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철학

수리철학

[ mathematical philosophy , 數理哲學 ]

요약 수학(數學)의 방법, 대상, 명제 등에 관한 철학적 고찰 및 연구를 하는 사변적(思辨的)인 학문.

정신적인 것과 비슷하나 감정이나 상념(想念) 등과 같이 마음 속에 나타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하는 주관적인 것과는 다르다. 특히 수에 관한 진리의 체계로서의 수학은 객관적인 학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추상적인 것에 관한 학문인 신학이나 철학에는 엄밀한 객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학은 자연과학을 능가하는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수에 관해서 수의 본질은 무엇인가, 수학과 다른 학문과의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수학의 연구대상은 존재의 세계 속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는가 등을 연구하는 것이 수리철학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철학자들은 수의 불가사의에 관해서 생각했으므로 수리철학의 역사는 철학과 더불어 오래되었다. 예컨대 피타고라스나 플라톤의 철학은 적지 않은 부분이 수리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근세에 이르러 I.칸트의 철학이 수리철학에서 출발했다고 말할 수 있다.

수리철학이 큰 발전을 이룬 것은 19세기 말 논리학의 혁명이 이루어져 수학의 모든 개념이 집합론(集合論)의 테두리 안에서 정의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이다. 집합론의 본질을 규명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한정시키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집합론이 넓은 의미에서의 논리학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수학이란 논리학 바로 그것이라는 G.프레게, B.러셀 등의 논리주의가 철학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초기의 논리실증주의자는 거기에다 논리적 진리란 우리의 언어를 지배하는 약속에 의해 바로잡을 수 있다는 언어규약설(言語規約說)을 주장함으로써 수리철학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입장으로는 집합론의 역설적인 점을 충분히 다룰 수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연수(自然數)에 관한 직관으로 구성되는 부분에 '참된' 수학을 한정시키려는 L.E.J.브로우베르 등의 직관주의나, 무한에 관한 수학은 편의상의 수단이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는 점에서 유명론(唯名論)의 현대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D.힐베르트의 형식주의 등이 나타났다.

오늘날에는 수학적 존재, 특히 집합에 실재성을 인정하는 현대 실재론의 경향이 강하며 그 대표자에 K.괴델과 W.V.O.콰인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