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

민간요법

[ 民間療法 ]

요약 민간에서 흔히 사용되는 질병 치료법.

민간에서 의사가 아닌 사람이 행하는 치료법이다. 생약을 단방(單方)으로 쓰는 민간약을 비롯하여, 지압 ·정골(整骨) ·안마 ·온천욕(溫泉浴) ·사혈(瀉血) 등 물리적 요소가 기본이 되는 요법, 주술(呪術)에 의한 미신적 요법, 신앙에 의한 정신요법 등이 모두 이 범주에 든다.

그러나 한방약[複合生藥劑]이나 한방의술은 일찍부터 정규의학의 하나였으므로 과학적인 근대의학이 아니더라도 전통의학으로 꼽힌다.

인류는 경험적으로 여러 가지 수단을 강구함으로써 특정의 증세가 경쾌(輕快)해진다는 것을 터득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복통이 일어나면 손바닥으로 배를 누르거나, 두통일 때 관자놀이를 누르고, 생강을 먹으면 구역질이 멎고, 매실(梅實)을 먹으면 설사나 복통이 낫고, 옻을 타면 민물게를 짓이겨 그 즙을 바르거나, 땀띠에는 복숭아나뭇잎이 좋고, 종기에 털머위(엉거시과의 상록 다년생 식물로 잎과 줄기는 식용 및 약용으로 쓴다)의 잎을 쓰거나 하는 것은 오랜 세월에 걸친 경험에 의해 얻은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험적 방법이 민간요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음은 물론이고, 다시 수세기를 지나는 동안 관심 있는 사람들의 정리작업을 거쳐 의학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해부의학이 발달되기 전까지만 해도 근대의학은 약물치료가 대종을 이루었으며(물론 오늘날도 마찬가지이지만), 민간약 중에는 현대 의학에서 약효가 인정되어 의약품의 소재가 된 것도 많다.

현대문명이 고도로 발달하기 전에는 교통이 불편하고 빈약한 물자교류, 부(富)의 편재(偏在) 등 사정으로 대다수의 백성들은 의학의 혜택을 받을 수가 없었다. 여기에 민간요법을 필요로 하는, 거의 궁여지책과 같은 동기가 있는 것이다.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동 ·식물을 이용하고, 또는 손바닥이나 손끝으로 아무나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병을 고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방법에는 인간의 본능적 의식과 동작도 무시할 수 없다.

즉, 사람은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고, 신체 어느 부위에 통증이 오면 자기 손을 갖다대어 일종의 지압 ·장압(掌壓)과 같은 동작을 거의 무의식중에 해 낸다. 다시 말해서, 민간요법은 이러한 모든 것이 기반을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경험은 구전(口傳)으로 자자손손에 전해져 내려왔고, 따라서 민간요법은 전승요법(傳承療法)이라고도 한다.

그와 같은 배경 아래 약효가 적중하면 만병통치라고 과장되게 말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것은 무지하고 단순한 데다가 사람이나 사물을 의심하는 일이 없는 순박성(淳朴性)에서 온 결과였으며, 근대에 와서 그와 같은 심성을 역이용하는 사람들의 농락적 획책에 폐해를 입은 것은 역시 민간요법을 즐겨 따르던 서민들이었다.

한편, 민간요법 중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속신적 수단이나 종류도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집안에 환자가 생겼을 경우 무당을 불러 잡귀나 사귀(邪鬼)를 몰아내는 주술적 행위가 이에 속한다. 이것은 유감주술(類感呪術)이라 하는 방법의 하나이며, 인류의 슬기가 변태를 부린 소행에 지나지 않으며, 오늘날 고도의 현대 문명사회의 어느 한 구석에서 아직도 이같은 일을 목격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에 신앙(무속적인 것이 아닌)의 힘으로 병을 극복하려는 일종의 정신요법으로 기도요법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민간요법에서도 생약의 단방용법이나 신앙요법(정신요법)과 같은 특수성은 이해가 가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요소를 지닌 측면도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현대의 과학적 의학도 그 기초에는 민간요법에 의해 개척된 것이 많이 포함된다. 특히, 합성화학약품을 쓰는 데서 오는 약해(藥害:藥毒)가 많아진 오늘날, 과거와 같은 생약요법은 물론 암시나 심리학의 응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학자들이 많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의 인류가 엮어낸 슬기를 총동원하여 색다른 의학 ·의약을 조감해 보자는 관심의 표현이며, 따라서 민간요법을 부분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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