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도끼문화

주먹도끼문화

[ 兩面核石器文化(양면핵석기문화) ]

요약 전기구석기인 아슐리안형(Acheulian形) 주먹도끼를 대표적인 특징유물로 하는 문화.
주먹도끼

주먹도끼

주먹도끼는 전기구석기의 가장 특징적인 석기이다. 구석기인들은 처음에는 냇돌이나 돌덩이의 한쪽면을 때려 떼어서 날을 세운 찍개(chopper)와 양쪽면을 떼어서 날을 세운 찍개(chopping tool)를 썼지만, 이어서 손에 쥐기 좋도록 형태를 다듬은 주먹도끼로 발전시켰다. 주먹도끼는 전형적인 것과 비전형적인 것을 합하여 약 20종류가 있으며, 시대에 따라 각각 특징적인 것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형태로는 아베빌리안형(Abbevillian形) ·창끌형 ·타원형 ·행인형(杏仁形) ·넙치형 ·미코키안형(Micoquian形) 등이 있고, 석기 제작기술로는 아베빌리안과 아슐리안의 두 기(期)로 나뉜다. 이러한 주먹도끼는 짐승을 사냥하는 데는 물론 사냥한 짐승의 가죽을 벗기는 데 사용했고, 또한 땅을 파서 나무뿌리 등을 캐는 다목적용 석기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주먹도끼문화 본문 이미지 1 

미국의 H.모비우스 교수는 주먹도끼가 주로 사용되는 전기구석기시대를 주먹도끼 문화권과 자갈돌석기 문화권으로 구분하였다. 즉, 주먹도끼문화는 주로 아프리카 ·유럽 ·중근동 ·인도 ·자바 등 구대륙에서만 발견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와 중국 ·한국 ·일본 등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에서는 찍개로 대표되는 자갈돌석기문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978년 5월 경기 연천 전곡리(全谷里)에서 발견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모비우스의 학설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증거로, 고인류의 문화적인 발전과정에 대한 이해에 새로운 면을 제시하였고, 동아시아에서도 구석기공작에 대하여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려는 시도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중국도 주먹도끼의 형태가 일부 보이고 있으나, 주먹도끼문화의 범주에 들어갈 만한 것은 알려져 있지 않다.

반면, 한국에서는 1979년부터 발굴이 시작된 연천 전곡리유적 제2지점의 지표 및 퇴적층에서 나온 석기가 주먹도끼(hand axe, biface) ·클리버 도끼 ·다각 원구(圓球)망치(Polyhedron) ·찍개 ·긁개 등으로 형태학적 ·통계학적 분석에 의해 유럽의 아슐리안 후기 석기문화를 크게 닮고 있어 동아시아에서는 최초의 확실한 손도끼 기술전통의 구석기문화로 주목받게 되었다. 전곡리 출토의 주먹도끼는 창끌형 ·행인형 ·타원형 ·넙치형 ·미코키안형 등 다양하고 전형적인 주먹도끼들이 이곳에서 발견되었다. 이에 대해 미국의 클라크 교수는 전곡리의 주먹도끼문화와 아프리카의 아슐리안 후기의 생고(Sango)문화 석기와의 유사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주먹도끼문화가 존속하던 시기는 지질학적으로 제4기(期) 지질시대인 홍적세와 충적세로, 약 50만년 전부터 10만년 전 사이이며, 아프리카에서는 이보다 훨씬 오래 전에 시작되어 약 100만년 동안 지속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