년 소련의 해체로 크림반도 일대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귀속되었다. 2022년 3월 러시아가 침공하여 도시를 점령하여 위성정권인 헤르손인민공화국(Kherson People's Republic)을 설립하였으나 동년 11월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도시인구의 30%에 달하던 유대인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소련의 해체로 도시인구의 절반을 점한 러시아인도 20% 수준으로 줄어들어 우크라이나인이 76% 이상을 점하게 되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우크라이나어가 공식 언어지만, 주민 대부분은 러시아를 사용하였다.

행정

도시는 3개의 구(raions)로 구성되며 도시 중앙에 첸트랄니구(Tsentralnyi Raion)로 불리는  중앙구(Central Raion)가 구도심으로 관공서와 문화유적이 밀집한 곳이다. 중앙구는 원래 제정러시아의 군사지도자 알렉산더 수보로프(Alexander Suvorov)이름을 따 수보로프스키구(Suvorivskyi Raion)로 불리었는데, 2023년 우크라이나 정부는 탈러시아화 법룰에 따라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하였다.

산업

헤르손 일대는 넓은 평야와 온화한 기후로 우크라이나 농지의 21.8%를 점한다. 전통적으로 토마토 등 야채와 과일의 주생산지이며 겨울밀, 보리, 해바라기와 콩 등 농작물 재배와 식품가공업이 활발하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최초로 제작한 여행가방이 헤르손 지역에서 생산된 가죽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축산업 발달로 고품질의 가죽과 양모 생산지로 유명하다. 와인과 위스키 제조도 활발해 본 지역에서 생산된 코냑인 타르비아(Tavria)는 동유럽권에서 널리 알져져 있다. 바다와 접하여 오래전부터 조선, 비철금속과 알루미늉 가공업, 기관차 와 항공기 엔진 등 정밀기계 등이 발달하였다. 이외에 펄프와 제지 및 여러 경공업도 활발해 약 200여개의 기업이 위치한 핵심 공업도시이다. 헤르손 항구(Kherson Sea Port)는 유럽, 러시아와 아시아를 잇는 흑해의 중요한 상업항이며, 코카서스 지역과 남부유럽까지 철도망이 연결된 교통과 물류의 요지이다.

문화

헤르손국립대학교(Kherson State University)와 헤르손농업경제대학교(Kherson State Agrarian and Economic University)를 포함해 5개의 대학과 15개에 달하는 고등교육기관이 위치하여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교육 중심지이다. 

1780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최초로 건립한 교회인 성 캐서린 대성당(St. Catherine's Cathedral)은 대표적 명소로, 일설에는 시인 알렉산더 푸쉬킨(Alexander Pushkin)의 할아버지인 이반 간니발(Ivan Gannibal) 장군이 건축하였다고 전해진다. 시내 중심부에 있는 헤르손미술관(Kherson Art Museum)은 19세기 러시아 화가 콘스탄틴 마코브스키 (Konstantin Makovsky) 등 다수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화가들의 작품이 비치되어 있다. 흑해와 접하여 약 20여개의 등대가 있는데 1952년 소련시절에 들판에 지어진 하블로프스키 등대(Khablovskyi lighthouse)는 독특한 외관과 바람이 부는 날에는 등대에서 나오는 낮은 음조의 소리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