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책

제책

[ bookbinding , 製冊 ]

요약 인쇄된 낱장 종이를 순서대로 추려서 책으로 만드는 일.

고대 이집트에서는 납으로 된 판에 문자를 조각하고 이 판들을 몇 장씩 고리에 끼워묶어서 판이 흩어지는 것을 방지하였는데 이것이 서류 등을 한 뭉치로 묶게 된 시초가 되었다. 그 후 4세기 말엽에 로마에서는 목판(木板)의 오목한 자리에 납(蠟)을 녹여 부어서 그 납면에 바늘로 글씨를 새겨 이것을 쇠고리나 가죽끈으로 묶었다.

이와 같은 납판은 12세기경까지 계속되었다. 글씨를 쓰는 재료로서는 파피루스(papyrus)에서 양피지(羊皮紙) 등 동물의 가죽이 쓰였으며, 중국에서 식물성 섬유로 종이를 만들어 여러 가지 종류의 종이가 나왔다. 이것이 사마르칸트(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전해졌으며, 15세기에는 기계에 의한 제지법이 이루어졌다. 제책양식도 종이와 같은 피인쇄재료의 개발과 함께 발전되어 15세기에는 금박(金箔)도 사용되었다.

16세기가 되어 영국·프랑스에서 상류사회나 왕실 근무의 제책사가 우수한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그 당시 표지의 재료로는 가죽·비단·비로드·수놓은 캔버스 등이 쓰였다. 이 시대의 동양 각국은 동물가죽의 표지에 칠(漆)로써 그림을 그렸으며, 이른바 이슬람 장정(裝幀)이라는 제책양식이 나타났다. 이 때까지의 책에는 등문자[背文字]는 없었으며, 등의 반대편(배)에 책이름이나 장식을 하였다.

본문용 재료로는 양피지를 사용하면서부터 책모양을 갖춘 제책방식이 쓰여오다가 19세기에 값싼 책의 장정용 재료로서 제책용 클로스(cloth)가 쓰이게 되었다. 초기에는 클로스에 직접 금박을 박을 수 없었으므로 책이름을 종이 등에 금박을 올린 후, 이것을 책표지에 풀로 붙이는 방식을 사용했다.

한편, 동양에서의 제책기술의 발전은 중국에서 이루어졌다. 한(漢)나라 이후에는 종이가 사용되고, 그 때까지 두루마리 형태로 되어 있던 것을 읽기에 편하도록 병풍식으로 접는 제책방식이 채용되었다. 다음에 본문과 표지를 분리해서 만든 선풍엽(旋風葉) 형식, 낱장을 풀칠하면서 포개어서 책을 만들고 이것을 표지로 싸는 호접철(胡蝶綴) 형식의 제책을 하였으나, 풀을 많이 사용하면 벌레가 많이 생기므로, 풀 대신 실로 묶는 방식이 쓰이게 되었다.  

제본종류

제책은 여러 종류로 분류하나, 크게 나누어 간이제책·재래식 제책·양장제책으로 분류된다. 간이제책은 용지를 쌓고 옆의 한 면에만 풀칠을 해서 뭉치를 만드는 제책방식이며, 재래식 제책이란 옛날 고서 등에서 사용하는 실이나 철끈으로 묶는 제책 방식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제책은 일반적으로 양장제책 방식을 말한다. 이 양장제책도 종류가 다양하며, 양장·반양장·무사철·호부장(옆매기)·중철 등이 있다.  

제본공정

① 인쇄지 준비:인쇄된 종이를 견본을 뽑아서 견본책을 만든 다음, 틀린 것과 쪽빠짐 등이 없는지 검사한다. ② 나눔절단:인쇄된 용지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너무 커서 접을 수가 없으므로, 접기 좋게 적당한 크기로 절단한다. 이 때 앞뒤 합쳐서 16페이지가 되도록 절단하는 것이 보통이다. ③ 접기:절단된 종이를 기계로 2쪽·4쪽·8쪽이 되게 접는다.

④ 딴쪽넣기:본문과 별도로 인쇄된 것(머리그림·안겉장·갈래겉장 등)을 지정된 자리에 집어넣는다. ⑤ 쪽맞추기:책의 페이지순으로 쪽(접은 뭉치)을 모아 맞추는 것으로, 정합기(丁合機)와 같은 기계를 사용한다. ⑥ 면지(面紙)붙이기:면지는 속장과 겉장을 연결시키는 종이로서 질긴 종이를 사용한다. ⑦ 실매기·철사매기:쪽을 맞춘 1권분을 미싱기계를 써서 실로 엮어(양장) 연결시키거나, 옆에서 철사로 묶어서(호부장) 한 뭉치로 하거나, 펴서 접힌 자리에 철사를 꿰어서(중철) 한 뭉치로 만든다.

⑧ 등굳힘과 다듬절단:양장의 경우 등에 풀칠을 한 후 굳혀서 3면을 규정 치수로 절단한다. ⑨ 표지싸기:완성된 뭉치에 표지를 싼다. ⑩ 완성절단:양장 이외의 제책방식에서는 표지를 씌운 다음 지정된 치수로 3면을 절단해서 책을 완성시킨다. ⑪ 무사철:쪽맞추기가 끝난 뭉치를 기계에서 등을 2∼3mm 잘라내어 낱장이 되게 한 후, 풀을 칠해서 묶어 책을 만드는 방식으로, 대량생산되는 잡지 등에 많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