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T

DDT

[ 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 ]

요약 유기염소 계열의 살충제이자 농약이다. 염소를 한 개씩 달고 있는 벤젠 고리 2개와 3개의 염소가 결합한 형태의 유기 염소화합물이다.

다이클로로다이페닐트라이클로로에테인이라고도 한다. 화학식은 (ClC6H4)2CH(CCl3)이다. 강력한 살충효과와 제초효과를 가지고 있다. 상온에서 색이 없는 결정 상태의 고체로 존재하며 극성이 없어서 물에 녹지 않는다. DDT는 클로로벤젠과 트라이클로로에탄올을 반응시켜 제작하며 다양한 상품명을 가지고 있다. 곤충의 신경세포에 작용하여 나트륨이 세포막을 이동하는 것을 막아 버림으로써 살충효과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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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T의 역사

1874년에 자이들러(O. Zeidler)에 의해서 처음 합성되었으나 이때는 DDT의 효과가 무엇인지 몰랐다. DDT가 강력한 살충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1939년 스위스의 과학자 뮐러(P. H. Muller)에 의해 밝혀졌고 뮐러는 이 공적으로 1948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때문에 일본에서 수출하던 천연재료 공급이 끊기면서 미국에서 처음 살충제로 실용화되었다. 싼 가격에 대량생산할 수 있고 처음 실용화될 때는 인간에게 무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급속히 보급되었다. 이가 옮기는 티푸스나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1940년대부터 살충제로 널리 사용되었다. 또한 1945년 이후에는 살충용 농약으로서 농업에도 널리 사용되었다.

1955년 국제건강기구(WHO)는 전 세계적인 말라리아 추방 계획을 세워 DDT를 적극 사용하고 이로 인해 말라리아 사망률은 10만 명 중 192명에서 7명으로까지 줄어든다. 그러나 1957년부터 DDT의 유해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하고 1962년에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 출판되면서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졌다. 특히 조류에 대한 유해성이 많이 지적되면서 결국 1970년대에 들어와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DDT를 농약으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현재에도 말라리아와 티푸스를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나라에서 DDT를 살충제로 사용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영향

DDT의 반감기는 2년에서 15년으로 잘 분해되지 않으며 몸속의 지방 성분에 주로 쌓인다. 땅이나 물 속에 남아 있는 DDT는 식물에 흡수된 후 생물농축을 통해 인간 같은 생물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1970년대 미국에서 행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몸에서도 DDT가 검출되었으며 이는 몸 속에서 에스트로겐과 비슷하게 작용하는 내분비계교란물질로 활동한다. DDT가 환경에 영향을 끼친 사례로 가장 유명한 것은 1950년대부터 관찰된 대머리수리 개체수의 감소이다.

DDT는 조류 배아에 악영향을 끼치고 알 껍질에 칼슘 부족을 일으켜서 알이 쉽게 깨지게 만드는 문제를 일으켰다. 또한 물고기나 양서류에도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과 같은 생물에 있어서 피부로 접촉할 경우에는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음식을 통해 섭취할 경우에는 암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경고 때문에 현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농약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었다.

현재의 상황

DDT에 대한 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DDT가 인간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DDT를 농약으로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 국가에서 금지되어 있지만 경제력이 약한 나라에서는 말라리아에 대한 대비책으로 다시 사용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1948년부터 1962년까지 DDT를 정기적으로 사용하여 연간 250만 명이 넘어가던 말라리아 환자 수가 연간 31명으로까지 줄었다. 그러나 DDT가 금지된 후 5년도 지나지 않아 연간 250만 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설령 발암 독성이 크다 하더라도 암에 의한 사망자보다는 말라리아에 의한 사망자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서 일부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