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팔경도

소상팔경도

[ 瀟湘八景圖 ]

요약 중국 후난성 소수와 상강이 만나 동정호로 흘러드는 지역의 빼어난 경치를 그린 산수화이다. 주로 여덟 폭의 화첩이나 병풍으로 꾸며졌다. 소상팔경도의 제작은 고려 말부터 조선 전기까지 특히 유행하였으며 그 이후로도 조선 말기까지도 꾸준히 그려졌다.

중국 후난성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이 만나 동정호(洞庭湖)로 흘러드는 지역의 빼어난 경치를 그린 그림이다. 최초로 소상팔경도를 그린 화가는 11세기 북송대의 송적(宋迪)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후 이 그림은 남송과 원대를 거쳐 우리나라로 전해졌으며 고려 말기에 큰 인기를 끌었다. 고려 말부터 조선 전기까지는 소상팔경을 노래한 시문과 함께 그림이 제작되는 형식이 크게 유행했다. 이 땅의 문인들은 실제 가본 적이 없는 머나먼 중국 소상 지역의 경치를 이상적 산수 공간으로 상정하고 이를 반복해서 문학과 예술의 제재로 삼았다. 고려시대 기록으로는 명종(明宗)이 소상팔경을 주제로 문신들에게 시를 짓게 하고 이광필(李光弼)에게 소상팔경도를 그리게 했다는 내용이 전한다. 아울러 조선 초기의 대표적인 서화 후원자였던 왕자 안평대군(安平大君)도 소상팔경을 주제로 《비해당소상팔경시권(匪懈堂瀟湘八景詩卷)》을 제작한 바 있다. 이러한 소상팔경도는 당대 최고의 문인들이 화가와 함께 시문과 그림으로 합작하는 방식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후로도 소상팔경도는 주로 수묵을 사용한 문인화로 제작되었으나 조선 말기에는 채색이 곁들여진 민화풍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구성

소상 지역의 빼어난 명승에 더하여 어느 정도 사계절의 느낌을 주어 여덟 가지 화제가 정립되었다. 산시청람, 원사만종, 어촌석조, 원포귀범, 소상야우, 동정추월, 평사낙안, 강천모설이 보통 그려진다.

  • 신사청람(山市晴嵐)
    주로 봄기운에 싸인 산촌 풍경을 그리고 있다. 원경에는 성과 산시의 모습이 보이며 중간에는 산수 속 언덕이 묘사되곤 한다.

  • 원사만종(遠寺晩鐘)
    해질 무렵 깊은 산속 사찰에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그린 것이다. 중경에 산속에 있는 절이 묘사되며 근경에는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의 모습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 어촌석조(漁村夕照)
    저녁 노을이 드리워진 어촌의 풍경을 그린 것이다. 물가에 쳐 놓은 그물을 손질하거나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들의 모습이 석양과 함께 묘사된다.

  • 원포귀범(遠浦歸帆)
    저 멀리 떠다니는 배들이 포구를 향해 귀가하는 모습을 그렸다. 한가롭고 평화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 소상야우(瀟湘夜雨)
    소상에 밤비가 내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사선으로 몰아치는 비바람 탓에 갈대나 나무 같은 경물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쏠려 있다.

  • 동정추월(洞庭秋月)
    가을이 무르익은 동정호에 둥근 만월을 구경하며 뱃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 평사낙안(平沙落雁)
    평평한 모래톱에 내려앉은 기러기 떼가 묘사된다.

  • 강천모설(江天暮雪)
    해질 무렵 산야에 눈 쌓인 모습을 묘사하였다. 하얀 호분으로 표현된 눈 덮인 경관과 도롱이를 입은 인물들이 묘사된다.

민화 소상팔경도

민화 소상팔경도는 보통 화첩이나 병풍으로 꾸며졌다는 점에서 일반 소상팔경도와 유사하다. 그러나 소상팔경도 위에 고사인물도를 더하거나 다른 산수도를 합쳐서 제작한 경우도 보인다. 

특징 및 의의

소상팔경도는 이상적 산수 공간을 형상화한 그림으로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꾸준하게 인기를 끈 화제이다. 아울러 그림으로만이 아니라 문학으로도 함께 제작되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참조항목

목계, 안견, 옥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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