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3달전 환승했던 전여친에 대한 마음 정리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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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금요일
장거리? (차 편도로 1시간 거리, 케텍으로 30분)전여친과 이별한 날입니다.
그 전 주에 전여친 생일도 챙겨주고
그 다음날 전여친 부모님 만나 식사도 하고
2주뒤에 있을 상견례 준비 서로 어떻게 하자 했지만
헤어진 주 화요일날 제가 항상 신경쓰이고 문제를 삼았던 전여친의 현남친 그때 당시로는 썸남과 몇몇 친구들 합하여 또 모임을 가졌다는 사실에 크게 싸웠습니다.
화요일 냉전
수요일 전화로 싸움
목요일 생각할 시간
금요일 헤어짐
너무 초고속으로 헤어져서 어안이 벙벙했고 너무나도 담담한 전여친의 모습에 갑자기 온 이별은 충격이었어요. 전여친은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고 슬퍼했는지 눈물조차 나지 않는다며 아무렇지 않아했고요. 약간 동공이 풀린 인형을 만난 느낌...? 헤어지고 경제적인 부분을 정리하고 나서도 진짜 이별인지를 실감하지 못했어요. 계속 저의 행복을 빈다 이런 말만 되풀이하고....설마 남자가 엮여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소개팅때부터 사귀는 내내 적극적이었고 저의 사랑을 원했던 사람이었기에 그리고 제가 신경쓰이는 남자가 저보다 8살이나 어리고 전여친보다 5살이나 어렸기에 결혼적령기에 있는 전여친이 27살 남자랑 뭐 당연히 없겠지라는 생각이 있었죠.
(오히려 저를 안심시킬려고 현남친이 생각과 행동 모두 어리고 자신이 여자 소개팅 해주려고 한다 이런 말들을 했었지요.)
하지만 역시는 역시, 혹시나는 역시였고 환승인 걸 알았을 때 너무나도 충격이 컸습니다.
그냥 사귀는 것도 아니었고 결혼 준비중이었는데...
왜 주변에서 혼자있는 걸 못견뎌하고 외로워하는 여자, 자존감이 낮은 여자, 마마걸인 여자를 만나지 말라했는지 이번 연애를 통해서 알게되었네요.
상실감, 배신감, 충격, 버려졌다는 사실 등으로 혼자서 너무 괴로워했어요. 심지어 헤어진 뒤에 전여친은 어떻게든 주변 사람에게 헤어진 이유를 제탓으로 돌리고 환승한 것을 합리화하는 모습에 또 한 번 무너지기도 했는데 역시 시간이 약인가 싶습니다.
어느덧 제가 좋아했던 모습이 모두 거짓이었고 연기였다는 점과 끝까지 지금의 남친과 저를 양팔 저울로 재고 결과적으로 버렸다는 사실을 납득하게 되었습니다. 헤어지고 둘이 희희낙낙하는 모습 상상하면 부아가 치밀어 오르고 난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왜이렇게 된걸까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정말 컸어요.
한 때는 어떻게든 복수하자는 생각도 했었는데 복수 끝에 행복했던 과거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제 손에 피나 똥을 뭍히고는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미 저에게서 떠난 사람에게 복수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요.
결과적으로 헤어진지 3달 뒤인 오늘 뭔가 마음에서 탁 놓인채로 이제야 정말 보내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시간이 흐르면 어쩌면... 정말 어떻게든 행복해지기 위해 나쁜 선택을 했던 제 전여친의 마음을 이해하고
행복을 바랄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