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하우스키핑으로 캔버라, 퀸베얀, 와가와가라는 지역에서 워홀러로 일하다 온 사람입니다.
1. 돈
20불로 주당 평균 25시간으로 계산하면, 500불입니다. 평균적으로 워홀러들이 주급으로 버는 금액 수준입니다. 그정도로 예상하심이 딱 맞고, 시급이 높지만 일 할당량을 많이 안주는 편입니다. 데이오프(쉬는 날)도 잦구요.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지역마다 다른데, 보통 대도시 시티 쉐어하우스는 주당 150불~200불 이면 집을 구합니다. 밥값은 한국하고 비슷합니다. 밖에서는 절대 못사먹는 가격들이고, 친구들하고 어울려서 클럽이나 펍, 한인식당만 많이 안가면 돈 좀 모읍니다. 주당 50불 정도 생각하셔도 충분합니다.
500불 번다고 가정할 시, 방값과 식비 제외하고 250불 정도 저축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 외 비용이 더 들어가지 않냐고 물어보실 수 있는데, 통신비 10~20불 정도를 제외하고는 정말 생각보다 돈 쓰는 일이 없습니다. 바깥 물가가 비싸기도 한데다가, 한국이 아니기에 딱히 돈 쓰면서 돌아다닐 곳이 없습니다. 고작 쓴다는 곳이 슈퍼에서 맥주나 와인 사서 포커, 고스톱 치면서 친구들끼리 마시는 거죠.
한달에 250 x 4 = 1200불씩 모으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충분히 저축 가능한 돈입니다. 한인 잡을 뛰어도 저축이 되는 돈이에요. 투잡, 쓰리잡 뛰면 200~300만원씩 저축을 하긴 합니다만, 외국인 노동자처럼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2. 저는 한인 컨츄랙터(에이전시)를 끼고 호주 현지 호텔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한인 하우스키퍼들이 많은 호텔이어서 슈퍼바이저나 호텔 사장, 직원들한테 업무 지시 들을 때 빼곤 영어를 거의 안써도 되는 환경이었죠. (뭐, 하우스 키퍼가 거의 영어를 안쓰긴 하죠)
그 외 오지잡(한인 에이전시가 아닌 현지 에이전시)로 잡(job)을 구하는 경우에는 일종의 수수료가 필요합니다. 처음엔 그게 아까워서 다들 발로 뛰는 편인데, 그 돈을 지불하고 대기 순서를 기다리는 게 시간적, 비용적으로 아끼는 길입니다. 아무 기약 없이, 식닷컴, 검트리 뒤져가면서 이력서 넣고 기다려봤자 두세달 지나도 연락 안옵니다. 그러니 잡 에이전시를 찾아보시고 직접 가서 짧은 영어라도 대화해서 하우스키핑 잡을 찾아주는 계약을 맺고 오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우스키퍼가 하는 일은 슈퍼바이저의 지시에 따라 할당된 Room을 청소하는 겁니다. 팀으로 움직이는 호텔이 있고, 개인으로 움직이는 호텔이 있는데, 저희 호텔은 개인으로 움직였고 주로 Room 10~12개를 하루 5시간 안에 청소해야했습니다. 첨엔 오버타임 떠서 많이 혼납니다. 익숙해지면 Bed 만들고(새 시트로 갈아치우는 일) 닦고 쓰레기통 비우고, 화장실 청소하고, 마무리로 Vacuum 청소기 돌리는 것 까지 보통 Room 1개당 20분 내외로 했던 것 같습니다. 노하우가 생기면 짱박혀서 노가리까기도 하고 연애질도 합니다. 하루하루 일하다 보면 손가락도 아프고, 청소 약품에 피부도 많이 상하지만 나름 괜찮은 잡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5시간 아침에 빡시게 일하고 오후에 퇴근하고 룸메나 같은 하우스키퍼들끼리 맥주 한잔하면서 포트럭파티처럼 음식해 먹기도 하구요. 여유롭습니다.
3. 하우스키핑 관련 자격증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하우스키핑 하기 전에 커피숍, 식당, 펍에 이력서 100장 가량 돌려보면서 사장님들께 들었던 얘기는 "한국에서 너 뭐했는지 안중요하다. 호주에서의 경력이나 추천인 확인서를 들고 와라" 입니다. 처음 일을 구하는 입장에서 참 막막한 말이 아닐 수가 없었죠. 한국에서 따는 자격증은 전혀 도움 안됩니다.
다만, 스타벅스와 맥도날드에서 일한 경력은 먹힙니다. 스타벅스에서 일했다고 하면 커피숍에 잡 구하기가 좀 수월한 편입니다. 저는 프랜차이즈 커피숍 경험은 없었기에 구라를 못쳤는데, 제 친구는 엔젤리너스에서 일한 경력을 스타벅스로 구라쳐서 커피숍에 바리스타로 시급 19불짜리 잡을 얻었습니다. 영어도 많이 늘었더군요. 맥도날드는 현지 고등학생들이 알바로 많이 해서 자리가 거의 없는 걸로 압니다. 다만, 국제적인 기업이라 경력이 인정된다는 점이 중요하죠.
저는 필리핀 어학연수를 4개월하고 호주 워킹을 갔습니다.
호주에서는 어학연수를 하지 않고 바로 일자리를 구하러 다녔구요.
멜버른에서 시작했고, 3주 정도 방황하다가 한인 공항 세차 잡으로 시작해서, 멜버른 노천 카페거리 디시워시 잡으로 갈아타고, 뒤늦게 합류한 친구와 함께 한인 에이전시 거쳐서 캔버라 호텔로 가게 되었습니다. 멜버른에서 일자리 구한답시고 돌아다니면서 고생한 기억 때문인지, 하우스키핑을 시작하니까 왠지 마음이 안정됐었습니다. 그래서 쭉 눌러앉아야겠단 생각을 했고, 캔버라와 바로 옆 도시인 퀸베얀 호텔을 넘나들면서 일을 했습니다. (사장이 똑같음) 그리고 사장의 아들이 운영하는 와가와가 호텔에 추천받아서 유일한 한국인(커플이었지만) 하우스키퍼로 일하다가 여행으로 마무리하고 돌아왔죠.
아, 한인 에이전시라서 수수료 떼고 캐시잡으로 시급 16불이었습니다.
당시 한인잡들이 12불에서 15불 사이였던 것을 생각하면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 시간은 적었지만.
도움이 됐나 모르겠습니다.
더 궁금한거 있으면 여쭤보세요.
