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농동맹론

노농동맹론

[ 勞農同盟論 ]

요약 노동자계급과 농민계급의 동맹(同盟)에 관하여 주장한 공산당의 동맹전술.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농민이 프롤레타리아로 몰락할 것으로 생각한 K.마르크스에 있어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것으로, 러시아혁명 당시 농민이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현실을 토대로 레닌이 주장한 것이다.

현대공산주의의 주장에 따르면 ‘노동자계급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농촌 프롤레타리아트의 지지가 불가결의 조건’(레닌)이며, ‘노동자계급이 새 사회의 창조자로서의 역사적 사명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비프롤레타리아 근로대중, 그 중에서도 농민과 견고한 동맹을 맺는 경우 뿐’(소련공산당 강령)이어서, ‘이러한 동맹이 없었으면 11월혁명(구력 10월)은 승리할 수 없었을 것’(소련공산당사)이라고 하였다. 이 동맹을 근거로, 공산주의자들은 그들의 독재를 ‘다수자의 권력, 다수자의 독재를 표현하는 가장 대중적이며 가장 민주주의적인 국가조직’(스탈린), 또는 ‘참된 민주주의’(소련의 경제학교과서), ‘최고형태의 민주주의’(북한의 정치경제학)라고 주장하는 한편, 노농동맹을 가리켜서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최고 원칙’이라고 강조하면서, 언제나 노동자와 농민을 짝지워 구호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 있어서는 ‘프롤레타리아트는 그 자신의 처지로 보아 가장 선진적이며 또 유일하고 철저한 혁명적 계급이기 때문에 혁명에 있어서 지도적 역할을 해야 할 사명을 가지고 있으며, 민주주의를 위한 철저한 투사는 오직 프롤레타리아트만이 될 수 있다’(소련공산당사)고 잘라 말함으로써 노동자계급과 농민 사이에 근본적인 차별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민을 가리켜 ‘믿을 수 없는 이중성격자’(스탈린, 소련의 경제학교과서, 북한의 정치경제학)로 규정하고 농민의 이중적 성격, 즉 프롤레타리아적인 성격과 부르주아적인 성격을 구별하여 ‘그 사이에 경계선을 긋지 않으면 안 되며, 그 경계선을 긋는 일 가운데에 사회주의의 모든 핵심이 있다’(레닌)고까지 강조하여 농민에 대한 더없이 철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더 나아가서, 스탈린은 ‘농민과 동맹을 맺는 목적은 그들을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위하여 이용하기 위한 것이며, 그 이용방법은 토지 분배를 약속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소련의 《경제학교과서》는 혁명 후에 농민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는 대목에서, ‘일단은 농민들에게 약속대로 토지를 분배해 주되 후일에 가서 농민경영의 사회주의적 사회화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즉 일단 분배해 주었다가 얼마 후 되뺏는다고 함으로써, 농민에 대한 공산당의 근본정책이 철저히 계획된 속임수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이와 같이 공산주의의 노농동맹론은, 농민이 노동자계급과 함께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주체 세력인 것처럼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농민을 믿을 수 없는 이중성격자로 규정하여 근본적으로 차별하고 철저히 이용한다고 하는 이중구조를 이룸으로써, 혁명 도구로서의 공산주의 이론의 궤도적(詭道的) 본질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