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토리엄인간

모라토리엄인간

요약 사회적인 자기(自己:identity)를 확립하기 위한 모라토리엄(moratorium:유예기간)에 머물러, 기성의 성인사회(成人社會)에 동화되지 못한 상태의 인간.

모라토리엄이란 원래 경제용어로서 지불유예기간(支拂猶豫期間)이라는 의미로, 미국의 정신병리학자 E.H.에릭슨은 이 말을 사회심리학 용어로 전용(轉用)하여, 청년기는 지식 ·기술의 연수 때문에 지적 ·육체적 ·성적(性的) 능력면에서는 제구실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인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의 지불을 유예당하고 있는 상태라고 정의하였다.

청년기가 연장되어 언제까지나 모라토리엄 상태에 머무는 청년층이 증가하자, 청년뿐만 아니라 각 연대 ·계층의 현대인의 마음 속에 언제까지나 모라토리엄 상태로 있으면서 사회적인 자기를 확립시키지 않으려는 심리구조가 일반화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여 붙이게 된 것이다.

모라토리엄 인간은 종래의 일정한 사회적 자기의 본연의 자세를 확립하기 위하여 그 밖의 자기의 가능성을 포기해버리는, ‘이것이냐 저것이냐’형의 생활태도에 비하여 ‘이것이든 저것이든’형이며, 자기의 다양한 가능성을 항상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만한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사회에 대하여 당사자의식(當事者意識)이 결여되어 있으며, 방관자적이어서 조직 ·집단 ·사회 ·국가에 대한 귀속의식이 희박하여 매사에 일시적 ·잠정적으로밖에 대처하지 않는다. 따라서 참다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려 하지 않으며, 부분적 ·일시적으로만 자신을 연관시키려는 심리경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