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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다가 실패한 삶

작성자 익명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4-07 07:00 댓글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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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근무 중에 심심해서 조심스럽게 글을 써봅니다.

Tmi인데 지금 티비 속에서 보는 이강인, 손흥민 등 저도 한국 축구 국가대표가 목표였어요ㅎㅎ

초4부터 대1까지 축구만 죽어라했습니다.

학교 수업 들어가도 자기 바쁘고, 운동하러간다고 선생님들한테 거짓말하고 놀러 다니기도 하고 학창시절 그런 삶을 살았죠ㅋㅋㅋ

티비 속에 국가대표들 욕 엄청 먹잖아요?

근데 진짜 저기에 뛰는 선수들 어마어마한 선수들이에요. 대한민국 상위 1% 다들 욕하기 바쁘지만 전 욕먹는 거 조차 부럽답니다.

매년마다 유소년 축구 선수들은 배출되고

그 중에 낙오자는 생기기 마련이죠.

저도 그 중에 한명입니다ㅎㅎ

10년 축구하고 20살 때 그만두고 사회나오니까 진짜 암담했어요.

매일 지도자가 시키는 것만 하다보니 뭘 해야할 지도 모르고 능동적이지 못했죠.

그 때까지만 해도 이과 문과도 몰랐고 저와 비슷한 친구들 나쁜길로 많이들 빠지고 감옥도 다녀오고 파란만장하답니다.

물론 그 친구들도 지금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죠.

첫 알바가 치킨집이였는데 한달동안 죽어라 욕 먹으면서 일하고 받은 금액이 56만원이었어요.

이건 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때 몸 쓰는 거 보다 뭐라도 배워야겠다고 싶어서 집 앞 지방 전문대 운동재활 관련 과를 가게 됩니다.

근데 지방 전문대니 뭐 있겠어요. 사실 꼴통대나 마찬가지죠.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팩트인 건 사실이니까요.

그렇게 1학년 술먹으면서 보내고 군대 갔다가 다시 복학하려고 하는데 친동생 덕에 응급구조과로 전과하게 됩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뭐하는 건지 몰랐고 운동재활보다 취업은 잘 된다고 해서 홀라당 전과해버렸죠.

응급구조과는 그래도 공부를 조금 해야겠더라고요?

책상에 10분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국시 합격하고 병원으로 취준을 하게 됩니다.

축구를 할 때부터, 그만두고 나서도 전 항상 돈에 결핍이 있었고, 응급구조사로 연봉을 미리 계산해보니 이건 정말 답이 없더라고요. 돈은 빨리 벌고 싶은 욕심이였던 거죠.

그 때 마침 주변 지인이 같이 장사해보자고 합니다.

하나 맡아서 하는 거 였고 서울로 상경하게 됩니다.

사업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눈이 엄청 높아지더군요. 돈 공부 제대로 했죠.

월에 7천, 9천까지 매출 찍는 매장 맡아서 운영해보니까 진짜 재밌었는데 문제는 달라질 게 없는 월급쟁이라는 사실이죠.

자본이 부족하면 장사는 절대 하면 안되겠다싶어서

병원으로 다시 들어갔고

지금은 그 경력 살려서 대기업 들어왔습니다

병원이든 대기업이든 월급은 만족스럽진 않아

앞으로 뭘 해볼까 고민 중이긴한데 실행이 좀처럼 안되네요 ㅎㅎㅎ

두서 없긴 한데 저 과정 속에

목표했던 1억도 모으고 전부 소중한 경험이네요ㅎㅎ

다들 출근 잘하세요.

전 야간근무 퇴근해봅니다!

피곤해서 맞춤법은 이해해주시길,,

출근 하는 소중한 짜투리 시간에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열심히 사셨네요! ㅎㅎ 좋은 경험입니다!
실패의 경험을 인정하고 돌아보는 게 쉽지 않은데요.
미래를 위해 생각하며 사니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나을 거예요!! ㅎ

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우와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인생이네요. 멋집니다!

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저도 가족이 회원님과 비슷한 상황이어서 회원님이 얼마나 노력하고 열심히 하시는지 알 것 같아요 ㅎㅎ 이미 성공하셨고 앞으로 더 행복해지실 겁니다! 멋지세요!!

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저도 99년에 합기도 시작해서 2009년에 그만뒀습니다.

아직도 스포츠 한분야에서 최고에 위치해본 사람들을 동경하곤 하고 관심가집니다.

아마 제가 못 이뤄봐서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항상 마음속 한켠에 무언가가 계속 남아있고 그러네요.

제가 보기엔 글쓴이님께선 충분히 열심히 사셨고 잘 살아오신 것 같아보이세요.
다른 일이나 인생에선 승리자가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