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대사

에너지대사

[ energy metabolism ]

요약 생물체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에너지의 방출, 전환, 저장 및 이용의 모든 과정을 말한다. 생명현상은 끊임없는 에너지의 소비과정이기 때문에 에너지의 공급 없이 생물은 잠시도 살 수 없다. 필요 에너지는 식물이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포도당과 같은 유기물을 합성하여 얻는데 생물은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이 유기물의 분해를 통해 획득하므로 에너지 대사는 곧 물질대사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에너지교대(交代)라고도 한다. 생물이 살아가는 데는 끊임없는 에너지의 공급이 필요하다. 생물이 생장한다는 것은 몸을 구성하는 여러 물질을 더 많이 합성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물질의 합성에는 다량의 에너지가 소요된다. 체온을 환경의 온도 이상으로 유지하는 경우에도 열에너지가 필요하다. 생물의 모든 세포는 어떤 특정 물질들을 확산법칙에 역행하여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시켜 축적하는 능동수송(能動輸送)이 이루어지며, 이 작용에도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동물의 경우 신경이 흥분하고 근육이 수축하는 데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운동을 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다. 즉, 생명현상이라는 것은 끊임없는 에너지의 소비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고, 에너지의 공급이 없이는 생물은 잠시도 살 수 없다.

이와 같이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식물은 태양으로부터 얻는다. 즉, 식물은 뿌리에서 흡수한 토양 속의 물과 잎에서 흡수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를 재료로 하여 잎에서 광합성을 하는데, 이 광합성은 태양의 빛에너지를 잎 속의 엽록소가 포착해 그 에너지를 이용하여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포도당과 같은 유기물을 합성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무기물에서 유기물을 합성하는 데는 에너지의 공급이 필요한데, 이 에너지를 식물은 태양의 빛에너지에서 얻는다. 따라서 유기물 속에 태양의 빛에너지가 저장되어 있는 셈이다. 식물은 이렇게 합성한 유기물을 필요에 따라 세포 내에서 분해하고, 그 때 방출된 에너지로 ATP(adenosine triphosphate:아데노신삼인산)라는 화합물을 합성한다. 이 화합물은 아데노신이라는 유기물에 인산기(-H2PO4)가 나란히 3분자 결합된 것으로, 표준상태(1기압, 25°C, 반응물과생성물의초기농도가각각 1M)일 때 제일 마지막 인산기가 떨어져 나가면 ATP 1 mol(6×1023개 분자)당 약 7.3kcal 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ATP에서 마지막 인산기가 하나 떨어져 나간 물질을 아데노신이인산(ADP)이라고 하는데, 이 ADP의 2개의 인산기 가운데 하나가 떨어져 나가면 역시 ADP 1 mol 당 10 kcal 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ADP에서 인산기 하나가 떨어져 나간 물질은 인산기를 하나밖에 가지고 있지 않아 아데노신일인산(AMP)이라고 한다. 이처럼 인산기가 떨어져 나갈 때 다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은 인산기가 결합되어 있는 화학결합이 다량의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는 고에너지 인산결합이기 때문이다. ATP는 이 고에너지 인산결합이 2개 있고, ADP는 하나 있는 것이다.

      ATP → ADP + H3PO4 + 7.3 kcal/mol
      ADP → AMP + H3PO4 + 7.3 kcal/mol

ATP에는 고에너지 인산결합이 2개 있으므로, ATP를 ADP와 인산으로부터 합성하려면 1 mol 당 7.3 kcal의 에너지가 공급되어야 한다.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합성한 유기물을 분해하여 그 때 나오는 에너지로써 ATP를 합성한다. 이렇게 합성한 ATP를 세포 내에 저장하여 두었다가 세포의 에너지 수요에 따라 이 ATP를 분해하여 그 때 방출되는 에너지를 사용한다. 한편, 동물은 광합성을 하는 능력이 없으므로 식물이 광합성을 통하여 합성해 놓은 유기물을 에너지 공급원으로 사용한다. 즉, 동물은 먹이로 섭취한 이 유기물을 체내에서 분해하여 그 때 방출되는 에너지에 의하여 식물과 마찬가지로 ATP를 합성하여 세포 내에 저장한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이 ATP를 분해하여 각종 생활활동에 사용한다. 이처럼 생물은 그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유기물의 분해에서 얻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대사라는 것은 물질대사와 같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물질대사는 생물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또 공급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생물체를 구성하는 각종 물질의 재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유기물의 분해에서 ATP가 생성되는 경로는 주로 해당과 크렙스회로의 두 경로이다. 해당은 포도당 분자가 피루브산으로 분해되는 과정이다. 식물이 광합성으로 합성하는 유기물은 주로 포도당인데, 이 포도당이 식물체 내에서 저장될 때는 주로 녹말의 형태로 저장된다. 식물이 ATP를 체내에서 합성할 때는 이 포도당을 피루브산으로 분해한다. 동물이 섭취하는 유기물은 여러 가지이지만 이 가운데 식물이 합성해 놓은 녹말을 섭취하면 소화관 속에서 이것을 포도당으로 분해한 다음, 세포 속에서 포도당을 역시 피루브산으로 분해한다. 식물이나 동물이 이처럼 포도당을 피루브산으로 분해하면 세포 내에 산소가 풍부할 때는 한 분자의 포도당의 분해에서 8분자의 ATP가 생기고,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는 2분자의 ATP가 생긴다. 이 과정이 해당이다.

한편, 산소가 충분히 존재하고 있을 때는 해당에서 생긴 피루브산이 크렙스회로를 거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 분해된다. 그리고 이 분해과정에서 피루브산 1분자당 15분자의 ATP가 생긴다. 따라서 해당과 크렙스회로를 통하여 1분자의 포도당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면 38분자의 ATP가 생기게 된다. 마찬가지로 포도당 1 mol 이 위와 같이 완전 분해되면 ATP 38 mol 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ATP 1 mol 이 분해되어 1 mol 의 ADP와 무기인산이 생기면 약 7.3 kcal의 에너지가 방출되므로 38 mol의 분해에서는 277.4 kcal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것은 포도당 1 mol이 완전 분해되면 21.9 kcal의 에너지가 ATP의 화학결합의 형태로 전환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포도당 1 mol 이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연소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의 양을 정밀한 열량계로 측정해 보면 686 kcal 에 달한다. 생물의 세포 속에서는 이 686 kcal의 에너지 중 277.4 kcal가 ATP의 고에너지 인산결합의 형태로 저장되었으므로 그 에너지효율은 277.4/686 = 0.404, 즉 약 40%에 달한다. 이 효율은 현재 사람이 개발한 어떤 열기관의 에너지효율보다 높다. ATP 의 형태로 저장되고 남은 에너지(60 %)는 열의 형태로 세포 내에 발산되는데, 이것이 생물의 체온유지 등에 쓰인다. 위와 같은 에너지대사의 경로는 중간 과정에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거의 모든 생물에서 공통적이다. 따라서 이 에너지대사 과정은 초기 진화 과정에서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