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로티노이드

카로티노이드

[ Carotenoid ]

요약 카로틴과 유사한 색소군으로, 동식물계에 널리 분포한다. 신선한 조직에 아세톤 등의 유기용제를 가해서 추출할 수 있는데, 공기 속에서는 산화되기 쉬운 불안정한 물질이며 물에는 불용성(不溶性)으로 분자 내에 산소를 함유하지 않는 카로틴류와 산소를 함유하는 잔토필류로 대별된다.
은행나무

은행나무

노랑·오렌지·분홍의 색소로서 동식물계에 널리 분포한다. 색으로서는 안토사이안이나 플라본과 흡사하지만, 벤진·이황화탄소·에테르 등의 지용성 용매에 녹으므로 구별할 수 있다. 또 식물의 유색 부분을 현미경으로 보면, 카로티노이드는 일반적으로 색소체에 포함되어 입상(粒狀)으로 보이고, 안토사이안이나 플라본은 세포액에 균일하게 녹아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신선한 조직에 아세톤 등의 유기용제를 가해서 추출할 수 있는데, 공기 속에서는 산화되기 쉬운 불안정한 물질이다.

물에는 불용성으로 오렌지·빨강 또는 보라색 결정이다. 1831년 H. 바켄로더에 의해서 당근의 뿌리로부터 적자색 결정으로서 처음 단리(單離)되었다. 이것은 β-카로틴이며, 카로티노이드라는 총칭은 카로틴을 대표로 하는 무리라는 뜻에서 명명된 것이다. 그 후, 발견된 것은 90종에 이르지만 1종만이 존재하는 일은 드물고, 대개는 여러 종이 함께 존재한다.

카로티노이드는 분자 내에 산소를 함유하지 않는 카로틴류와 산소를 함유하는 잔토필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전자의 대표적인 것은 β-카로틴(당근의 뿌리를 비롯하여 녹색잎·노른자·혈액 등)과 리코핀(토마토·수박 등의 과일)이고, 후자에는 루테인(노른자·녹색잎·꽃잎 등), 제아잔틴(황색옥수수의 열매나 노른자 등), 비올라잔틴(삼색제비꽃의 노랑꽃잎 등) 외에 약 40종류가 있다. 이들은 대부분 고급지방산과 결합하여 색랍(色蠟)으로서 존재한다. 자연계의 카로티노이드는 식물체에서 합성되어 주로 꽃·열매·잎에 축적된다. 잎에서는 엽록체 속에서 클로로필과 거의 일정한 비율로 공존하며, 광합성에서 빛의 흡수를 돕고 있다.

동물체의 카로티노이드는 식물성 음식에서 이행하여 체내의 리포이드에 녹아서 존재한다. 고등동물에서는 난소·알·간·망막·피부·유즙(乳汁) 등에 들어 있고, 이 밖에 실험에 의하면 카나리아의 깃털과 나비의 날개 등에도 들어 있다. 어류나 불가사리류의 피부 등의 색채는 주로 식물성 플랑크톤에서 유래하는 잔토필류에 의한 것이다.

새우나 게의 갑각의 청록색은 아스타신이라고 하는 잔토필류의 일종이 단백질과 결합한 색소단백질이며, 뜨거운 물속에서는 단백질 부분이 탈락하여 아스타신 고유의 적색이 나타난다. 귤을 너무 많이 먹으면 귤의 카로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피부나 손톱이 노랗게 되지만 병적인 징후는 아니다. 이와 같이 동물에서는 카로티노이드가 쉽게 흡수되어 거의 분해되지 않고 체내의 리포이드가 존재하는 부분에 축적된다. 또한 조류의 산란기에는 특히 난소(卵巢)를 거쳐서 알로 이행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어, 카로티노이드가 그 어떤 생리적인 구실을 하는 듯한 암시를 주는 것이라 하여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널리 존재하는 카로티노이드의 식물생리학적인 의의(意義)도 분명하지 않고, 광합성과의 관계도 추론(推論)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아이소프렌 단위와 β-이오논고리 또는 그 유도체로 조립되어 있다. 아이소프렌의 중합체는 그 탄소 사이의 결합을 보면 단일결합과 이중결합이 하나 걸러씩 있다. 이것은 짝이중결합[共軛二重結合]이라고 하는데, 10개 이상이나 되는 짝이중결합의 존재가 발색의 원인이다.

탄소수 40인 것이 보통이며, 질소는 함유하지 않는다. 그리고 카로티노이드 중에서 동물에 섭취되어 비타민 A의 효력을 보이는 것은 4종류이다. 즉, β-카로틴, α-카로틴, 膨-카로틴, 크립토잔틴으로 이 중에서 효력이 가장 강한 것은 β-카로틴이고, 나머지는 그 절반 정도이다. 이것은 비타민 A와 마찬가지로 β-카로틴은 β-이오논고리를 2개 가지며, 나머지는 하나만 가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β-카로틴의 효력은 비타민 A의 절반 정도이다. 이들 카로티노이드는 장벽(腸壁)에서 흡수되면 곧 비타민 A로 변하여 간으로 운반된다. 그러나 이것들을 함유하는 당근·황색 고구마·녹색잎 등을 먹어도 흡수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만족할 만한 효력을 나타내지 않으며, 대체로 30% 정도의 효과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