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융자

요약 국제간에 이루어지는 융자, 곧 자금대차(資金貸借).

국제융자가 국내융자와 현저하게 다른 것은, 화폐제도를 달리하는 국제간의 대차이기 때문에 자금의 이동은 반드시 외국환(外國換)이라는 특수한 방법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따라서 자금의 대주(貸主)와 차주(借主) 사이에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를 발생시키는 것뿐 아니라 각기 자국의 국제수지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국제융자라 하여도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형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대주측(貸主側) 기관의 공사(公私)의 구별에 의하여 공적 베이스에 의한 것과 민간 베이스에 의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적 베이스에 의한 것은 대주가 정부 또는 공적 금융기관인 경우인데, 대여되는 자금 그 자체는 정부의 재정자금일 경우도 있고 공·사채의 발행 등에 의하여 조달된 자금일 경우도 있다.

또 공적 금융기관의 예로서는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전액 또는 과반 출자로 설립된 지주금융기관(持株金融機關:한국의 예로는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 외에 공적 국제금융기관인 국제통화기금·국제부흥개발은행(IBRD)·아시아개발은행·전미 개발은행(全美開發銀行) 등을 들 수 있다. 또 민간 베이스에 의한 국제융자는 민간기업이나 금융기관이 대주가 되는 것으로, 차주측(借主側)의 공사(公私) 구별은 묻지 않으나 융자조건은 당연히 상업 베이스에 의한 것이 된다.

다음으로, 중요한 국제융자의 분류는 융자 목적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데 대략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 한 나라의 국제수지가 경기변동 등의 영향으로 악화되어 그대로 방치하면 환시장(換市場)의 안정을 기할 수 없게 되리라 예상될 때, 국내의 경제균형을 크게 해치지 않고 난관을 타개하는 방도로 이용되는 단기 국제융자인데, 양국간의 협정에 의하여 행해지는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의 융자가 이용되고 있다.

② 소위 유러 달러 같은 국제단기자본이 투기적으로 특정국에 쇄도하여 환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위험성이 있는 경우, 그 대항책으로서 행하는 국제융자의 모든 방책이 그것인데, 결국 국제융자로는 감당을 못하고 투기대상이 된 특정국 통화의 평가절하(平價切下) 또는 절상(切上)에 의하여 사태를 수습한 사례가 상당히 많다.

③ 이른바 남북문제로서 오늘날 세계적 중요문제가 되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개발원조를 위한 국제융자이다. 그것은 민간 베이스로 행해지기도 하나 대개 장기 저리이기 때문에 양국간의 협정, 또는 세계은행 기타 공적 국제금융기관의 설립협정에 따라 공적 베이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오늘날 국제금융법의 발달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