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사

과학사

[ history of science , 科學史 ]

요약 자연과학(natural science)과 기술(technology)의 역사.

인류의 역사는 기술발전사라고 말할 정도로 인류가 지상에 존재한 이후 선사시대로부터 냉혹한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한 기술을 터득하고 개발시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자연현상을 어떻게 이해하였느냐 하는 과학적인 생각과 사상은 문명의 단계별로 전혀 다른 시각으로 자연을 생각하고 해석하여 왔다.

오늘날 과학적 입장에서 보면 전혀 과학적 생각이라 할 수 없는 우주관과 세계관·자연관을 지녀왔고 이들은 원시상태의 주술적·마술적·신화적·미신적 종교관과 혼재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원시상태와 고대문명의 세계관과 자연관 속에는 우주와 자연, 인간과 생명을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사유와 노력이 있고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생각의 씨앗들이 있는 것이다.

과학사 연구는 인류의 문명사 전체와 연관되어 있다. 선사시대의 인류학 ·고고학으로부터 철학사와 지성사(知性史), 경제사회발전사에 이르기까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과학사가 독자적 학문영역으로 발전된 것은 20세기 초에 시작된 과학사학의 선구자들의 노력에 크게 힘입고 있다. 과학사를 과학과 기술의 분야별로 연구하는 분야사(disciplinary history)가 아닌, 과학을 문명사와 연관하여 하나의 단위로 주목하고 전체로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특히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과학사 강의를 처음 개설한 G.사튼(1884~1956) 등의 노력이 선구적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들어와 세계의 여러 대학에서는 훌륭한 학자들이 과학사의 연구와 교육을 크게 진작시켰고 현재 미국 ·영국, 유럽 그리고 동구권의 여러 나라와 일본 등의 대학에서는 과학사나 전공과정이 개설되어 연구인력의 양성과 연구성과의 보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서울대학에 대학원 협동과정으로 ‘과학사 및 과학철학전공’이 개설되었고, 여러 대학에서 과학사 강의를 개설하여 과학사 연구가 활발하고, 우수한 전문연구인력이 양성되고 있다. 한국과학사학회(韓國科學史學會)의 활동도 활발하다. 현대과학문명의 발전은 인류와 하나밖에 없는 지구의 운명까지도 좌우할지도 모르게 무서운 속도로 혁명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21세기를 목전에 둔 오늘날은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정보지식혁명이 심화되어 이른바 ‘제3의 물결’인 새로운 과학문명의 탄생이 진행 중에 있다.

이제 과학기술은 한 나라의 경제발전이나 국력신장을 위한 주된 힘을 뛰어넘어서 국제 정치·경제·군사·사회·문화 모든 영역에서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어,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이 발전에 국가적 차원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리고 인문사회 분야나 자연과학 분야는 서로 다른 분야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른바 2개의 문화현상이 심화되어 현대문명의 커다란 문제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의 하나가 교육의 개혁이며,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 사이에 서로 이해와 대화의 다리로서 과학사의 연구와 교육이 널리 보편화될 것이 요청되고 있다.

과학이라는 인간의 정신적·기술적 활동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하여 선진국에서는 과학사·과학사회학·과학철학·과학정책학 등 과학학(science of science) 교육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긴 역사에서 자연에 대한 이해와 탐구활동이 그 시대의 경제사회적 구조와 정치, 사상사와 연관하여 상호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았는가, 그리고 어떤 여건하에서 창의적인 과학활동이 활발하였는가 등을 이해하는 것은, 미래의 과학기술을 인류의 평화와 복지증진을 위해 어느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인가를 알게 하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