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
[ slipper ]
- 요약
끈이 달려 있다거나 발에 걸치기 위한 어떤 장식도 없는, 단지 발을 미끄러뜨려 쉽게 신고 벗게 만든 신.
슬리퍼
또 실내화(室內靴)를 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덮는 부분(운두)이
과골(踝骨:복사뼈)보다 위에 올라오지 않으며, 굽은 거의 없는 것부터 제법 높은 것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슬리퍼의 원형은 팬터플(pantofle)로서 14세기경 만들어진 것은
소재(素材)를 가공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써서 만들어 가죽 밑창을 댄 것이었는데,
중세 말에는 코르크 밑창을 대는 것으로 변했다.
그 무렵에는 또한 베네치아에서 만든 발등에만 가죽이 있고 발목 뒷부분이 없는
뮬(mule)이라는 신이 유행했다. 뮬은 빨간색 물고기의 이름인데, 이 실내화가
빨간색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뮬은 무도화(舞蹈靴) 같은 고급 신을 신고 외출할
때 오버슈즈로 사용되었고, 고급 구두의 부속품으로 판매되었다. 영국에서도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이것을 슬리퍼라 부르며 사용했다.
17세기 말 구두에 뒷굽(힐)을 달게 되면서 뮬도 굽이 있는 구두가 들어갈 수 있게
뒷굽이 개조(改造)되었고, 18세기에는 뮬이 독립하여 뒷굽이 있는 실내화가
되었다가, 다시 뒷굽이 없는 실내화로 되었다. 현재 실내화(외출시에 신기도 한다)로
만드는 슬리퍼형(型)은 다음과 갈다.
① 도르세이(d'Orsay):옆 운두를 잘라낸 형으로 높이는 여러 가지이다. ②
에베레트(Everett):발등 부분이 높고, 운두는 똑바로 잘려져 있다. ③
로미오(Romeo):발목까지 오는 남자용 단화이다. ④ 줄리에트(Juliette):로미오와
같은 형의 여자용이다. ⑤ 하이로(Hi-Lo):단화형으로 전이 접혀 있다. ⑥
카발리에(cavalier):발목까지 올라오는 반장화형이다. ⑦ 풀먼(Pullman):여행용으로
접을 수 있는 것이다. ⑧ 뮬(mule):뒷부분이 없는 실내화형이다. 그리고 발레
슬리퍼(ballet slipper)는 발레화(靴)로서, 새틴이나 부드러운 키드(kid:새끼염소
가죽)로 만든 발레 댄서용의 특수한 신이다. 또 로마 교황(敎皇)의 슬리퍼인 뮬 뒤
파프(mule du pape)는 흰빛의 실내화로, 그 위에 십자가를 수놓았는데, 교황이
신도로부터 십자가에 친구(親口)의 예를 받을 때 신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