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푸집

거푸집

[ mould , 鎔范(용범) ]

요약 금속을 녹여 부어 어떤 물건을 만들기 위한 틀.
거푸집

거푸집

주로 청동기·철기 등 금속도구의 제작에 쓰인다. 한 사회가 금속기를 주조하였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고고학적 증거로서, 이를 통해 그 사회의 생산력 수준과 사회발전단계 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거푸집의 제작은 금속기를 대량으로 주조하였음을 뜻하며, 그러한 금속기의 대량생산은 사회경제적으로 생산력의 급격한 증대를 가져오기 때문에 사회경제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발전이 있었음을 뜻한다. 또한 거푸집 하나에서 동일한 금속제품이 여러 개 제작되기 때문에, 금속기 제작의 중심지와 금속기의 분포양상을 통해 사회경제적 조직구조를 알 수 있는 증거가 된다.

한국 청동기시대의 시작이 언제인가에 대해 학자들 사이에는 아직 완전한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발견된 청동유물을 실제 만들어낼 수 있는 거푸집의 발견과 더불어 많은 문제점이 해결되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청동기시대는 자체적으로 청동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수준에 올라 있던 때부터 시작된다고 할 때, 청동도구의 제작에 사용된 거푸집의 발견과 더불어 한국도 기원전 1000년기에는 청동기시대의 기술수준에 도달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발견된 거푸집으로서 가장 알려진 것은 기원전 2~3세기에 칼·방울·도끼·거울·낚시바늘 등의 청동기 제작에 사용된 것들로서, 그 중 전남 영암에서 발견된 것은 이 시기에 고도로 정교한 청동기가 제작되었음을 말해준다. 청동기를 제작한 거푸집 중에는 한 번에 여러 개의 도구를 제작할 수 있도록 여러 도구의 형태를 하나의 거푸집에 새긴 것들도 있다. 이러한 청동기 제작용 거푸집은 활석 ·사암과 같은 암석 한 쌍을 일정한 형태로 다듬은 다음, 각각 그 위에 여러 도구의 모습의 절반을 파 새기고, 이들을 하나로 합친 다음, 판과 판 사이의 홈에 청동물을 부어 도구를 만들었다. 도구제작을 위해 이렇게 거푸집 한 쌍을 맞붙여야 하는 거푸집을 ‘합범(合范)’이라고 한다. 합범과는 달리 거푸집에는 ‘단범(單范)’이라 하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예를 들어 돌 한 조각에 도구의 전체 형태를 파 새겨 그곳에 쇳물을 부어 도구를 만든 것이다. 단범은 특히, 삼국시대의 철기제작 유적에서 많이 발견된다.

삼국시대가 되면서 철기제작이 매우 활발해져, 곳곳에서는 철기를 제작한 야철(冶鐵)유적이 많이 발견된다. 삼국시대의 야철유적에서 발견된 철기제작용 거푸집은 당시에 철기가 대량생산되었음을 말해주듯, 전 시대의 청동기제작용 거푸집이 주로 돌을 새겨 만들어진 것과는 달리 대부분 흙을 빚어 구워 만든 것이다. 이러한 토제(土製) 거푸집은 석제보다 내구성이 떨어지지만 훨씬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서, 철기가 당대에 대량생산되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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