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화

전쟁화

[ 戰爭畵 ]

요약 전쟁과 관련된 인물이나 장면 등을 그린 그림.

역사화에 속하며 역사에 나타난 위대한 영웅의 행위를 칭송하는 것과 격렬한 실전상황을 표현한 것 등이 있다. 전자로는 폼페이의 폐허에서 발굴된 모자이크 《알렉산드로스와 다리우스의 전투》를 비롯하여 J.L.E.메소니에의 《1814년》, 그로의 《에일로의 나폴레옹》 등이 있어 당시의 전쟁장면을 상상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쌍방이 뒤섞여 싸우는 격렬한 전투장면을 그린 것으로는 그리스 ·로마시대의 부조(浮彫)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앙길리아의 전투》, 루벤스의 《아마존의 전투》, 그리고 들라크루아의 《낭시전투》 《키오스섬의 학살》 《타유부르전투》를 비롯한 많은 작품으로 이어진다.

전쟁화가 원근법을 이용해서 조감적으로 묘사되기 시작한 것은 르네상스 이후의 일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우첼로의 《산로마노의 패배》, 알트도르퍼의 《알렉산드로스의 이수스전투》, 벨라스케스의 《브레다의 항복》 등은 단순한 서사시의 범위를 넘어서 뛰어난 회화적 표현을 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술가가 전쟁의 많은 에피소드나 영웅찬미 외에 전쟁에서 인간의 비참함을 발견하고 이것을 화면에 정착시킨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따라서 전쟁화는 군인만이 아닌 일반 민중도 그 와중으로 끌어넣는 비극적인 양상을 띤 것이다. 예를 들면 에스파냐의 정치적인 파국에 개입한 나폴레옹군과 에스파냐 민중의 봉기를 그린 고야의 《5월 2일의 변》 《1808년 5월 3일》, 그리고 판화집 《전쟁의 참화》, 그리스의 독립전쟁을 주제로 한 들라크루아의 《키오스섬의 학살》, 유명한 피카소의 《게르니카》 등이 이 분야의 새로운 창조로 간주되는 것은 이들 작품의 밑바닥에 흐르는 강한 휴머니즘 정신 때문이라 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역사적으로 보아 전쟁화가 거의 불모 상태라고 할 수 있으나 굳이 찾아본다면 임진왜란 때 동래부성에서 벌어진 싸움을 주제로 한 《동래부순절도(東萊府殉節圖)》와, 개전초 부산진의 싸움을 주제로 한 《부산진순절도(釜山鎭殉節圖)》가 있다. 《동래부순절도》는 《부산진순절도》와는 달리, 교전양상을 다양하게 표현했으며, 사경(寫景)을 곁들여 부성(府城)을 부감압축(俯瞰壓縮)시켰다. 이에 비해 《부산진순절도》는 평면적 묘사에 그친 점에서 전쟁화로서는 전자에 미치지 못한다. 《동래부순절도》는 동래부의 전속 화원(畵員)인 변박(卞璞)이 1760년(영조 36)에 그린 것이며, 현재 육군사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밖에 근자에 이르러 1970년대 이후 민족기록화가 제작되기 시작하여 6 ·25전쟁과 베트남전쟁, 임진왜란 등을 다루고 있는데, 그 중 몇몇 작품에서 전쟁화의 면모를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