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작물

요약 커피ㆍ차ㆍ카카오ㆍ담배 등 기호품을 얻기 위해 가꾸는 작물.

커피콩

기호(嗜好) 식품의 원료가 되는 작물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그 종류가 다양하나 가장 대중적인 것들로 커피, 차, 카카오, 담배 및 각종 술의 원료가 되는 작물들이 있다.

기호작물에는 대부분 신경을 자극하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담배의 니코틴, 차나무와 커피의 카페인, 카카오의 데오브로민 등의 알칼로이드가 대표적이다. 또한 이러한 자극성 물질뿐만 아니라 독특한 향미를 내는 방향성(芳香性) 물질도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기호작물은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재배되는 것이 많으나, 차와 담배 등은 온대지방에서도 재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담배가 가장 많이 재배되고, 그 밖에 차나무와 홉(hop) 등도 재배된다.

기호작물이 오늘날 세계적으로 중요해진 이유는 과거에 비해 그 소비량과 재배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요인에는 생활수준의 향상과 아울러 현대적 도시 생활 방식의 보편화된 측면이 있고, 여기에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한 경제적·문화적 세계화 현상도 기여하였다. 즉 과거에는 부유한 계층이나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던 것들이 현대에 와서 더욱 대중화되면서, 오늘날 기호작물이 전세계 사람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커졌다.

기호작물은 세계사에서 중요한 사건들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근대에 들어와 유럽의 선진국들에 차 또는 커피 등이 보급되면서 이를 위한 세계무역이 크게 증대되었고, 이의 확보와 안정적인 보급을 위해 제국들 간의 경쟁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세계 정치 및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역사적으로 주요 기호작물의 재배지인 아프리카, 아시아, 중ㆍ남아메리카 등의 열대 및 아열대 기후 지역은 19세기부터 선진국들의 식민지배를 받아왔으며, 이 과정에서 선진국들은 이 지역의 값싼 노동력과 대규모 토지를 이용한 플랜테이션(plantation) 방식으로 기호작물들을 생산해 왔다. 이러한 전통은 식민지배가 끝나고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비슷한 형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즉 오늘날은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재배지의 기후조건과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업이라는 열대기후 지역의 특징적인 농업형태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