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양식

[ 樣式 ]

요약 기술(記述) ·서술(敍述) ·묘사(描寫) 등을 전체적으로 특징짓는 표현상의 특성 또는 예술 작품의 특수한 유파(流派)의 의식과 수법.

영어 ·프랑스어의 style, 독일어의 Stil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필법(筆法) ·화법(話法), 말하는 어조나 태도, 작풍(作風) 등을 말한다.

고대 사람이 초를 칠한 널빤지에 글자를 쓸 때 사용한 뾰족한 붓 ·철필(鐵筆:라틴어의 stilus, 그리스어의 stylos)에서 유래하였는데 이것이 ‘서체(書體)’, 나아가서는 ‘문체(文體)’의 뜻이 되었고, 다시 변하여 모든 예술 분야에 걸친 각 작가 ·장르 ·시대 등의 고유의 특징적 표현구조를 뜻하게 되었다. 특히 미술의 경우, 18세기에 독일의 고대미술사가 빙켈만이 예술과 생활 형식과의 관련을 짓기 위해 Stil이라는 말을 사용한 이래, 근대미학상(近代美學上)의 술어로서 정착하고 양식사학(樣式史學:Stilgeschichte)은 예술사학의 지배적 세력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19세기 중엽 독일의 건축가이며 이론가이기도 한 젠파는 《양식론(樣式論)》(1860∼1863)에서 “예술양식은 재료 ·기술 ·실리성 등 물질적 조건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와 같은 예술유물론(藝術唯物論)에 반대하여 오스트리아의 미학자 A. 리글은 《양식문제(樣式問題)》(1893) 등에서 양식은 각 시대 또는 민족 특유의 ‘예술의욕(藝術意慾)’의 성과라고 말하고 이것으로 예술발전의 내재적 자율성을 해명하려 하였다. 다시 독일의 미술사가 워링거는 《추상(抽象)과 감정이입(感情移入)》(1908)에서 리글의 기초적 관점 위에서 새로운 양식사적 ·정신사적인 예술사학을 확립하였다. 또 스위스의 미술사가 웰프린은 예술양식의 근원으로서 시각구조(視覺構造)를 존중하고 《미술사의 기초개념》(1915)에서 예술의 표현형식을 상세히 분석하면서 예술양식의 내재적 ·자율적인 발전을 구명하였다.

양식이란, 즉 개개의 예술가 ·유파(流派), 지역이나 풍토(도나우파나 바르비종파의 양식, 동양에서의 南宗畵 ·北宗畵 등) ·시대(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민족(이집트 사람의 미술 양식, 그리스 사람의 미술 양식 등)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의 예술이념(또는 리글이 말하는 예술의욕)을 기본으로 작품에 독자적인 내면적 통일을 부여하고 있는 여러 경향의 특질이며, 그 자발적 ·내발적(內發的)인 표현구조의 특수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착상(着想)만이 문체(文體)의 근저(根底:내용)를 이룬다’(뷔퐁)든지, ‘문체는 곧 그 사람이다’(뷔퐁) 등의 말이 생겼다.

미술작품의 양식은 그 조형언어(造形言語)의 어휘 및 배열방법, 그 수량(數量)과 비례(比例)의 결정, 구성적 ·기술적 요소의 취급방법 등에 걸쳐 형식 전체를 특징짓고 있는 독자적인 양상을 말하며 그것이 동시에 작품을 꿰뚫는 작가 또는 그 시대, 유파, 민족의 예술이념을 단적 또는 직각적(直覺的)으로 전달하여 이해시키는 것이라는 점에서 ‘문체’라는 본래의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양식은 이상의 예 말고도 도리스 양식과 이오니아 양식과 같이 고전주의적인 것과 낭만주의적인 것 등 비교와 대조에 의하여 그 특색이 선명해지지만 독일 ·오스트리아의 미술사학에서는 이들 양식 현상의 밑바탕에 있는 인간의 감성적 파악의 형식(특히 시각구조)을 대극적(對極的)인 원리로 포착하여 양극간의 긴장관계를 양식의 변천의 원동력으로 보고 그것의 율동적 반복 ·교체에 의하여 미술발전을 합리화하려는 것이다. 선적(線的)인 것과 회화적(繪畵的)인 것(웰프린), 촉각적인 것과 시각적인 것(리글), 조소적(彫塑的)인 것과 회화적인 것(슈바이처) 등이 그것이다.

또한 양식이라는 개념은 이를테면 궁전형식(宮殿形式)과 사원형식(寺院形式), 환조양식(丸彫樣式)과 부조양식(浮彫樣式), 백묘화(白描畵)와 농화(濃畵) 등과 같이 미술의 종류 ·목적 ·재료 ·장르 등과의 관계에서 사용되나 이것은 한국에서 아직 관습적으로 쓰고 있는 ‘동양화’와 ‘서양화’라는 개념과 같은 차원의 양식관(樣式觀)이라 하겠다. 즉 추상(抽象)이라고 하는 일반적인 견해와 같이 양식을 단순히 양식으로서 즉자적(卽自的)으로 보고 있는데 불과하다. 이를테면 고딕 건축 앞머리에 있는 아치·교차(交差) 볼트, 높이 솟은 기둥이라고 하는 특수성이 개별적으로 고딕 양식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이 모든 부분의 조직적인 관계에 의해서만 고딕이라는 통일된 전체의 표현양식, 즉 고딕 양식이 형성되는 것이다. 양식이란 이들 각부분의 종합(綜合) 위에 이루어지는 전일체(全一體)이며 종합 이상의 표현의 초구조성(超構造性)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용을 창조하는 형식’(발레리)으로서 각 요소를 특정요인 아래 조직적으로 통일시키는 전체적 표현 양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역참조항목

건축양식,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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