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춘향가

동창춘향가

[ 童唱春香歌 ]

요약 신재효(申在孝)가 개작하여 정착시킨 《춘향가》의 하나.

판소리 작가 동리(桐里) 신재효는 작자 ·연대 미상의 <춘향가>를 창자(唱者)에 따라서 남창(男唱)·여창(女唱)·동창(童唱)으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본래 판소리는 남자들의 예술이었는데 19세기 말 판소리계는 장르의 파생에 더하여 여창이 등장하였다. 신재효는 판소리를 처음 배우는 여자나 아이가 부르기에 적합한 판소리 사설을 따로 썼다. 소위 <여창 춘향가> <동창 춘향가>가 그것인데 전자는 작품이 남아 있지 않고 후자는 미완성인 채로 전하고 있다.

남성적인 입장에서 만들어진 판소리는 해학과 풍자, 비속한 표현으로 인해서 여성이나 어린 창자가 부르기에는 부적절하거나 어려웠고 따라서 전승에서도 약세였다. 특히 신재효는 진채선(陳彩仙)이라는 여자에게 소리를 가르쳐 대원군에게 보내기도 했다. 필사된 연대가 가장 오래됐다고 하는 성두본(星斗本)을 비롯하여 여러 이본이 전해오고 있는데 차이는 거의 없다. 어떤 이본에는 '童唱一云女唱' (가람본)이라는 구절이 있어 지금 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여창 춘향가>와 같은 작품이라는 추정도 있다. 짝을 이루는 <남창 춘향가>는 다른 <춘향가>나 <춘향전>처럼 춘향과 이도령의 만남에서, 이별한 두 사람이 고난을 극복하고 사랑을 완성시켜 나가기까지의 전 과정으로 엮어진다. 반면 <동창 춘향가>는 춘향과 이도령이 광한루에서 만나 사랑을 맺은 뒤 서로 헤어지게 되는 데까지만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다른 <춘향가>나 <춘향전>에 비하여 작품의 길이가 짧다. 이를 두고 미완성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고, 신재효가 수련과정에 있는 어린 창자나 여성 창자의 가창 능력을 고려하여 그들이 부를 수 있는 적당한 길이의 <춘향가>를 개작했다는 견해도 있다.

또 <동창 춘향가>와 <남창 춘향가>를 비교해보면 신재효는 판소리 창자를 중심으로 소리판이 성립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작품 속 등장인물과 창자를 일치시키고 있다. 이도령이 아버지에게 춘향과의 애정관계를 이야기하려고 하는 부분을 보면 <동창 춘향가>에서는 아이의 웃음소리를 사용하고, <남창 춘향가>에서는 어른의 잔기침 소리를 사용하고 있다. 이 작품의 일부는 이날치(李捺致) 창본의 사설에 수용되어 김이수(金二洙)의 창본에 전승되고 있고, <남창 춘향가>의 일부는 이날치와 정정렬(丁貞烈) <춘향가>에 수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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