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

억압

[ repression , 抑壓 ]

요약 정신분석이론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 가운데 하나로, 고통스럽고 불쾌한 생각이나 기억을 의식에서 축출하여 무의식에 가두어 두는 과정을 가리킨다.
원어명 refoulement

이 작용은 의식적으로 행하여지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 ·자동적으로 행하여진다. 이 점이 의식적 ·의지적으로 행해지는 ‘억제(抑制)’와 다르다. 억압의 결과, 고통스러운 사고 ·관념은 의식 안에 존재하지 않게 되지만(망각되어) 그 힘은 없어지지 않고 무의식 안에 남아서 인간의 행동을 지배한다. 실언(失言) ·익살로 나타나거나, 꿈에 나타나거나, 노이로제 증세로 나타난다.

프로이트의 개념

프로이트는 맨 처음 히스테리 환자의 기억상실을 조사하면서 이 억압 과정에 대한 가설을 세우게 되었는데, 이후 이 억압을 두 가지 종류로 나눈다. 우선 처음부터 절대 의식적일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신화적' 망각이자 무의식을 최초로 구성하는 본원적인 '심리 행위'를 뜻하는 원억압(Urverdräguung)이 있고, 둘째로 어떤 생각이나 지각을 처음에는 의식했다가 나중에는 의식에서 축출시키는 구체적인 억압 행위를 뜻하는 이차억압(Verdräguung)이 있다. 억압은 생각이나 기억을 파괴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다만 그것들을 무의식에 가둬두기 때문에 억압된 재료는 항상 왜곡된 형태로 증상이나 꿈 혹은 말실수 등을 통해 귀환하기 마련이다. 이것을 '억압된 것의 회귀'라고 부른다.

라캉의 개념

라캉이 볼 때 억압은 신경증을 정신병이나 도착증과 같은 다른 치료 구조와 구별시키는 기초 작용이다. 정신병이 폐제의 작용으로, 도착증이 부인으로 구성되는 반면 신경증은 억압을 통해 만들어진다.

처음에 라캉은 억압된 것, 즉 억압의 대상을 기의라고 말했다가 이 관점을 곧 포기하고 억압되는 것은 항상 기표라고 말한다. 이 관점은 프로이트의 억압에 대한 관점과 일치하는데, 프로이트에 따르면 억압된 것은 전치되거나 변형되기만 하는 '정동'(Affekt)이 아니라 충동의 '표상적 대표자'(Vorstellungsreprcsentanz)이다.

라캉은 프로이트가 구별한 두 가지 억압의 종류인 원억압과 이차억압을 받아들인다. 원억압은 욕구가 요구의 형태로 표현될 때 욕망이 소외되는 것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무의식적인 의미화 연쇄이기도 하다. 즉 원억압은 최초의 기표를 억압하는 것이다. 그러나 라캉은 원악압을 시간화시킬 수 있는 특정한 심리 행위류로 보지 않고 대신 언어의 구조적 특질 그 자체로 본다. 즉 그것은 필연적으로 불완전하고 완결될 수 없으며 진리를 진리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차억압은 어떤 기표가 의미화 연쇄로부터 미끄러지게 만드는 특정한 심리 행위로, 그것은 은유처럼 구조화되어 있기에 항상 '억압된 것의 회귀'에 관여한다. 즉 억압된 기표가 다양한 형태의 무의식(증상, 꿈, 농담 등)을 빌어 다시 나타난다. 이차억압에서 억압과 억압된 것의 회귀는 동전의 양면처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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